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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뉴욕타임스, 북한 취재 고충 담은 기자 글 게재


북한이 5차 핵실험을 실시한 지난 9일 평양역 광장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 관련 발표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실시한 지난 9일 평양역 광장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 관련 발표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이 북한 문제를 취재하는데 따르는 고충을 토로하는 현직 기자의 글을 실었습니다. 이 기자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 잘못된 정보, 소식통의 익명성 등을 어려움으로 꼽았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의 서울지국장인 최상훈 기자는 15일 이 신문에 게재한 ‘북한 취재의 도전’이라는 글에서 북한 문제를 취재하는데 따르는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최 기자는 최근 북한의 5차 핵실험이 기술적 진보를 과시함으로써 외부 세계의 정책결정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을 뿐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고립되고 비밀스러운 나라 가운데 하나인 북한을 분석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정찰위성이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들을 감시하고 있고, 최근에는 민간단체들이 상업용 위성을 활용하고 있지만, 그 결과가 결정적이 아닌 경우가 종종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일부 매체들이 평양에 지사를 개설했지만, 이들은 자유롭게 주민들을 만나거나 여행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에서 북한을 취재하는 사람들은 종종 돈을 받는 소식통과 얘기를 하지만, 이런 소식통들의 얘기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외부 세계의 기자들은 종종 탈북자들에게 의존하지만, 핵 계획이나 최고위 지도자들에 대한 가치 있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던 탈북자들은 거의 없다고 전했습니다.

또 북한의 매체들은 국가가 통제하고 있고, 따라서 선전과 사실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최 기자는 이어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한국 매체 북한 뉴스에 자주 소식통으로 등장하고, 국제 매체들이 이를 받아 다시 기사를 작성하는 일이 종종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 특히 국가정보원은 국내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선별된 정보, 심지어 완전하지 않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흘리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최 기자는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최 기자는 언론매체에 퍼진 극적인 뉴스를 볼 때 가장 먼저 근거를 추적하는데, 매우 많은 경우 한국 매체가 익명의 단일 소식통에 근거해 작성한 기사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보도들이 어떻게 해외의 다른 매체들에 의해 재가공 되면서 변형 왜곡돼고 확대되는지 여전히 충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 기자는 한국의 당국자들은 북한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민간성을 감안해 기자들에게 습관적으로 익명을 전제로 얘기를 하고, 따라서 한국 매체에는 익명의 소식통이 전한 기사들이 아주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최 기자는 자신은 다른 방법으로 소식통들의 이야기를 확인하거나 실명으로 얘기를 해 줄 사람을 찾아야 한다는 `뉴욕타임스'의 엄격한 기준에 맞추다 보면 기사를 보도하지 못 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고 말했습니다.

최 기자는 북한에 대한 보도를 하면서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하지만, 한반도의 두 정부가 수 십 년 간 군사적 대치 상태에 있고, 북한은 자신과 정권의 생존에 집착하는 젊고 야심만만한 지도자가 통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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