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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기 군주' 태국 국왕 서거...미군, 예멘반군 레이더기지 초토화


13일 태국 왕실이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서거를 발표한 직후, 방콕 시리라지 병원 앞에서 병세 회복을 기원하던 시민들이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3일 태국 왕실이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서거를 발표한 직후, 방콕 시리라지 병원 앞에서 병세 회복을 기원하던 시민들이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70년 동안 왕좌를 지켜온 ‘세계최장기 군주’,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이 향년 88세로 서거했다고 왕실 사무국이 조금 전 발표했습니다. 군부가 강권통치 하고 있는 태국 정세가 더욱 불안해질 것으로 서방 매체들은 내다보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미군이 오늘(13일) 아라비아반도 남부에 있는 나라, 예멘의 반군 레이더 기지를 공격했습니다. 이에 앞서 반군 측이 먼저 미 해군함정에 미사일을 발사한 일이 있었는데요, 아라비아 반도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 알아보겠습니다. 유엔 총회가 유엔의 새 수장으로 안토니우 구테흐스 전 포르투갈 총리를 공식 선출한 소식과 미국 가수 밥 딜런이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소식 함께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태국 국왕이 서거했군요?

기자) 네. 지난 1946년 즉위 이후 70년동안 왕위를 지키면서, 세계 왕정국가 통치자 가운데 가장 오랜 재위 기간을 기록한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이 서거했다고 왕실 측이 오늘(13일) 발표했습니다. 향년 88세입니다. 태국 왕실은 지난 월요일(10일) 성명을 통해 국왕의 건강이 위중한 상태임을 공개했었는데요, 이후 사흘 만에 결국 숨을 거두게 된겁니다. 지난 2009년부터 저혈압과 폐렴, 뇌수종을 비롯한 각종 질환으로 치료를 받아온 푸미폰 태국 국왕은 올해 초 휠체어에 앉아있는 모습이 공개된 이후로는 공석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왕위는 누가 이어받게 됩니까?

기자) 조금전 현지방송을 통해 태국 전역에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프라윳 찬오차 총리는 "정부는 왕위 승계 작업을 곧바로 진행할 것"이라면서, 지난 1972년 12월 28일 푸미폰 국왕이 후계자로 지명한 올해 64세의 마하 와치라롱꼰 왕세자가 왕위를 이어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라윳 총리는 푸미폰 국왕 별세에 따라 전국에 1년간의 추모기간을 선포했고요, 특히 앞으로 한달동안은 태국 전역에서 모든 오락 활동이 금지됩니다.

진행자) 태국 국왕의 서거가 정세 불안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네. 태국에서는 여러 차례 군사반란, 쿠데타가 거듭되면서 정권이 바뀌어왔는데요, 쿠데타로 혼란이 이어질 때마다 국민의 존경을 받는 푸미폰 국왕이 나서서 정정 불안을 해소한 적이 많았습니다. 지난 1992년 쿠데타를 일으킨 수찐다 끄라쁘라윤 총리가 야권 지도자인 짬롱 스리무앙 전 방콕 시장과 대립하자, 푸미폰 국왕이 두사람을 함께 왕궁으로 불러 꾸짖은 뒤 갈등이 잦아든 일도 있었습니다. 현재 태국 정부를 이끄는 프라윳 찬 오차 총리 역시 육군 참모총장이던 지난 2014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아 2년째 집권하고 있는데요, 군부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진 수쿰판 빠리바뜨라 방콕 시장에 대해 일방적으로 직무 정지시키는 등 정적 숙청작업을 활발하게 진행중입니다. 푸미폰 국왕의 서거 이후 프라윳 총리의 철권통치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주요 외신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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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군이 예멘의 반군기지를 공격했다고요?

기자) 네. 아라비아 반도 남쪽 끝에 있는 나라인 예멘 연안 홍해에서 활동중인 미 해군 구축함이 오늘(13일) 예멘의 후티 반군 레이더 기지 3곳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해 명중시켰습니다. 레이더 기지들은 모두 미군의 미사일 공격 직후 초토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공격은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직접 명령에 따라 진행됐고요, 예멘의 내전상황과 관련해 미국이 취한 첫 직접 군사행동입니다.

