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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TV토론 '클린턴 우세'...살인 등 강력범죄 증가


26일 뉴욕 호프스트라 대학교에서 진행된 첫 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공화당 후보가 발언하는 동안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듣고 있다.
26일 뉴욕 호프스트라 대학교에서 진행된 첫 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공화당 후보가 발언하는 동안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듣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월요일(26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 간에 첫 TV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경제 문제와 외국에서 미국의 역할 등 다양한 쟁점을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는데요.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또 누가 더 잘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어서 지난 해 미국의 폭력 범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발표 내용 살펴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먼저 월요일(26일) 열린 토론회 소식부터 볼까요?

기자) 네, 월요일(26일) 밤 뉴욕 주 헴스테드에 있는 호프스트라 대학교에서 대통령 후보 1차 TV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처음 1대 1 맞대결을 벌였는데요. 미국 대통령 후보 TV 토론회 무대에 여성 후보가 선 것은 클린턴 후보가 처음입니다.

진행자) 그런 의미에서 역사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요. 현재 두 후보의 지지율이 동률이어서 이번 토론회에 대한 관심이 더 크지 않았습니까? 어떤 얘기가 오갔습니까?

기자) 네, 이번 토론회는 미국이 가야 할 방향, 경제 번영, 미국의 안전, 이렇게 크게 세 가지 주제를 놓고 진행됐는데요. 먼저 경제 문제가 다뤄졌습니다. 부동산 재벌 출신인 트럼프 후보는 돈에 대해 아는 사람이 국가를 경영할 때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Our country has tremendous…”

기자) 트럼프 후보는 미국이 많은 부채 등 엄청나게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새로 도로와 교량을 건설해야 하는데, 돈이 없다면서, 클린턴 후보가 지지하는 것 같은 안들로 예산이 낭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후보의 사업 경영 능력이 그렇게 대단하지 않다고 비판했고요. 8년 전 금융 위기를 가져온 정책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말입니다.

[녹취: 클린턴 후보] “We had the worst financial crisis…”

기자) 미국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8년 전에 겪었다면서, 이는 중산층을 외면한 채 부자들에 대한 세금을 낮추고 금융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법인세 삭감과 기업 규제 완화를 경제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그 점을 클린턴 후보가 지적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토론회에 앞서 지켜봐야 할 점 가운데 하나가요. 트럼프 후보가 어떤 태도로 토론회에 임할 것이냐, 하는 점 아니었습니까? 공화당 예비선거 때처럼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과 인신공격에 주력할 것인지, 아니면 정책 논의에 치중하면서 좀 더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보일 것인지, 많은 사람이 궁금해했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어떤 모습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처음에는 예의 바른 트럼프 후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대해 클린턴 장관이라고 깍듯이 존칭을 쓰기도 했는데요. 곧 예전 모습으로 돌아갔다고 할까요? 클린턴 후보의 말을 여러 차례 중간에서 가로막으며 공격했습니다. 두 후보가 이날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ISIL) 대응 전략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는데요.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클린턴 후보]

기자) 네, 클린턴 후보가 ISIL 격퇴 방안을 만인이 볼 수 있게 인터넷 웹사이트에 올려놓고 있다며 트럼프 후보가 공격하자, 클린턴 후보는 최소한 자신은 격퇴 전략을 마련해놓고 있다고 맞받아 쳤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비판 받는 것 가운데 하나가, 아직 세금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건데요. 이 얘기도 나왔습니까?

기자) 나왔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현재 연방국세청(IRS)의 감사를 받는 중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며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는데요. IRS가 공개해도 상관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진행자가 지적하자, 이 문제를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문제에 연관시켰습니다.

[녹취: 트럼프 후보-클린턴 후보]

기자) 만약 클린턴 후보가 이미 삭제했다고 밝힌 이메일 3만3천 건을 공개한다면, 변호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세금보고서를 공개하겠다는 겁니다. 그러자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주장하는 것만큼 돈이 많지 않거나, 뭔가 숨길 게 있어서 세금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시절에 관용 이메일이 아니라, 개인 이메일을 사용해서 논란이 됐는데요. 이날 토론회에서도 이메일 얘기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이메일 문제에 대해 실수였다고 다시 한 번 인정했습니다.

[녹취: 클린턴 후보] “I made a mistake using a private email…”

기자)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것은 실수였고, 다시 되돌릴 수 있다면, 달리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후보는 클린턴 후보가 알면서 한 행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 밖에 두 후보는 대통령으로서 판단력과 기질 문제, 인종 갈등 문제 등에 대해서도 공방전을 벌였는데요. 클린턴 후보는 지역사회와 경찰 간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고, 경찰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총을 사용해야 한다면서 사법개혁을 촉구했고요. 트럼프 후보는 법과 질서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면서 인종차별 논란을 빚은 '불심검문 신체수색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연방 법원은 이 제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진행자) 월요일(26일) 토론회에서 한반도 관련 얘기도 나왔나요?

기자) 네, 핵 문제와 방위금 분담 문제와 관련해 잠깐 언급됐습니다. 두 후보 모두 핵 무장이 큰 위협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같았는데요. 이에 대한 트럼프 후보의 발언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Nuclear is the single greatest threat…”

기자) 핵 문제가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이 된다는 건데요. 트럼프 후보는 미국이 일본과 독일, 한국, 사우디아라비아를 방어해주고 있는데, 이들이 적절한 분담금을 내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크다면서,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나서야 한다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고요. 이란 역시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데,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과의 핵 합의에 왜 이런 조건을 포함시키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비판했습니다. 반면에 클린턴 후보는 한국과 일본 등 동맹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말도 들어보시죠.

