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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구테흐스 차기 유엔총장


차기 유엔사무총장으로 사실상 확정된 안토니우 구테흐스 전 포르투갈 총리가 지난해 9월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 재임 당시 연설하는 모습.
차기 유엔사무총장으로 사실상 확정된 안토니우 구테흐스 전 포르투갈 총리가 지난해 9월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 재임 당시 연설하는 모습.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한국 출신의 반기문 현 유엔 사무총장의 뒤를 이을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전 포르투갈 총리가 사실상 확정됐습니다. 구테흐스 내정자는 이제 유엔 총회의 인준 표결만 남겨둔 상태인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유엔안보리에서 지난주 유엔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출된 안토니우 구테흐스 내정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입니다.

“과학자를 꿈꿨던 학창시절”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 내정자는 1949년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태어났습니다. 학창시절 공부를 아주 잘해서 전국 최우수 학생에게 주는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포르투갈 최대 명문 공과 대학인 리스본 산하 ‘고등기술연구소(IST)에서 물리학과 전기 공학을 전공하고 조교수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하지만 구테흐스 내정자는 1974년, 사회당에 입당하며 정치에 뛰어드는데요. 대학 시절 빈민가에서 봉사활동을 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입당 직후 곧바로 학자의 삶을 접고 전문 정치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1974년 4월 포르투갈에서는 사회당의 주도로 군부 독재 정권의 축출을 요구하는 ‘카네이션 혁명’이 발발했습니다. 정치 초년병이었던 구테흐스 내정자는 당시 리스본 지부에서 맹활약을 했고요. 지도부의 눈에 띄어 이후 당의 요직을 두루 거치게 됩니다.

“포르투갈 사회당의 거목으로 성장”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내정자는 1992년에 포르투갈의 야당인 사회당의 당수로 선출됐고요. 1995년 치러진 총선에서 사회당이 승리를 거두면서 포르투갈의 제114대 총리가 됐습니다.

당시 구테흐스 총리의 정치 스타일은 전임 총리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대화와 토론을 바탕으로 사회 각계각층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고, 포르투갈 국민의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구테흐스 총리의 사회당 정부는 국민들의 복지 혜택은 확대하는 반면, 재정 적자 감축 노력은 성공을 거두면서 견고한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특히 1998년, ‘엑스포 98’ 행사의 성공적 개최는 국제사회에 포르투갈의 위상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구테흐스 총리 정부에게는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됐습니다.

1999년 구테흐스 총리는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구테흐스 총리의 두 번째 임기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야당들과의 마찰은 커져갔고, 경제 성장은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1년 3월 포르투갈에서 교량이 붕괴해 59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세계 최악의 교량 붕괴 사건의 하나로 기록된 이 사건으로 구테흐스 총리의 권위와 지지도는 치명타를 입었습니다.

결국 그해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구테흐스 총리가 이끄는 사회당은 참패했고, 구테흐스 총리는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구테흐스 총리는 포르투갈의 정계에서 물러나, 2005년까지 사회주의 인터내셔날(Socialist International)’ 의장으로 활동했는데요. 사회주의 인터내셔날은 1951년, 국제적인 공산주의 운동에 대항해 전 세계 사회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당들이 모여 결성한 국제 조직입니다.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

2005년 5월 유엔 총회는 구테흐스 전 포르투갈 총리를 유엔난민기구(UNHCR)의 최고 대표인 고등판무관으로 임명합니다.

전 세계 123개국에 9천 명 넘는 직원을 거느린 유엔 산하 최대 난민 기구의 수장으로 선출된 데는 포르투갈어는 물론이고, 영어와 스페인어, 프랑스 어까지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 됐습니다.

구테흐스 내정자는 UNHCR을 이끌 당시, 제네바에 있는 UNHCR 사무국의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대신 현장에서 활동하는 구호 인력을 크게 늘려 UNHCR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 왔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녹취: 구테흐스 UNHCR 대표]

지난 2015년, 시리아 난민 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지원 실태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구테흐스 당시 UNHCR 최고 대표의 목소리 잠시 들어보셨는데요. 시리아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전 세계 난민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선진국의 책임을 특히 강조해왔습니다.

2013년에는 한국을 방문한 적도 있는데요. 당시 탈북자들의 강제 북송을 강력히 반대한 바 있습니다.

구테흐스 대표는 UNHCR에서 10년간 일하고 2015년 12월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을 향한 새로운 도전 “

안토니우 구테흐스 내정자는 지난 2016년 2월 유엔 사무국에 제9대 유엔사무총장에 출마하기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9대 유엔 사무총장에는 모두 13 명의 후보들이 출마했는데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들은 이 가운데 1명의 후보를 추리기 위해 지난 7월부터 비공개 투표를 진행해왔습니다.

안보리에서 단일 후보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5개 상임이사국 전원 찬성을 포함해 9개국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요. 구테흐스 내정자는 마지막 6번째 예비 선거에서 상임 이사국 5개 나라를 포함해 13개국의 지지를 받아 무난히 선출됐습니다.

지명에 앞서, 구테흐스 내정자는 UNHCR에서 일한 것이 유엔사무총장으로서는 최고의 준비 기간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비탈리 추르킨 러시아 유엔 대사 발표]

지난 6일, 안보리 10월 의장국인 러시아의 비탈리 추르킨 유엔 대사가 안보리의 최종 표결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내정자가 만장일치로 선출됐다고 발표하는 내용 잠시 들어보셨는데요. 이로써 구테흐스 내정자는 유엔 총회의 형식상 인준 표결을 거쳐, 2017년 1월 1일 공식 취임할 예정입니다.

한편 구테흐스 내정자는 1972년 정신과 의사였던 루이자 아멜리아와 결혼해 두 자녀를 얻었는데요. 하지만 아멜리아가 암으로 사별한 후 현재의 부인과 재혼했습니다. 구테흐스 내정자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차기 유엔 사무총장 내정자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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