진행자) 공격한 이유는 뭐죠?

기자) 지난 일요일(9일)과 어제(12일) 미 구축함 메이슨호 주변으로 예멘의 후티 반군이 쏜 미사일이 잇따라 떨어졌습니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는 제프 데이비스 대변인 명의로 “미 해군 함정을 겨냥해 발포하는 것은 위험을 자처하는 행동”이라고 경고하면서, 향후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후, 상황이 백악관까지 보고가 됐고요, 오늘 오바마 대통령이 반격을 승인하면서 후티 반군의 미사일 관련 레이더 시설을 파괴시킨 겁니다.

진행자) 미국 미사일이 떨어진 목표물들이 완전히 파괴됐다고요?

기자)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고위관리는 “미 구축함 니츠호가 발사한 미사일이 오늘 새벽 동트기 직전 시간에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해 궤멸시켰다”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또 다른 미군 관계자는 저희 VOA와의 통화에서 “관련 시설물들은 다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파괴됐으며, 목표물들이 모두 오지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민간인 피해는 드러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예멘 반군과 전쟁을 벌이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피터 쿡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공격에 대해 “우리측 함정이 공격 받은 데 대한 자위 차원의 제한적 공격이었다”고 설명하면서 “우리 인력과 장비, 그리고 항행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활동”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예멘의 ‘후티 반군’이 미군을 먼저 공격했기 때문에, 미국 측이 반격했다는 건데, 공격을 시작한 후티 반군은 어떤 조직입니까?

기자) 후티 반군은 아라비아 반도 남쪽에 있는 나라, 예멘 정부와 대항해 싸우고 있는 이슬람 시아파 무장조직인데요, 본격적인 내전이 시작된 지 1년 6개월이 넘었습니다. 원래 남·북 예멘으로 분단돼 있던 예멘은 1990년대 초 통일을 선포한 뒤에도 크고 작은 내전이 이어져왔는데요. 최근 후티 반군이 주도하는 내전은 양상이 조금 복잡합니다. 혼란을 틈타 이슬람 테러단체 알카에다가 예멘에 아라비아 반도 지부를 세워 운영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미국은 이 지역 질서유지를 위해 주변 해역에 함정을 파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주변 해역에 함정을 파견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예멘 내전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은 어떤 건가요?

기자) 미국은 예멘 사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서, 당사자들끼리 평화적인 해결을 진행하도록 정부와 반군 측을 북돋고 있습니다. 대신 미군 병력이 알카에다 퇴치에 주력하면서 이 지역의 혼란을 줄일 수 있도록 돕는 중입니다. 얼마전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미국이 내전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진정한 중재자가 될 수 있다”면서 예멘 정부군과 반군 양측에 평화조약 체결을 촉구했습니다. 후티 반군은 또 이웃나라 사우디아라비아와도 충돌하고 있는데요,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연합 병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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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유엔의 새 수장으로 안토니우 구테흐스 전 포르투갈 총리가 공식 선출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총회가 목요일(13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전 포르투갈 총리를 유엔의 새 사무총장으로 공식 선출했습니다. 유엔 193개 회원국은 이날 뉴욕 유엔 본부에서 총회를 열고 유엔 안보리가 추천한 구테흐스 후보를 표결 없이 박수를 통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구테흐스 유엔 신임 사무총장은 유엔의 제9대 사무총장으로서 내년 1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진행자) 유엔 안보리가 유엔 사무총장 후보를 추천하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사무총장은 유엔 안보리가 자천, 혹은 타천을 받은 후보들을 추려 1명으로 압축해 총회에 권고하면 총회가 이를 인준하는 형식으로 선출되는데요. 안보리 5개 상임 이사국을 포함해 9개국 이상의 찬성을 받아 단일 후보로 선출될 수 있습니다. 구테흐스 후보는 이달 초 열린 6차 비공개 예비투표에서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전원 포함 13개국의 찬성을 받아 사실상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내정됐었습니다.

