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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트럼프 '군통수권자 자질' 대결...연방대법 다양성 문제 제기


도널드 트럼프(왼쪽) 공화당 대통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왼쪽) 공화당 대통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이 수요일(7일) 안보 관련 포럼에서 군 통수권자 자격을 놓고 맞붙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미국 연방대법관들 사이에 대법원의 인적 구성이 획일화 돼 있고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소식에 이어서 미국에서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의 수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소식도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이 수요일(7일) 같은 행사에 참가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수요일(7일) NBC 방송과 ‘미국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참전군인협회(IAVA)’ 주최로 뉴욕에서 열린 안보 포럼에 참가했습니다. 두 후보가 동시에 한 자리에 선 건 아니고요. 시간 차이를 두고 30분씩 따로 나와서 사회자와 청중의 질문에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진행자) 이번 포럼은 안보를 주제로 열렸는데요.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네, 두 후보가 미군 최고 사령관, 군 통수권자 자질에 관해 얘기했습니다. 그동안 클린턴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군 통수권자 자격이 없다고 비판해 왔는데요. 군 통수권자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힘과 결합한 바위처럼 흔들리지 않는 안정성”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말 NBC 방송 중계로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클린턴 후보] “What you want in a president, a commander in chief is…”

기자) 네, 대통령, 군 통수권자는 사람들 말에 귀를 기울이고 들은 내용을 제대로 평가할 줄 알며, 여러 힘든 선택 가운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건데요. 그러면서 자신은 9.11 테러 주범 오사마 빈 라덴을 살해한 2011년 작전을 지지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연방 상원의원 시절에 이라크 전쟁을 지지한 점은 실수였다고 인정했는데요. 트럼프 후보 역시 처음에는 이라크 전쟁을 지지한다고 했다가, 나중에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큰 문제 가운데 하나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ISIL)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문제에 대한 두 후보의 입장도 궁금합니다.

기자) 네, 클린턴 후보는 ISIL 격퇴를 위해 이라크군을 지원하겠지만, 이라크와 시리아에 지상군을 파병하진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ISIL을 무찌를 수 있는 비밀 계획이 있지만, 적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면서 구체적으로 내용을 밝히지 않았는데요. 그러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군 지도부를 교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말입니다.

[녹취: 트럼프 후보] “I think under the leadership of Barack Obama and Hillary Clinton …”

기자) 트럼프 후보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후보 아래 미국 장군들이 부끄러울 정도로 완전히 무너졌다며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이날 포럼에 앞서 펜실베이니아 주 연설에서 군 관련 공약을 발표했는데요. 취임하는 즉시 미군 사령관들에게 30일 이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ISIL)를 격퇴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트럼프 후보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해서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는데요. 이날도 같은 태도를 보였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8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보인다면서, 오바마 대통령보다 더 뛰어난 지도자라면서 칭찬했고요. 푸틴 대통령과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후보] “I think I will have very very good relationship with Putin…”

기자) 트럼프 후보는 ISIL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러시아와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앞서 올해 일어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해킹 사건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를 입증하는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보 관리들은 해킹 기법 등을 볼 때 러시아 해커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한 바 있죠.

진행자) 당시 해킹으로 민주당 전국위원회 지도부 이메일이 공개됐는데요. 클린턴 후보를 편향적으로 지지하는 내용이 들어 있어서 큰 논란이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위원장이 사퇴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죠. 올해 선거에서 이메일 때문에 민주당과 클린턴 후보가 곤혹을 치렀는데요. 이날 포럼에서도 이메일 문제가 나왔습니다. 클린턴 후보가 토론 시간의 거의 절반을 이메일 문제에 허비해야 했을 정도입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문제라면, 지난 2009년부터 2013년 초까지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을 지낼 때, 정부 공식 계정이 아니라, 개인 계정 이메일과 컴퓨터 서버를 사용한 문제를 말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이날 청중 가운데 한 사람이 클린턴 후보에게 국가 안보에 해를 끼쳤다며 비판했는데요. 퇴역 군인인 이 남성은 만약 자신이 같은 일을 했더라면, 기소됐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한 클린턴 후보의 대답,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클린턴 후보] “Classified material has a header…”

기자) 클린턴 후보는 기밀 정보에는 일급비밀, 비밀, 기밀 등의 표시가 돼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자신이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주고받은 문건 가운데는 이런 표시가 돼 있는 문건이 하나도 없었고, 기밀 정보는 다른 시스템으로 주고받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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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어제 이 시간에 오바마 대통령이 미 역사상 처음으로 무슬림, 즉 이슬람 신도를 미 연방 판사로 지명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미국의 최고 사법기관인 연방 대법원에도 좀 더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런 목소리가 바로 연방 대법관들 사이에서 나와서 더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과 엘리너 케이건 대법관이 최근 강연을 통해 미국 대법원 구성원들이 획일화돼 있고 미국의 다양성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소토마요르 대법관과 케이건 대법관 모두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받은 대법관들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지난 2009년에 오바마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미 역사상 최초로 중남미계 대법관에 오른 사람이고요. 케이건 대법관은 다음 해인 2010년에 임명됐는데요. 두 사람 다 여성이고요. 민주당 소속인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했다 보니 둘 다 진보적인 성향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떤 면에서 대법관의 인적 구성이 다양하지 못하다고 지적한 겁니까?

