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요즘 미국 뉴스에 가장 자주 등장하고 있는 말 가운데 하나는 'pneumonia' 바로 '폐렴'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11일, 뉴욕에서 열린 9.11 테러 추모행사에 참석했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비틀거리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클린턴 후보의 건강 문제가 다시 한 번 뜨거운 뉴스거리가 되고 있는데요. 당시 클린턴 후보는 폐렴에 걸려 있었다고 하죠.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폐렴이 어떤 질병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입니다.
“폐렴이 뭔가요?”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드물게는 곰팡이 같은 미생물에 감염돼 폐에 염증이 생긴 증상입니다. 폐렴에 걸리면 폐의 정상적인 기능에 장애가 생겨 기침과 가래, 호흡 곤란 같은 폐 증상을 겪을 수 있고요. 또 구토나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과 두통, 어지럼증, 발열, 가슴 통증, 근육통, 피로감, 식욕 부진 같은 증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폐렴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폐렴을 좀 더 세분하면 박테리아, 즉 세균으로 인한 '세균성 폐렴'과 바이러스나 곰팡이 같은 미생물에 감염된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대부분의 폐렴은 박테리아에 의한 세균성 폐렴입니다.
일부 미국 언론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폐렴 진단을 받았다고 보도하면서’walking pneumonia’라는 용어를 쓰고 있는데요. walking pneumonia, 한국말로 옮기면 ‘걸어다니는 폐렴’ ‘보행성 폐렴’쯤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반 폐렴과 보행성 폐렴은 어떻게 다른 걸까요? 일반 폐렴은 정형성 폐렴(typical pneumonia), 보행성 폐렴은 비정형성 폐렴(atypical pneumonia)이라고도 하는데요. 이 보행성 폐렴이란 말은 전문적인 의학 용어는 아닙니다. 열이나 두통, 피로, 마른기침 등의 증상을 보이긴 하지만, 가슴 통증 같은 증상이 별로 심각하지 않아 걸어다니는 폐렴, 보행성 폐렴이라고 부르는 건데요. 증세가 경미하다 보니 종종 감기로 잘못 알기도 합니다.
“폐렴은 누가 걸리나요?”
폐렴은 누구나 걸릴 수 있습니다. 미국만 해도 폐렴으로 병원을 찾는 성인이 매년 100만 명 가까이 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폐렴은 특히 어린이와 65세 이상의 노인들,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취약합니다.
폐렴은 치료와 예방이 가능한 질병인데요. 하지만 2015년 한 해, 전 세계 5살 미만 어린이 사망 요인의 15%를 차지할 만큼 가벼운 질병은 아닙니다. 특히 폐 질환이나 호흡기 질환 환자들의 경우 훨씬 더 위험합니다.
증세가 심각할 경우 패혈증이나 늑막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하고요. 또 클린턴 후보는 비틀거리긴 했지만 졸도까지 하진 않았는데요. 하지만 탈수로 인해 졸도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자칫 신체적으로 다칠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은 항생제 덕분에 많이 줄었는데요. 하지만 요즘은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폐렴이 등장하면서 다시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폐렴도 전염이 되나요?”
폐렴도 옮길 수 있는 병입니다. 공공장소 같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에서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서 전염될 수 있고요. 특히 바이러스 폐렴은 근접 접촉이나 환기가 잘 안 되는 곳에서 전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쉽게 전염되지는 않는데요. 건강한 사람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몸속에 침투했다 하더라도 이를 잘 방어해 쉽게 감염되지는 않습니다.
“폐렴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녹취: 매슈 슈라이버 폐 전문의] “With bacteria pneumonia we have more options to treat…”
워싱턴 메드스타 병원의 폐 전문의 매슈 슈라이버 박사의 설명 잠시 들으셨는데요. 슈라이버 박사는 세균성 폐렴은 치료방법이 좀 더 많고, 바이러스로 인한 폐렴의 경우, 선택의 폭이 넓지는 않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주치의는 클린턴 후보에게 항생제를 처방했다고 밝혔는데요. 항생제는 박테리아로 인한 세균성 폐렴일 때만 사용됩니다.
세균성 폐렴의 경우 항생제를 복용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은 1주에서 3주 정도면 치료됩니다. 하지만 중증 폐렴 환자나 만성 질환자, 노약자는 입원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폐렴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요?”
일부 박테리아로 인한 폐렴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예방 주사가 있긴 한데요. 폐렴은 감기의 후유증으로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지 않게 주의하는 게 일단 중요합니다.
[녹취: 매슈 슈라이버 폐 전문의] “There's no vitamin or pill that you can take to prevent it…”
비타민이나 예방약 같은 것은 따로 없고, 평소 운동을 많이 하고 충분히 영양을 섭취하고 건강을 잘 관리해서 폐렴에 걸리지 않도록 하고, 걸렸다 하더라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매슈 슈라이버 박사의 조언입니다.
감기나 폐렴 같은 호흡기 감염증을 예방하는 방법 가운데 가장 손 쉽고 좋은 방법의 하나는 '손 씻기'입니다. 외출하고 돌아와서 손 씻는 습관을 생활화하면 많은 도움이 되고요. 면역력이 약한 아이나 노약자들은 폐렴 예방 주사를 맞는 게 좋습니다.
그런가 하면 흡연은 폐렴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그러니까 금연은 폐렴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폐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