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 일요일(11일) 스페인 동북부의 카탈루냐 주민 수십만 명이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독자적인 문화와 언어를 가진 카탈루냐는 오래전부터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길 염원해 왔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카탈루냐의 독립 움직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숙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배경음악: 카탈루냐 전통 민요]
스페인 북동부, 아름다운 광장과 고풍스러운 건물, 역사와 전통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이곳, 스페인 제2의 도시 바르셀로나를 만날 수 있는 카탈루냐 주입니다. 그런데 이 카탈루냐는 국경의 개념이 허물어지고, 세계가 하나가 되는 이른바 지구촌 시대에 스페인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카탈루냐의 독립에 대한 꿈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카탈루냐의 역사”
카탈루냐는 12세기에서 15세기, 지중해 무역으로 크게 번성한 지역이었습니다. 하지만 1469년 카스티야 왕국과 아라곤 왕국이 결혼을 통해 하나가 되면서 스페인 제국이 세워지고 세력을 점점 키워가게 되면서 결국 1714년, 카탈루냐는 스페인에 합병됩니다. 1931년 스페인 공화국이 선포된 후 카탈루냐는 자치권을 다시 획득하게 되지만, 1936년에 스페인 내전이 발발하게 되고 1939년 독재자인 프랑코 장군의 군대가 바르셀로나를 점령하면서 카탈루냐는 자치권을 박탈당하게 됩니다. 분리운동을 주도한 카탈루냐 대통령은 프랑코 정권하에서 처형당하고 카탈루냐 사람들은 프랑코 독재정권의 억압 속에 자치와 독립의 정신을 키워가게 됩니다.
“카탈루냐가 독립을 요구하는 이유”
스페인의 17개 자치 주의 하나가 된 카탈루냐 주에는 현재 7백50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4천7백만 스페인 인구 가운데 16%를 차지하는데요. 카탈루냐는 스페인 전체 국토에서 봤을 때 면적은 그렇게 크지 않지만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이죠. 카탈루냐에선 19세기부터 섬유산업을 중심으로 근대공업이 발달했고 경제 성장이 다른 지역보다 빨랐습니다. 카탈루냐는 현재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20%를 차지하고 있죠. 카탈루냐는 또 스페인어를 쓰지 않고 카탈란이란 언어를 쓰고, 자신들만의 문화를 고집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문화와 역사, 언어가 다르고 특히 중앙정부와 경제문제로 부딪히면서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게 됩니다.
“카탈루냐 독립운동의 결정적인 계기”
오랜 세월 독립에 대한 열망이 있었던 카탈루냐가 분리 독립을 더 강하게 주장하게 된 건 바로 전 세계에 불어 닥친 경제위기 때문입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스페인 경제 역시 급속도로 나빠졌는데요. 부유한 카탈루냐 지방에서 걷은 세금이 카탈루냐 지역 발전에 전혀 쓰이지 않는다는 데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커졌죠. 거기다 지난 2014년, 영국의 스코틀랜드가 분리독립 찬반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하면서 카탈루냐는 더욱 자극을 받게 됩니다.
“카탈루냐 독립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
카탈루냐 주는 1714년 9월 11일에 스페인에 영합됐는데 이날의 패배를 기억하고 분리독립을 이루자는 뜻에서 최근 몇 년간 이날 분리독립 시위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녹취: 분리 독립 시위]
지난 2014년 9월 11일에도 바르셀로나 시내에는 수만 명 시민이 나와 카탈루냐 깃발을 흔들고 ‘새 국가 설립에 착수하자’는 구호를 외쳤죠. 그리고 이런 여세를 몰아 스페인 중앙정부의 반대에도 카탈루냐 주 의회는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시행하는 내용이 담긴 법률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해 11월에 실제로 주민투표를 강행했고, 투표에 참여한 주민의 80%가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그러자 스페인 중앙정부는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청구했고, 헌법재판소는 주권 문제에 대한 투표는 중앙정부만 실시할 수 있다며 카탈루냐 주에서 실시한 분리독립 주민투표에 대해 만장일치로 위헌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카탈루냐 정치인들의 과감한 행보”
스페인의 헌법재판소가 카탈루냐 지역에 대한 분리독립이 위법이란 결정을 내렸지만 여전히 카탈루냐 지역의 지도자들은 스페인으로부터의 분리독립 의지를 강력히 표명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해 11월, 스페인 대법원은 카탈루냐 지도자들이 헌법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분리독립을 중단해야 한다고 판결했는데요. 하지만 카탈루냐 주 의회는 분리독립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할 것을 의결했죠. 그리고 앞으로 18개월 안에 독자적인 헌법과 군, 중앙은행, 사법제도 등 분리 독립에 필수적인 요건을 갖추는 것에 합의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올해 1월 10일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정당들이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하고 언론인 출신 카를레스 푸지데몬을 새 주지사로 선출했습니다.
[녹취: 푸지데몬 주지사 연설]
푸지데몬 주지사는 의회 연설에서 카탈루냐에서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수십 년간 있었지만, 현재 어느 때보다 높다면서, 앞서 아르투스 마스 주지사 대행이 제시한 18개월 내 분리 독립 계획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스페인 중앙 정부는 카탈루냐의 분리 독립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인데요.
[녹취: 라호이 총리]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카탈루냐 주 의회의 움직임과 관련해, 스페인 정부는 통합과 자주권을 저해하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카탈루냐의 독립에 대해 유럽연합(EU)도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습니다. 국가 일부가 분리해 독립하면 EU 조약이 분리독립국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거죠. 하지만 카탈루냐 주민들의 독립 의지는 여전히 높습니다. 지난 2014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7백50만 명의 인구 중 80%가 카탈루냐의 자치를 원하고 또 이 중 50%는 완전한 독립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스페인 카탈루냐의 독립 움직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현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