진행자) 구테흐스 신임 유엔 사무총장은 어떤 인물인지 좀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구테흐스 신임 유엔 사무총장 당선인은 1995년부터 7년간 포르투갈 총리를 지냈고요.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 동안 유엔난민기구(UNHCR)의 최고대표를 지냈습니다. 유엔 난민기구 최고 대표로 있으면서 제네바 본부 인력을 대폭 줄이고, 대신 현장에서 활동하는 구호 인력을 크게 늘려 UNHCR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 왔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구테흐스 당선인은 지난 2013년 한국을 방문해 탈북자들의 강제 북송에 대해 공식 반대 입장을 표명한 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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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가수 밥 딜런이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게됐군요?

기자) 네. 노벨문학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오늘(13일) 미국 가수 밥 딜런을 올해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미국적인 음악 전통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몇 시간 전 진행된 수상자 발표, 들어보시죠.

[녹취: 2016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기자) 수상자 발표 직후에 스웨덴 한림원은 이례적인 질의응답을 진행했습니다. 대중가수에게 노벨 문학상을 주는 게 과연 옳으냐는 비판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인데요, 수상자 선정위원회 측은 딜런이 “소설이나 시를 쓴 것은 아니지만, 운율과 가사를 통해 비범한 문학적 능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12년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민간인 최고 상훈 가운데 하나인 '자유의 메달'을 수여받고 있는 가수 밥 딜런(앞). 오바마 대통령은 "딜런은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했고, 미국 대중음악 역사에서 딜런 같은 거인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민간인 최고 상훈 가운데 하나인 '자유의 메달'을 수여받고 있는 가수 밥 딜런(앞). 오바마 대통령은 "딜런은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했고, 미국 대중음악 역사에서 딜런 같은 거인은 없었다"고 말했다.

진행자) 비범한 문학적 능력이 나타난 밥 딜런의 작품들, 어떤 게 있나요?

기자) 밥 딜런은 다양한 사회 문제 비판과 함께 철학적인 의미를 담은 노랫말을 통해 ‘음유시인’으로 불려왔습니다. 이 때문에 몇 년전부터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조심스럽게 점쳐져 왔고요, 미국 언론들은 오늘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 이후 딜런을 ‘가수 겸 시인’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대표곡 한번 들어보시죠.

[음악: 밥 딜런 ‘Blowin' In The Wind’]

기자)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Blowin' In The Wind’ 짧게 들어보셨는데요, 이 밖에 ‘다 괜찮다. 두번 생각하지마’라는 뜻의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 그리고 ‘천국의 문을 두드리다’ 라는 의미의 'Knockin' On Heaven's Door’ 등의 대표곡들을 통해 저항적인 가사로 전세계에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진행자) 밥 딜런이 어떤 인물인지 알아볼까요?

기자) 러시아계 유대인인 딜런은 미국 미네소타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고 1961년 뉴욕으로 진출해 이듬해 데뷔했습니다. ‘미국 포크 록의 대부’라고 불리고요, 비슷한 시기에 전성기를 보낸 엘비스 프레슬리나 비틀즈처럼 순위 1위 곡을 쏟아내는 대형 가수는 아니었지만, 시적이고 깊이 있는 가사로 전통적인 미국 대중음악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지난 2013년 비틀즈 멤버 폴 매카트니에 이어 외국인으로는 두번째로 프랑스 최고 명예훈장인 ‘레지옹도뇌르’를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오늘 문학상 발표를 마지막으로 올해 노벨상 각 분야 수상자들이 모두 결정됐죠?

기자) 네. 지난주부터 이어진 올해 노벨상 각 분야 수상자 발표를 통해,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오스미 요시노리 일본 도쿄공업대학 명예교수가 선정됐고요, 데이비드 사울레스 미국 워싱턴대 교수를 포함한 영국인 학자 3명이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정해졌습니다. 프랑스 출신의 장 피에르 소바주 스트라부르 대학교 명예교수 등 3명이 화학상을 함께 받게됐고요, 평화상은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수상합니다. 경제학상은 올리버 하트 미 하버드대 교수와 방트 홈스트롬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교수가 공동으로 받습니다. 시상식은 노벨재단을 설립한 스웨덴 출신 과학자 알프레드 노벨이 사망한 날인 12월 10일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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