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정지위성 운반로켓용 엔진 분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공개한 것은 사실상 장거리 미사일을 조만간 발사하겠다는 예고로 보고 있습니다. 5차 핵실험에 이어 북한의 핵 무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이번에 분출시험을 한 정지위성 운반용 로켓 엔진의 성능을 80t 추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2월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 호는 27t 추력의 노동미사일 엔진 4개를 묶어 1단 추진체로 사용했습니다.
한국의 핵 미사일 전문가인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박사는 북한이 80t 추력 엔진 4개를 엮어 1단 추진체로 사용할 경우 복수의 탄두를 탑재하고 미국 본토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는 위력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위성 발사용 로켓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위성발사체와 ICBM 사이엔 큰 기술적인 차이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이번 엔진시험 성공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것은 5차 핵실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새 대북 제재가 적극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위협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부형욱 박사입니다.
[녹취: 부형욱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지금 대북 제재를 강화하려는 조치를 하고 있고 한-미-일이 대북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있고 이런 압박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 대한 위협이나 ICBM 성공이 임박했다,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다 이런 메시지를 북한이 보내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엔진시험 공개가 북한이 5차 핵실험에 이어 조만간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위성로켓 엔진시험 사실을 잘 알리지 않던 북한이 이례적으로 전격 공개하고 김 위원장이 이를 직접 참관한 데서 이 같은 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다음달 노동당 창건기념일에 즈음해 위성 발사를 가장한 사실상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김용현 교수 / 동국대 북한학과] “이번 시험은 장거리 로켓 발사를 할 수 있다는 그런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고 10월 10일 당 창건기념일 즈음에 실질적인 발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예고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국방연구원 부형욱 박사는 김 위원장이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임박한 틈을 타 핵 보유를 향한 발걸음을 한층 재촉할 것이라며 5차 때보다 위력이 큰 증폭핵분열탄 폭발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이 당장 ICBM급 미사일의 시험발사에 나설지에 대해선 신중한 견해를 보였습니다.
북한의 주장대로 이번 엔진 분출 시험이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엔진 4개를 통합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지 불분명하고 추진력이 커진 엔진에 맞는 미사일 본체가 개발됐는지 여부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박사입니다.
[녹취: 이춘근 박사 /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번 엔진시험은 ICBM 개발 단계의 초기 단계라고 말할 수 있죠. 가장 먼저 엔진을 개발하고 거기서 성능이 안정화되면 미사일 본체를 개발해서 비행시험을 하고 거기서 안정화가 되면 4개를 엮어서 ICBM급으로 확장해서 발사 시험을 하죠.”
이와 함께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의 가장 어려운 단계로 꼽히는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을 북한이 확보했다는 증거 또한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