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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1야당 첫 여성 대표...우크라이나-친러시아 반군 '휴전'


15일 일본 제1야당 민진당의 새 대표로 선출된 렌호(가운데) 대표가 당대회 참가자들과 함성을 지르고 있다.
15일 일본 제1야당 민진당의 새 대표로 선출된 렌호(가운데) 대표가 당대회 참가자들과 함성을 지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일본의 제1야당 대표로 올해 48세의 연예계 출신 여성 정치인 렌호 참의원 의원이 당선됐습니다. 앞으로 일본 정치에 어떤 영향을 줄지 전망해보겠습니다. 친 러시아 반군이 꾸준하게 활동해온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휴전이 시작됐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 직전까지 갔던 현지 상황이 조금이나마 가라앉게 될지 살펴보겠고요. 중국이 영국에 핵 발전소를 지으려다가 안보문제를 우려한 영국 정부의 제동으로 무산됐었는데,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오늘(15일) 이 계획을 결국 승인했습니다. 어떤 사정인지 들여다 보겠습니다.

진행자) 일본 제1야당이 대표를 새로 뽑았군요?

기자) 네. 일본의 제1야당인 민진당이 오늘(15일) 도쿄에서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렌호 대표 대행을 새 대표로 선출했습니다. 일본의 전통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지난 3월 유신당과 합당해 출범하게된 민진당에서 첫 여성 대표가 나온 것이고요, 지난 1998년 창당한 옛 민주당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여성이 대표로 선출된 건 18년 만에 처음있는 일입니다. 나이든 남성 위주의 일본 정치계에서 40대 여성이 제1야당 대표를 맡게 됨에 따라, 새로운 변화의 계기가 될지 일본 국민들의 관심이 큽니다.

진행자) 일단 이름이 독특한데요, 어떤 사연인가요?

기자) 타이완계인 렌호 신임 민진당 대표는 신분증에 기재된 공식 성명을 사용하지 않고, ‘렌호’라는 이름을 예명처럼 사용합니다. ‘무라타 렌호’에서 성을 버리고 이름만 쓰는겁니다. 일본 출신 인기 야구선수 ‘이치로’가 스즈키 이치로라는 정식 성명을 놔두고 이치로라는 예명을 쓰는 것과 같습니다. 일본의 방송· 연예계나 체육계에서는 이런 경우가 꽤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렌호 대표가 방송· 연예계에서 활동했던 인물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렌호 대표는 과거 학생 시절 수영복 차림으로 광고 모델로 활동하다가 주요 매체의 주목을 받아 연예계로 진출했습니다. 이후 방송 뉴스 진행자로 큰 인기를 얻었고요, 이를 발판으로 지난 2004년 참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해 3선 경력을 쌓았습니다.

진행자) 타이완계라고 소개해주셨는데, 국적 문제가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됐다고요?

기자) 렌호 대표는 타이완 출신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타이완 국적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1985년 일본으로 귀화한 뒤에도 타이완 국적을 버리지 않았고요. 국적 문제에 대한 언론의 검증이 거세지자 거듭 부인하다가, 당 대표 투표일을 이틀 앞둔 지난 13일 처음으로 이중국적자인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이중국적을 가진 것을 확실하게 밝히지 않았던거군요?

기자) 네, 이중국적을 인정한 뒤에도 이 문제가 계속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자, 오늘 당 대표 선거현장에서 연설을 통해 국적 문제를 정리하겠다고 밝혀 ‘말을 바꿨다’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또한 당초 일본인으로만 알려졌던 렌호 대표의 어머니도 일본으로 귀화한 중국인으로 확인돼서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온가족이 중국계인데, 이런 사람이 일본 정치에서 책임있는 자리에 올라서 되겠느냐’는 렌호 대표의 정체성 논란이 급속하게 퍼지는 중입니다.

진행자) 일단 대표로 뽑혔는데, 렌호 대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 대표 선거전 막판에 불거진 이중국적 문제를 계기로, 렌호 대표가 과거 보여줬던 ‘튀는’ 정치 행보까지 일본에서 새롭게 조명되는 중인데요, 그렇잖아도 집권 자민당의 압도적인 인기에 눌려 한자릿 수 지지율로 위축된 민진당의 지지세가 렌호 신임 대표의 정체성 논란 때문에 더욱 움츠러들게 되지 않을까 야권 지지자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체성 논란을 불러온 렌호 대표의 과거 ‘튀는’ 정치 행보란 어떤 것들을 말하나요?

기자) 렌호 대표는 정계 입문을 전후한 시기에 중국과 일본이 치열한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센카쿠 열도, 댜오위다오가 “일본땅이 아니고 중국 것이 맞다”고 발언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취소한 적이 있습니다. 또한 일본 국회의 회기 중에 등원하지 않고, 돌연 중국을 방문해 자신의 출신학교인 베이징대학교에서 강연하기도 했는데요. 강연 내용이 더 문제가 됐습니다. “과거 일본인들이 중국에서 나쁜 짓을 많이 했다. 그런데도 반성하지 않고 묻어버리려고 한다”면서 일본의 국민정서에 문제를 제기했던 겁니다.

