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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필리핀과 군사동맹 굳건"...중국 세제개편, 화장품 소비세 완전 폐지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지난 22일 상원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지난 22일 상원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며칠 전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미군과의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는데요, 이에 대해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미국과 필리핀의 군사동맹은 굳건하다”면서, 파장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중국 정부가 토요일(10월 1일)부터 내수 진작을 위한 새로운 소비세 체계를 시행한다는 소식 알아봅니다. 또 타이완의 집권 민진당이 이번 주로 창당 30주년을 맞은 가운데, 차이잉원 총통이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요. 이런 발언이 앞으로 양안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짚어보겠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필리핀과의 군사동맹이 굳건하다고 강조했다고요?

기자) 네, 금요일(30일) 미국 하와이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국방장관 회의가 진행됐는데요,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전날 캘리포니아주 남부 샌디에이고의 해군 기지를 방문한 뒤 항공모함 칼 빈슨호를 타고 하와이 현지로 향하는 길에 미군 장병들에게 연설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카터 장관은 지난 수요일(28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과의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두 나라의 군사동맹은 굳건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 합동군사훈련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해석해도 되나요?

기자) 현재로써는 확실치 않습니다. 칼 빈슨호에 탑승했던 미군 공보실 관계자는 저희 VOA와의 통화에서, 미군과 필리핀군의 합동훈련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대한 카터 장관의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미군 공보실 측은 합동훈련 중단 계획에 대해서 필리핀으로부터 공식 통보받은 사실이 없다고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현지 언론 보도와 외신을 통해 접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군은 향후 계획된 양국 합동 군사훈련 일정을 예정대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카터 장관이 미군 장병들 앞에서 행한 연설에서 또 어떤 얘기들을 했나요?

기자) 카터 장관은 미국의 “군사력의 칼날을 날카롭게 갈겠다”면서 최근 아시아 태평양 곳곳에서 이웃 국가들과 해상 영유권 분쟁을 고조시키고 있는 중국을 겨냥했습니다. 이어서 카터 장관은 바락 오바마 행정부의 중점 외교전략 가운데 하나인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을 언급하면서, 미국은 “아시아 국가들이 선택하는 가장 강한 군사· 안보 파트너로 계속 남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 역시 중국의 군사력 확장을 의식한 발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터 장관은 연설 직후 인터넷 사회연결망 ‘트위터’에 글을 올려, “아시아·태평양 일대는 미국의 미래에 가장 중대한 영향을 미칠 지역”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중국의 군사력 확장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카터 장관은 “최근 중국이 떠오르고 있다. 그건 좋다. 하지만 그들은 침략적으로 행동한다. 그건 괜찮은 문제가 아니다”라고 확장과 도발 사이에 선을 그었습니다. 중국의 세력이 커지고 성장하는 것은 좋지만, 주변국들과 충돌하고 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미국이 좌시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북한 얘기도 했다고요?

기자) 네. 카터 장관은 북한의 “계속적인 미사일과 핵 도발을 앞에 두고” 미군의 억지력과 동맹국 방어 능력을 더욱 성숙시켜나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필리핀의 합동군사훈련 문제로 다시 돌아가서요, 하와이에서 열린 아세안 국방장관회의에서 어떻게 얘기가 진행됐나요?

기자) 태평양 한복판에 있는 하와이와 미국 본토 사이에 상당한 시차가 있기 때문에 아직 회의 결과가 알려지지는 않았는데요,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회의 참석 직전, 두테르테 대통령의 합동군사훈련 중단 발언과 관련해 “무슨 뜻에서 그런 말씀을 하신 건지에 대한 해석과 후속 지침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회의에는 필리핀을 비롯한 아세안 9개국 국방 책임자들이 참석하고, 카터 미 국방장관이 모임을 주관했습니다.

진행자) 애초에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어떤 발언을 했던 건지 되짚어 주시죠.

기자) 수요일(28일) 베트남 하노이의 필리핀 거주민 사회를 방문했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간담회를 통해, “다음 주 시작되는 필리핀군과 미군의 합동훈련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점을 미국 측에 통보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합동훈련 대상인 미국과 사전 논의 없이 갑작스럽게 행한 발언이어서 파장이 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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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 재정부가 일반 시민들의 소비 생활과 관련된 세금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의 조세 행정을 통할하는 재정부가 어제(30일) 확정해 국무원 승인을 받은 새로운 소비세 체계가 오늘자로 시행됩니다. 이를 통해서, 화장품에 붙는 소비세가 완전히 폐지됩니다. 중국은 그동안 화장품을 사치품목으로 분류해서 30%의 높은 세율을 적용했는데요, 최근 중국의 경제규모가 커지고 주민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화장품이 생활필수품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은 데 따른 조치입니다. 세금이 없어지니까, 오늘부터 중국에서는 화장품 가격이 크게 내려갑니다.

진행자) 화장품을 예로 들어주셨는데, 그밖에 가격 변화가 있는 품목은 어떤 게 있나요?

기자) 중국 정부가 일반 주민 생활과 관련해 소비세를 매기는 품목은 13개입니다. 화장품 외에 담배와 주류, 그리고 보석류와 장신구, 자동차와 자동차 연료 등이 대표적인데요. 화장품 가격이 내려서 여성들이 주로 혜택을 보게 된 반면, 담배와 주류에 붙는 소비세율은 약간 올라서 남성들은 주머니 사정에 여유가 줄게 됐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이번 조치를 오랫동안 준비해왔다고요?