기자) 네, 우선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지난주 콜로라도 주에서 한 강연에서 대법관들은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 출신학교나 종교, 출신지 등이 다양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원래 연방 대법관 수는 9명이지만, 지난 2월에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사망하면서 8명이 된 상황인데요. 이들 8명 전원이 모두 아이비리그라고 하는 동부 명문대학의 법률전문대학원 출신이고요. 가톨릭교도가 5명, 유대교도 3명으로 개신교도는 한 명도 없습니다. 그리고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동부나 서부의 해안지역 출신이죠.

진행자) 종교나 출신학교는 물론이고 출신 지역까지도 유사하군요?

기자) 맞습니다. 스캘리아 대법관 역시 생전에 이 점을 지적했던 적이 있는데요. 미 중부 인디애나주 출신인 존 로버츠 대법관을 제외하면, 모두 동부나 서부 해안 주 출신이라고 우려했었습니다. 케이건 대법관은 지난주 애리조나대학에서 한 강연에서 이처럼 해안 지역 출신의 대법관이 많다면 대법관들이 내리는 판결 역시 이 지역의 관점이 반영될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케이건 대법관은 그러면서 대법관 구성이 좀 더 다양해진다면, 대중이 대법원의 판결을 좀 더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말씀하셨지만, 미 연방 대법원은 스캘리아 대법관의 사망한 후 한 자리가 비어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스캘리아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메릭 갈랜드 워싱턴 DC 연방 항소법원장을 지명하지 않았습니까? 만약 갈랜드 판사가 대법관이 된다면 대법원에 좀 더 다양성이 생길까요?

진행자)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하버드 출신이고, 연방 항소법원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다른 대법관들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갈랜드 판사는 또 유대교도인데요. 갈랜드 판사가 인준을 받는다면, 연방 대법관들 가운데 개신교도가 1명도 없는 상황이 계속됩니다. 또 중서부 시카고 출신이지만, 미 동부 해안 지역인 워싱턴 DC에서 오래 활동했기 때문에, 출신 지역 역시 큰 의미가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자, 그럼 미 연방 대법원이 원래 이렇게 획일화돼 있었던 건지 궁금한데요. 과거에는 어땠습니까?

기자) 과거에는 좀 더 다양한 배경을 가진 대법관이 많았습니다. 주지사, 연방 의원 출신도 있었고요. 행정부 각료나 법학 교수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대통령 출신도 있었는데요. 27대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난 뒤에 연방 대법원장을 지냈습니다. 1970년대 초반만 해도 연방 판사 출신은 소수에 불과했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이후 다양성을 잃어간 겁니다.

진행자) 그 이유가 뭔지 궁금한데요.

기자) 소토마요르 대법관과 케이건 대법관 모두 이렇게 연방 대법원이 정체되고 다양성을 사라진 이유에 대해 대법관 임기가 죽을 때까지 하는, 종신제인 점을 들었습니다.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종신제가 지속되는 한 대법원은 미국의 가장 큰 특징으로 일컬어지는 ‘인종과 문화의 용광로’가 결코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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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은 의료 수준이 매우 높은 대신에 의료비가 비쌉니다. 그래서 건강보험이 없으면, 의료비 부담이 매우 커지는데요. 미국에서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 8.6%로 나타났습니다. 약 2천700만 명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하는데요. 건강보험 미가입자 비율이 9% 이하로 떨어진 것은 역사상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그만큼 많은 사람이 건강보험에 가입했다는 얘기인데요. 아무래도 오바마케어와 관계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오바마케어는 오바마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한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를 말하는데요. 지난 2010년에 관련 법이 제정될 당시에는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의 수가 4천900만 명에 달했습니다. 전체 인구의 16%에 해당하는 숫자였는데요. 그동안 미가입자 수가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겁니다. 그리고 이런 감소세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된 것인데요.

진행자) 혹시 인종별로 차이가 있었는지요?

기자) 있었습니다. 히스패닉, 그러니까 중남미계 주민들 사이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었는데요. 2013년에는 중남미계 미국인들 가운데 보험이 없는 사람의 비율이 41%에 달했는데, 올해 1분기에는 25%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히스패닉은 여전히 소수계 가운데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이번 조사에서 또 어떤 사실이 발견됐나요?

기자) 먼저 미가입자 감소 추세가 둔화됐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2014년에는 거의 900만 명이나 줄어들었는데, 지난 1분기에는 130만 명 감소하는 데 그친 겁니다. 이미 건강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도 되겠지만, 이같은 둔화 추세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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