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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동남부 허리케인 '매튜' 영향권...노벨평화상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


7일 허리케인 '매튜'의 영향권에 들어간 미국 플로리다주 노스팜비치의 대형광고판이 강풍에 훼손된 모습. 주민 대피령으로 상가 전체가 텅 비어있다.
7일 허리케인 '매튜'의 영향권에 들어간 미국 플로리다주 노스팜비치의 대형광고판이 강풍에 훼손된 모습. 주민 대피령으로 상가 전체가 텅 비어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초강력 허리케인 ‘매튜’가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를 강타해서 막대한 피해를 남겼습니다. 이후 허리케인이 북상하면서 영향권에 든 미국에서도 허리케인 관련 사망자가 1명 발생했습니다. 올해 노벨평화상이 콜롬비아 내전 평화협정을 성사시킨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에게 돌아갔습니다.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고요. 국경절 연휴가 한창인 중국 수도 베이징 일대에 연일 대기오염 경보가 발령되고 있습니다. 밖에 나가면 숨을 쉴 수가 없어서 연휴임에도 집에만 있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데요,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대서양 서부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을 허리케인이라고 하죠. 태풍 같은 것인데요. 이 허리케인 때문에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가 큰 피해를 입었다고요?

기자) 네. 시속 230km의 강한 바람과 폭우를 동반한 초강력 허리케인 ‘매튜’가 지난 화요일(4일) 아이티에 상륙한 뒤 사흘 동안 곳곳을 휩쓸어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만 340여 명에 이르고, 35만 명에 달하는 이재민을 내는 등 막대한 피해를 남겼습니다. 갑작스레 많이 내린 비 때문에 강물이 넘치면서 주요 도시들의 기능과 교통이 마비됐고요, 콜레라를 비롯한 전염병 창궐 우려까지 이어지는 중입니다.

진행자) 아이티는 몇 년 전에도 큰 자연재해를 겪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0년 1월에 규모 7의 큰 지진이 발생해서 20만여 명이 숨졌습니다. 이후 콜레라가 급속하게 퍼지면서 어린이와 노약자를 중심으로 80만여 명이 감염됐고요, 이 가운데 또 1만 명 가까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다른 나라들이 아이티를 많이 도와줬나요?

기자) 많은 나라가 구호 성금과 지원 물자 등을 보낼 것을 약속했지만, 이후 유야무야 되거나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아이티의 해당 기관과 단체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미군 공병대와 수송부대들이 도로와 교량을 비롯한 사회기반시설을 복구해 놓은 것이 그나마 실질적인 도움이었던 것으로 당시 미국 국제개발처(USAID)는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대지진 피해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또 허리케인 피해를 입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지진으로 아이티 주거 시설의 30% 이상이 파괴된 것으로 추산됐는데요, 이 때문에 저소득층 지역에서는 아직도 제대로 된 집에 살지 못하고 고철로 지붕을 덮은 오두막이나, 심지어 천막에서 생활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허리케인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증폭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진행자) 이번에야말로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겠네요.

기자) 네. 무라드 와바 유엔 사무총장 아이티 특별대변인은 “대피소에 수용 중인 사람이 1만 명에 이르는데, 의료시설과 식량은 물론, 마실 물까지 턱없이 부족하다”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유엔 측은 아이티 정부 조사를 근거로 현재 긴급 지원이 필요한 이재민이 3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이티를 돕기 위해 현재 어떤 노력이 벌어지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군은 조만간 특별 수송부대를 편성해 아이티 현지에 보낼 예정이고요, 현지에서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을 중심으로 식료품과 식수 등을 포함한 구호물자를 실어나르게 됩니다. 물자들은 유엔세계식량계획과 유니세프의 도움으로 확보됩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약 30만 명에게 제공할 1개월치 식량을 조달할 예정이고요, 유니세프는 기타 구호 물품 등을 제공합니다. 또한 미군은 민사여단 산하 2개 중대급 병력을 파병해 아이티 현지 학교와 병원 기능을 회복하는 일을 도울 계획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허리케인 ‘매튜’가 북상하면서 미국에도 피해를 주고 있군요.

기자) 네. 대서양에 접한 미국 동남부 4개 주, 플로리다,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는 주 정부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해안지역 주민대피령을 내린 한편, 주 방위군을 비상소집했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목요일(6일) 플로리다와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다음날(7일) 노스캐롤라이나에 연방 비상사태를 선포했고요, 이 지역에서 현재 200만 명 이상이 다른 지역으로 몸을 피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래도 허리케인 위력이 좀 약해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아이티를 지날 당시 4등급이었던 허리케인 매튜는 금요일(7일)부터 3등급으로 위력이 약해진 상태지만, 몇 시간 전 플로리다주 해안지역 30만 가구에 정전사태를 일으키는 등 미국에서도 직접적인 피해를 일으키기 시작했고요, 심장마비를 일으킨 환자에게 구급차가 접근하지 못해, 1명이 사망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사망자가 나왔다고 전해주셨는데, 미국의 피해상황은 지금까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아직까지 큰 피해 상황은 보고되지 않고 있는데요, 플로리다주 세인트어거스틴의 한 숙박시설에서 어린이 3명을 포함한 20명이 고립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근 도로가 갑자기 침수돼 이동이 불가능한 상태로 파악됩니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는 현재 플로리다 동북 해안을 지나고 있는 매튜가 조지아와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을 거쳐, 일요일(9일) 노스캐롤라이나 남쪽으로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생명을 위협할 만한 침수 사태’가 예상된다며 해당 지역에 특별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금요일(7일) 허리케인 매튜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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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올해 노벨평화상이 콜롬비아 대통령에게 돌아갔군요?