진행자) 민진당 소속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경쟁 후보의 당선을 바라는 여론이 높았다고요?

기자) 이번 민진당 대표 선거에서는 렌호 신임 대표에 맞서 마에하라 세이지 전 외무상과 다마키 유이치로 전 국회대책부위원장이 경쟁했는데요, 소속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투표에서는 마에하라 전 외무상이 크게 앞섰지만, 렌호 대표가 연예계 시절부터 쌓아온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일반 당원 투표 과정에서 승부를 뒤집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민진당 소속 의원들은 왜 마에하라 전 외무상을 지지한 겁니까?

기자) 지난 3월 민진당이 통합 야당으로 출범한 이후 지지율이 줄곧 6~8%대에 머물러왔습니다. 최근 아베 신조 총리의 지지율이 60%선을 넘어서고, 집권 자민당 지지율이 40%대 중후반을 견고하게 다지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으로서는 당 대표의 강력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여당과 상대할 교섭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는데요. 마에하라 전 외무상이 정치경력을 통틀어 확고한 ‘정책통’으로 성과를 보여줬고, 또한 일본 정계에서 드문 ‘청백리’로 꼽히기 때문에 아베 총리를 상대할 인물로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은 겁니다.

진행자) 마에하라 전 외무상이 정치계에서는 능력을 보여줬지만, 대중적인 인기에서 뒤졌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종전 이후 일본 정치를 오랫동안 지배해온 자민당이 2000년대들어 잠시 야당에 정권을 내준 적이 있었는데요, 마에하라 외무상이 활동하던 이 때가 중국 외교부의 대 일본 견제가 가장 강했던 시절입니다. 마에하라 당시 외무상은 중국과의 외교공방에서 항상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냈던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또한 마에하라 전 외무상은 이 같은 정치· 행정가로서의 능력 뿐만 아니라 청렴한 생활로도 유명한데요, 얼마전 도쿄 도지사가 부패 문제로 사임할 때 마에하라 전 외무상의 청렴결백함과 비교하는 신문 논평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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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우크라이나에서 휴전이 시작됐군요?

기자) 네. 러시아가 지원하는 반군이 정부군과 전면전 직전까지 갔던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어제(14일)부터 1주일동안의 휴전이 선포됐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한 이후에도 인근 동부지역 일대의 친 러시아 반군을 꾸준히 후원하면서 분쟁을 뒷받침 해왔는데요, 이번 휴전이 우크라이나 분쟁 해소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전면전 직전까지 갔다고요?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강제병합지역인 크림반도를 전격 방문해 안보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이 회의에서는 크림반도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반군의 전적을 확인하고, 앞으로의 계획이 논의됐는데요. 우크라이나의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크림반도 방문을 일주일 앞두고 ‘최고전투준비태세’를 하달해 친 러시아 반군과의 전면전을 준비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이번 휴전 이전에 이미 평화협정까지 맺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고요?

기자)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병합 이후 계속된 내전 상황을 멈추기로 지난 2월 합의했습니다. 이걸 ‘민스크 평화협정’이라고 부르는데요. 협정 타결 뒤 양측의 교전은 상당히 줄어들었지만 국지적인 충돌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내전 발생 이후 사망자 수가 9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이번 휴전 조치는 산발적인 교전까지 완전히 멈추고, 사실상 사문화된 민스크 평화협정을 대체할 새로운 평화협상을 시작하자는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 측의 합의에 따른 겁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휴전이 잘 지켜지고 있습니까?

기자) AFP통신을 비롯한 주요 매체들은 휴전 첫날인 어제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양측에서 휴전 위반 사례가 몇차례 보고됐다고 전했는데요. 더 이상 큰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일주일의 시한이 지난 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더해, 독일과 프랑스가 중재역할로 참가하는 ‘4자회담’을 통해 새 평화협정을 도출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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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 자본이 영국에서 핵 발전소를 짓는다고요?

기자) 네. 영국 기업·에너지부는 오늘(15일) 성명을 통해 테레사 메이 총리가 ‘힝클리 포인트 C’ 원자력발전소 건설계획을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계획은 지난 7월 승인을 앞두고 있었던 건데요, 원전 건설 주체인 투자자 컨소시엄 가운데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업체 지분이 문제가 돼서 잠정 취소됐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투자가 왜 문제가 됐던거죠?

기자) 투자 지분 일부가 중국 군수업체인 ‘중국핵공업집단공사’에서 나온 자금으로 확인됐는데요. 지난 7월 테레사 메이 총리 취임 직후 영국 정부는 원자력 발전 최신 자료와 관련 핵기술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갈 경우 심각한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원전 건설 계획 자체를 보류한 겁니다.

진행자) 원전 건설 보류 조치가 영국과 중국 사이의 외교 문제로 비화됐었다고요?

기자) 중국 측은 영국 정부의 원전 건설 보류 결정을 갑작스럽고 돌출적인 조치로 받아들여 외교부 성명을 내면서 반발했습니다. 관영 인민일보는 이와 관련해 연일 영국 정부를 비판하는 논평을 이어갔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일 항저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동안 진행된 메이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재고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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