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유엔 안보리가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안토니우 구테흐스 전 포르투갈 총리를 선출했습니다. 새 유엔 수장으로 선출된 구테흐스 전 총리 어떤 인물인지 살펴보고요. 지난 2014년 홍콩에서 벌어진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을 이끌었던 조슈아 웡이 태국에서 억류됐다가 홍콩으로 귀국했는데, 어떤 사정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이어서, 세계에서 가장 작은 기계로 불리는, 이른바 ‘분자 기계’ 개발에 기여한 장 피에르 소바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 교수 등 3명이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차기 유엔 사무총장이 선출됐다고요.
기자) 네, 안토니우 구테흐스 전 포르투갈 총리가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사실상 확정됐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7월 말부터 지금까지 비공개로 5차례 예비투표를 실시한데 이어 수요일(5일) 1명의 후보를 최종 확정하는 6번째 예비투표를 실시했는데요. 여기서 구테흐스 전 총리는 15개 안보리 이사국 가운데 13개국의 지지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습니다. 구테흐스 전 총리를 반대하는 표는 한 표도 나오지 않았고요. 나머지 2표는 의견없음, 기권이었습니다.
진행자) 사실상 확정이라고 하셨는데요. 그게 어떤 의미입니까?
기자) 유엔 사무총장은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먼저 여러 후보들 가운데 한 명을 추려서, 유엔 총회에 추천하는 방식으로 선출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안보리가 권고한 사무총장 후보를 총회가 거부한 적이 없었고요. 대개는 유엔총회 본 투표에서 추인받는 형식적인 절차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안보리가 정하는 단일 후보가 되면 사실상 차기 사무총장으로 확정된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진행자) 안보리 상임 이사국들 가운데 한 나라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선출되지 못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 이사국과 10개 비상임 이사국으로 구성되는데요. 단일 후보가 되려면 안보리 이사국 총 15표 가운데 9표 이상 찬성표를 얻어야 합니다. 특히 안보리가 결정하는 모든 사안에 거부권을 가진 상임 이사국 5개 나라가 반대하지 않아야 단일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의 거부권 권한을 두고 일각에서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는데요. 그동안 사무총장 인선 과정을 둘러싸고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최근 유엔도 사무총장 인선 과정에 작은 변화를 시도했는데요. 그동안 사무총장 인선 과정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돼 왔지만 이번 제9대 총장은 후보 추천을 받아 후보군을 공개하고, 유엔본부에 모인 회원국 대표들 앞에서 정견 발표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이번 예비투표는 또 사상 처음 투표용지를 색깔로 구분해 상임 이사국은 거부권을 의미하는 분홍색 투표용지를, 그리고 비상임이사국은 하얀색 투표용지를 이용했는데요. 안보리 10월 의장국인 러시아의 비탈리 추르킨 대사는 목요일(6일) 오전 10시, 안보리 공식 투표를 통해 구테흐스 전 총리를 단일 후보로 유엔총회에 추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실상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확정된 안토니우 구테흐스 전 포르투갈 총리,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네, 올해 67살의 구테흐스 차기 유엔 사무총장 내정자는 지난 1992년부터 2002년까지 포르투갈의 총리를 역임했고요.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 대표를 지낸 국제 외교통입니다. 구테흐스 전 총리는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하기 전에 저희 VOA와 인터뷰를 했었는데요. 당시 구테흐스 전 총리는 산적한 국제 문제를 해결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구테흐스 후보와 끝까지 각축전을 벌인 후보가 있었다고요
기자) 지난달 말 뒤늦게 후보군에 합류한 불가리아 출신 여성 경제학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부위원장이 만만찮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총리나 국가원수급 직위를 가진 적은 없지만,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내고 유럽연합집행위원회에서 인도적 구호와 시민보호 담당으로 일하면서 성과를 냈기 때문에, 최근 국제사회의 최대 현안인 ‘글로벌 경제성장’과 난민 위기 해소 및 대책마련을 이끌기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까지 8명의 유엔사무총장이 모두 남성이었고, 동유럽 출신이 없었다는 점에서, 성별과 지역 안배 차원의 명분까지 갖췄는데요. 결국 최종 투표에서 밀렸습니다. 역대 유엔 사무총장 8명을 출신 지역으로 분류하면 서유럽 3명, 중남미 1명, 그리고 아시아와 아프리카 각 2명입니다.
진행자) 아시아 출신이 2명 있다고 하셨는데, 현직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 출신의 반기문 총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의 외교통상부장관을 지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006년 유엔의 제8대 수장으로 취임했고요, 5년 임기를 마친 2011년 한차례 연임됐습니다. 올해 말 두번째 임기를 마무리한 뒤 내년 초 한국에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고요. 향후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습니다. 한국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유엔 사무총장은 어떤 자리인지, 정리해볼까요?