기자) 지금까지 실시돼온 중국의 소비세 체계는 중국 공산당이 개혁· 개방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사유재산을 일부 인정하기 시작한 지난 1994년 정립됐습니다. 20년이 넘은 제도인데요, 그동안 중국 경제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주민 생활 형태도 크게 달라져서, 소비세 체계가 사회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2013년 공산당 산하 국책 연구기관이 소비세를 조정하는 문제를 연구하기 시작했는데, 3년여 만에 그 결실이 시행되는 겁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이번에 소비세 개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요?

기자) 중국 정부는 이번 소비세 개편에 대해 크게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먼저 사치품목으로 분류되던 화장품에 붙는 세금을 없앤 데서 볼 수 있듯이, 최근 고도 경제성장기를 지나 정체기를 맞은 중국의 내수 경기를 살리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요, 담배와 주류에 붙는 세금을 높인 것은 각 지방 당국의 세수 부족을 보충하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진행자) 아까 화장품 이야기를 하시면서 중국 현지의 여성들이 혜택을 보게 됐다고 하셨는데, 달라질 부분이 또 있다고요?

기자) 최근 중국인들 사이에서 한국산 화장품의 인기가 매우 높습니다. ‘뷰티 한류’라고 해서 한국식 화장법과 한국산 화장품이 중국 본토는 물론, 홍콩과 타이완, 마카오 등지에서도 큰 인기를 끌면서 수요가 급증하는 중인데요. 이 때문에 관광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해서 서울의 명동이나 남대문 시장에서 화장품을 대량 구매한 뒤에 중국으로 가져가 판매하는, 이른바 ‘보따리 장사’가 크게 성행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이제 중국에서 화장품에 붙는 세금이 없어지는 관계로, 중국 현지로 정식 수입돼 판매하는 한국산 화장품의 가격이 크게 내려가기 때문에 이 ‘보따리 장사’가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현지에서는 한국산 화장품이 더 잘 팔리게 될 거라는 건데, 다른 외국산 제품도 가격이 내려가긴 마찬가지 아닌가요?

기자) 중국에서 팔리는 수입 화장품 가운데 한국산 외에는 주로 ‘샤넬’이나 ‘클리니크’ 같은, 이른바 명품 브랜드들입니다. 이들 제품은 중국 당국이 ‘고급 화장품’으로 분류해 15% 세율을 유지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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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타이완의 집권당이 창당 30주년을 맞았군요?

기자) 네. 차이잉원 총통이 소속된 타이완 집권 민주진보당, 줄여서 민진당이고 부르는데요, 이번 주 창당 30주년을 맞았습니다. 차이 총통은 ‘당원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이라는 제목의 기념 메시지를 통해 “중국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중국 정부와 거리를 두고 독자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으려는 노력을 계속해서 진행할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뒤에 중국 본토와의 관계가 계속 나빠졌는데, 개의치 않겠다는 거군요?

기자) 네. 타이완을 중국에서 독립시켜 주권국가로 만들자고 주장해온 민진당 주석인 차이잉원 총통은 지난 5월, ‘친중국 정책’을 펼쳐온 국민당 소속 마잉주 당시 총통에 맞선 선거에서 이겨 정권을 잡은 뒤, 본토의 중국 정부가 내세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줄곧 부정해왔습니다. 지난 7월 미국 신문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는 “타이완은 스스로 하나의 국가”라고 주장하면서 중국 정부를 직접적으로 자극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측은 각종 국제기구에서 타이완의 활동을 제한하는 등 압박을 강화해오고 있는데요, 이에 굴하지 않고 독립주의 노선을 견지하겠다는 의지를 이번 민진당 창당 30주년 메시지에 담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타이완의 국제기구 활동을 어떻게 제한하고 있나요?

기자) ‘중국의 일부’로 간주되면서 각종 국제기구에서 독자적인 회원국 자격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타이완은 차이 총통 취임 이후, 상대적으로 정치색이 옅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총회 참석을 시작으로 국제기구 참여 확대 계획을 추진해왔는데요. 지난주 중국 정부의 반대로 총회 참석이 무산됐습니다. 이 밖에도 타이완 당국은 오는 11월 남미의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특사까지 내정했는데요, APEC 집행부에 압력을 넣고 있는 중국 때문에 아직까지 공식 초청 서한을 받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에서 독자적으로 인정받으려는 타이완의 노력이 중국이 반대로 번번이 좌절되는 상황이군요. 하지만 최근 타이완 측이 원하는 작은 성과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다보스 포럼’이라고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수요일(28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타이완의 공식 명칭을 ‘중국의 타이완’, 영어로 ‘타이완, 차이나’에서 ‘중화 대북’, 영어로 ‘차이니즈 타이페이’로 바꿨습니다. 다보스 포럼 측은 지난 2006년 이후 줄곧 타이완에 대해 ‘타이완, 차이나’라는 중국이 원하는 명칭을 사용해왔는데요, 올해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뒤 타이완 당국이 새로운 국가명칭을 제정한 데 따라, 이름을 바꿔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진행자) 타이완 당국이 국가 명칭을 어떻게 정했습니까?

기자) 타이완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는 곳을 ‘중화민국’이라고 부르는데요,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의 압력 때문에 이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고 ‘타이완, 차이나’라는 이름을 내세워야 했습니다. 하지만 타이완 당국은 지난 5월 차이잉원 총통 취임 직후 ‘중화민국 대만’이라는 대외 명칭을 새롭게 제정해 활발한 홍보활동을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이 명칭에는 타이완이 중국에 소속됐다는 의미가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명칭 사용을 중단하라는 요구를 타이완 측에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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