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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10일 당 창건일 즈음해 대형도발 가능성"


지난해 10월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탄두가 뾰족한 형태에서 둥근 형태로 개량된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공개됐다. (자료사진)
지난해 10월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탄두가 뾰족한 형태에서 둥근 형태로 개량된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공개됐다. (자료사진)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일에 즈음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와 같은 대형 도발을 또 다시 감행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새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핵 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 하려는 움직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북 핵 전문가인 국방연구원 부형욱 박사는 북한이 최근 보이고 있는 핵 개발을 향한 ‘폭주’는 다음달 있을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새 행정부 구성에 앞서 핵 보유국 지위를 국제사회로부터 사실상 인정받으려는 노림수로 분석했습니다.

부 박사는 이 때문에 북한이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즈음해서 또 다시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습니다.

부 박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차 핵실험에서 선 보인 폭발력 규모가 여전히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증폭 핵실험임을 보다 분명히 보여줄 수 있는 높은 폭발력의 핵실험에 집착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부형욱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적어도 증폭 핵실험에 가까운 폭발력 규모를 내기 위해선 지난번 5차 핵실험보다 네 배 정도의 폭발력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가장 시급한 게 핵실험을 통해서 이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게 저는 보고 있습니다.”

핵실험보다는 장거리 미사일, 특히 이제까지 발사 모습을 보인 적이 없는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의 시험발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관측도 나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올 들어 이미 두 차례 핵실험을 했고 5차 핵실험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대외적으로 과시할만한 기술 진보를 이뤘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따라서 선거전 막바지에 있는 미국의 대선 후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ICBM 시험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KN-08 이나 KN-14 같은 ICBM급, 이제까지 한 번도 발사하지 않은 미사일의 가장 기초적 수준의 발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완전한 시제품이 나오려면 시간이 상당히 필요하다고 보는데 그렇다손 치더라도 가장 초기적인 발사체를 시위를 하는 거죠.”

북한은 앞서 지난달 말 관영매체를 통해 정지위성 로켓용 엔진 분출 시험을 공개함으로써 ICBM 도발을 예고했다는 관측을 낳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5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논의 과정을 지켜보며 추가 도발의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북-중 관계 전문가인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북한으로선 4차와 5차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표준화 등 자신들의 성과를 국제사회에 보여준 셈이라며, 미국 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윤곽을 보일 때까지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김흥규 교수 / 아주대학교] “유엔에서 대북 제재 논의가 계속되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 결과도 좀 봐야 되고 특히 중국과 러시아 입장들을 북한도 면밀하게 봐야 할 필요가 있고 그런 점에서 좀 더 시간을 갖고 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북한이 또 다시 대형 도발을 저지를 경우 중국의 대북 제재 강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국방연구원 부형욱 박사는 북한이 또 다시 핵실험에 나설 경우 G2 국가를 자처해 온 중국으로서도 북한의 후원국이라는 국제사회의 오명을 더 이상 견디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부형욱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그동안 중국은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생각했죠. 미-중 간에 경쟁의 완충지역으로 역할을 하는 그런 자산으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전략적 부담이라고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이 될 것으로 봅니다.”

아주대 김흥규 교수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중국이 북한의 체제붕괴로 이어질 제재는 아니더라도 북한에 핵과 미사일 부품 공급을 차단하기 위해 자금줄을 죄는 보다 강력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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