기자) 193개 회원국을 거느린 최대 국제기구를 이끄는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촌 최고의 외교관’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국제정세에 영향력이 큰 자리입니다. ‘세계의 대통령’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국제분쟁 예방을 위한 조정과 중재 역할을 맡아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데요, 유엔 총회를 비롯해 안전보장이사회, 경제사회이사회, 신탁통치이사회 등 유엔이 주관하는 모든 공식회의에 사무국 수장 자격으로 참여합니다. 공식 업무로 각 나라를 방문할 때는 국가원수급 예우를 받습니다. 또한 세계각국에서 유엔으로 파견된 4만여 직원을 총괄 지휘하고, 수십 개 유엔 산하기구를 통할하는 한편, 이들 기구들의 예산 집행에 최종적인 책임을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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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난 2014년 이맘때 홍콩에서 우산을 들고 진행됐던 대규모 민주화 시위죠, ‘우산혁명’을 이끌었던 지도자가 태국에서 억류됐었다고요?
기자) 네. 2년전 홍콩에서 ‘우산혁명’을 주도했던 죠수아 웡 홍콩 데모시스토 당 비서장이 화요일(4일) 태국을 방문하려다 공항에서 체포된 뒤 모처에 억류됐다가, 강제 출국 조치를 당해 수요일(5일) 홍콩으로 귀국했습니다. 화요일 오후 내내 홍콩 언론은 웡 비서장이 태국에서 실종됐다면서 속보를 쏟아냈는데요, 태국에서 체포될 것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고, 태국 당국이 웡 비서장 억류 사실을 즉각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왜 그런 일이 일어났던 거죠?
기자) 홍콩 언론들은 아시아 지역에서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잡은 웡 비서장이 태국에서 활동하는 것을 군사정권이 탐탁치 않게 여겨 입국을 거부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태국에서는 지난 2014년 쿠데타를 통해 군부가 정권을 잡았습니다. 홍콩에서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던 때와 비슷한 시기죠. 태국 군사정권은 이후 정치 집회를 일체 허가하지 않고 있고요, 표현의 자유를 비롯한 국민의 기본권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정부를 비판하거나 민주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을 군사재판에 넘겨 엄벌에 처하다가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최근에야 민간인 대상 군사재판을 중단했습니다.
진행자)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불편하게 여기는 중국 정부가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요?
기자) 네. 웡 비서장을 초청한 태국의 학생운동 지도자 네티윗 초티파이산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요청으로 웡을 구금했다는 태국 출입국 관리소의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웡 비서장은 어떤 목적으로 태국에 가려던 것이었나요?
기자) 수요일(6일)이 태국 근대사의 가장 비극적인 사건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탐마삿 학살’ 40주년인데요. 이 사건은 지난 1976년 태국 군경이 탐마삿 대학교의 좌파학생들을 척결한다는 목적으로 학내에서 발포해 46명의 사망자를 낸 일입니다. 비공식 사망자는 100명이 훨씬 넘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웡 비서장은 이 사건 40주년에 맞춰 태국 최고 명문대학 가운데 하나인 쭐라롱껀대학교에서 학생운동 관련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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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노벨상 화학상을 세 명이 공동수상했군요?
기자) 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프랑스 출신의 장 피에르 소바주 스트라부르 대학교 명예교수와 영국 출신인 제임스 프레이저 스토다트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교수, 그리고 네덜란드 출신 베르나르트 루카스 페링가 흐로닝언 대학교 교수를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녹취: 2016노벨화학상 공동수상 발표]
기자)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 발표 순간, 들으셨는데요. 이들 과학자들은 ‘초분자체’를 이용해 ‘분자기계’를 구현할 수 있는 원리를 밝혀낸 공로를 인정받아, 이 분야 최고의 영예를 안게 됐습니다.
진행자) ‘분자 기계’가 뭔가요?
기자) ‘분자’라는 게 세상의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잖아요? 그만큼 작다는 뜻입니다. 엄청나게 작은 기계를 만들어서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게 바로 분자기계의 기본 개념인데요, 머리카락 굵기의 수천분의 1에 불과한 크기로 센서를 만들 수도 있고요,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만들어서 에너지 난을 타개하는 인류생활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분자 기계로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현실화 가능한 것은, 이전에 우리가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에서 봤던 매우 작은 크기의 의학 로봇을 만들어서 사람 몸 속에 집어넣어 병을 고치게 하는 일입니다.
진행자)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다음주까지 계속되죠?
기자) 네. 지난 월요일 오스미 요시노리 일본 도쿄공업대학 명예교수가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고요, 화요일 데이비드 사울레스 워싱턴대 교수를 포함해 미국 대학에서 연구하는 영국인 학자 3명이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정해졌습니다. 이어서 오는 금요일(7일)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공개되고요, 다음주 월요일(10일)에는 경제학상, 수요일(13일)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됩니다. 시상식은 노벨상 주관단체인 노벨재단을 설립한 스웨덴 출신 과학자 알프레드 노벨이 사망한 날인 12월 10일에 열립니다.
진행자) 노벨상이 어떤 상인지 정리해주실까요?
기자)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하는 등 1800년대 다양한 업적을 낸 알프레드 노벨이 기부한 유산으로 설립된 노벨재단이 1901년부터 매년 인류 복지에 공헌한 사람을 뽑아 시상해왔습니다.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문학, 경제, 평화상 등 시상 분야 전반에 걸쳐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요, 수상자는 800만 스웨덴 크로나, 미화 약 93만 달러의 상금과 금메달, 그리고 상장을 받고 노벨상 수상자로서의 명예를 누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