기자) 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됐습니다. 금요일(7일) 진행된 노르웨이 노벨상위원회의 수상자 발표 들어보시죠.

[녹취: 2016노벨평화상 발표]

기자)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52년 동안 이어져 온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과의 내전을 끝내는 평화협정을 이끌어낸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 측이 지난달 말 서명한 평화협정은 이번 주 초 콜롬비아 주민들의 찬·반 의견을 묻는 국민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부결되긴 했지만, 남미 최장기 내전을 마침내 종료에 이르게 했다는 역사적 의미를 가졌습니다. 콜롬비아의 군사 전문가로서, 2006년부터 3년 동안 국방장관을 지낸 뒤 2010년 정권을 잡은 산토스 대통령은 집권 기간 내내 내전을 끝내기 위한 노력을 진행해오다가 지난 8월 국제사회의 중재로 반군 측과 평화협정 체결에 합의했습니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가운데 왼쪽) 콜롬비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카리브 해안도시 카르타헤나에서 반기문(왼쪽) 유엔사무총장 등 국제사회 지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로드리고 론도뇨(가운데 오른쪽)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최고사령관과 함께 평화협정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가운데 왼쪽) 콜롬비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카리브 해안도시 카르타헤나에서 반기문(왼쪽) 유엔사무총장 등 국제사회 지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로드리고 론도뇨(가운데 오른쪽)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최고사령관과 함께 평화협정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그런데 평화협정이 국민투표를 통과하지 못한 거군요.

기자) 네, 당초 오랜 내전에 지친 콜롬비아 국민들이 평화협정을 무리 없이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찬성과 반대 표 수 차이가 유효 투표의 0.5%에 못 미치는 근소한 차이로 국민투표에서 부결됐습니다. 내전 종식에는 찬성하지만, 반군이 벌인 살인과 납치 등의 범죄행위를 대부분 처벌하지 않기로 한 평화협정 조항에 콜롬비아 국민들이 거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현지에서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국민투표 부결 이후에도 콜롬비아 정부는 평화 정착 노력을 이어갈 의지를 밝혔고요, 유엔은 특사를 파견해 정부와 반군 양측의 재협상을 돕는 중입니다.

진행자) 콜롬비아 내전에 대해서 정리해볼까요?

기자) 지난 1964년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결성을 계기로 촉발된 콜롬비아 내전은 지금까지 반세기 이상 진행돼온 세계 최장기 무력 분쟁 가운데 하나입니다. 당초 콜롬비아공산당(PCC) 산하 무장조직이었던 혁명군 측이, 공산혁명 좌절 이후 게릴라 전투를 중심으로 전략·전술을 수정하면서 내전으로 발전한 건데요. 초기에는 혁명군이 콜롬비아 국민들의 상당한 지지를 받은 적도 있었지만, 지난 1993년 공산당과 결별한 뒤 마약조직들을 보호해주는 대가로 이익을 챙기면서 여론이 등을 돌렸습니다. 이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이 콜롬비아 정부를 지원하면서 반군 세력이 급속하게 위축됐고요, 이때부터 반군은 평화협정 체결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노벨상 수상자 발표 일정이 계속되죠?

기자) 네. 다음 주 월요일(10일)에는 노벨 경제학상, 수요일(13일)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됩니다. 앞서 지난 월요일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오스미 요시노리 일본 도쿄공업대학 명예교수가 선정됐고요, 다음날 데이비드 사울레스 워싱턴대 교수를 포함해 미국 대학에서 연구하는 영국인 학자 3명이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정해졌습니다. 이어 지난 수요일에는 프랑스 출신의 장 피에르 소바주 스트라부르 대학교 명예교수 등 3명이 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결정됐습니다. 시상식은 노벨재단을 설립한 스웨덴 출신 과학자 알프레드 노벨이 사망한 날인 12월 10일에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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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의 대기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라고요?

기자) 네. 중국은 이번 주 열흘까지 휴일이 이어지는 국경절 연휴를 지키는 중인데요. ‘밖에 나가면 숨쉬기가 힘들어서 연휴에도 집을 지키는 중’이라는 주민들의 호소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 베이징의 대기오염은 유명해서, 낮 시간에 시내를 다니려면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게 상식으로 통하는데요, 최근 형편이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느 정도로 형편이 나빠졌나요?

기자) 베이징 일대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이번 주 초에 이틀 연속 황색 스모그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공기 속에 포함된 초미세먼지 농도가 180㎍을 넘었는데요. 이게 어느 정도 공기가 오염된 상태인가 하면, 뿌연 안개가 낀 것처럼 앞이 잘 안 보여서 10m 앞에 있는 사람의 이목구비를 잘 구별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 180㎍ 만 해도 국제 기준치의 12배인데요, 허베이성에서는 이번 주 들어 300㎍이 넘는 관측치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당국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중국과학원대기연구소는 올 가을· 겨울에 예년보다 스모그가 심한 날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보하고 있습니다. “라니냐의 영향으로 남풍이 많이 불고, 예년보다 낮 기온이 더 낮아지는 기온역전 기간이 길어지면서 대기 순환에 불리하고 오염물질이 쉽게 쌓인다”고 당국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당국이 스모그가 심해지는 원인으로 꼽은 ‘라니냐’가 뭔가요?

기자) 서태평양 부근, 그러니까 중국 대륙과 가까운 바다의 수온이 평균보다 올라가는 현상으로 간략히 정리할 수 있겠는데요. 이게 중국 대륙 연안 지역의 기온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농도가 심화된 상태로 중국 대륙에 정체된 스모그가 올겨울 한반도 서북부의 황해남도나 평안남도 일대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중국 기상 당국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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