[녹취: 클린턴 후보] “Words matter when you are running for president…”

기자) 클린턴 후보는 대통령 후보로 나서거나 대통령이 되면 무슨 말을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번 선거운동으로 다른 나라 지도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미국은 일본과 한국 등 동맹국들과의 상호방위조약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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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계속해서 월요일(26일) 토론회에 대한 반응 살펴보겠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죠. 이날 누가 더 잘했습니까?

기자) 누구에게 물어보느냐에 따라서 다릅니다. 클린턴 후보 지지자인 기업인 마크 쿠반 씨 같은 사람은 클린턴 후보가 머뭇거리지 않고 대답했고, 대답 내용에도 깊이가 있었다며 찬사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 지지자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은 클린턴 후보가 경제에 대한 무지를 드러냈다며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지지자들이야 아무래도 지지 후보 편에 서서 상대 후보를 비판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언론이나 전문가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클린턴 후보가 한 판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클린턴 후보가 완벽하지 않았고, 때때로 로봇처럼 준비해 온 내용을 외는 듯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트럼프 후보보다는 훨씬 나았다고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토론회에 임할 준비가 안 된 것처럼 보였다는 겁니다.

진행자) 어떤 면에서 준비가 안 됐다는 건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클린턴 후보의 개인 이메일 사용 문제, 또 클린턴 후보가 트럼프 후보 지지자들을 가리켜 “개탄스러운 사람들”이라고 했던 발언 등 클린턴 후보를 공격할 요소가 많았는데, 이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뿐만이 아니라, 대부분 언론이 클린턴 후보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클린턴 후보가 적절한 공격으로 여러 차례 트럼프 후보를 수세에 몰아넣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토론회를 시청한 일반인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여론조사 결과가 궁금한데요.

기자) 네, 역시 클린턴 후보가 더 잘했다는 반응입니다. CNN 방송과 여론조사 기관 ORC가 공동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더 잘했다는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62%에 달했습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더 승리했다는 사람은 27%에 그쳤는데요. 주요 현안에 대한 이해도나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적합한 사람 등 항목별 조사에서도 클린턴 후보가 68% 대 27%, 67% 대 32%로 더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원래 대통령 후보 토론회 시청자들 가운데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더 많다고 하니까요. 이 점은 염두에 두셔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인터넷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트럼프 후보가 더 많이 언급되긴 했는데, 이게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트럼프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많았기 때문인데요. 잠깐 여담으로 트럼프 후보가 토론회 중에 자주 코를 훌쩍거렸는데, 이게 꽤 거슬렸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클린턴 후보가 얼마 전에 폐렴으로 선거운동을 중단해야 했는데, 이번에는 트럼프 후보가 폐렴에 걸린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자, 이렇게 많은 기대를 모았던 대통령 후보 1차 TV 토론회가 끝났는데요. 토론회가 모두 세 차례 열리지 않습니까? 다음 토론회는 언제인가요?

기자) 10월 9일 일요일입니다.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시에서 대통령 후보 2차 토론회가 열리고요. 10월 19일 수요일에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마지막 3차 토론회가 열리게 됩니다. 부통령 후보들 간의 토론회도 열리는데요.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와 민주당의 팀 케인 연방 상원의원이 다음 주 화요일 10월 4일에 버지니아 주에서 대결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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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폭력 범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월요일(26일) 2015년 범죄 통계를 발표했는데요.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폭력범죄는 전년보다 3.9% 늘어난 120만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살인 경우 1만5천696건으로 전해보다 10.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최근 몇 년간 미국의 폭력 범죄가 감소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그런 추세가 이제 끝났다고 봐야 하는 걸까요?

기자) 그렇게 보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로레타 린치 미 법무장관은 월요일(26일) FBI가 공개한 통계는 범죄율을 낮추기 위해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걸 보여준다면서도 폭력범죄 총 건수는 지난 20년간 세 번째로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린치 장관은 그러면서 미국 내 많은 지역에서 범죄율이 줄어들거나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에서 지난해 어떤 범죄가 많이 증가했고 또 줄어든 범죄는 뭐가 있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네, 앞에서 말씀드린 살인이 11% 가까이 증가하면서 전년도 대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요. 강간이 6.3%, 가중 폭행이 4.6%, 강도가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에 재산상의 손해를 입히는 재산 범죄는 전해에 비해 2.6% 떨어졌는데요. 13년 연속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또 강도는 7.8%, 절도는 1.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마침 FBI가 범죄율을 발표한 시기가 대통령 토론회와 맞물렸는데요. 앞서 전해드렸지만, 월요일(26일) 토론회에서도 미국의 범죄 문제와 관련해서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가 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법과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는 트럼프 후보는 불심검문 신체수색 제도를 다시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월요일(26일) 토론회에서도 재차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인권 운동가들은 이런 제도는 흑인과 같은 소수계를 겨냥한 부당한 정책이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총기 범죄를 줄이기 위해 좀 더 강력한 총기 규제를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총기 규제 법안이 의회에서 번번이 가로막히면서 총기 관련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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