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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사상통제 강화…주민 대남인식 5년래 가장 적대적"


지난 6월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한국전 발발 66주년을 맞아 대규모 반미 군중대회가 열린 가운데, 주민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충성 구호를 들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6월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한국전 발발 66주년을 맞아 대규모 반미 군중대회가 열린 가운데, 주민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충성 구호를 들고 있다. (자료사진)

최근 들어 북한 주민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김정은 집권 이래 가장 적대적인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현상은 북한 당국의 사상통제에 따른 것이며, 북한 주민들의 손전화와 개인용 컴퓨터 이용률도 지난해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와 올해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한국을 ‘적대대상’으로 간주하는 북한 주민의 인식이 지난해 조사의 16.4%에서 22.6%로 6%포인트 정도 높아졌습니다.

반면 ‘힘을 합쳐야 할 협력대상’으로 간주하는 인식은 지난해 조사 62%에서 53%로 9%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북한 주민의 대남 인식은 북한에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지난 2012년 이래 가장 적대적인 수준입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김병로 교수는 이와 관련해 북한 주민들의 대남 적대 의식 상승과 정치사회 의식 강화에는 남북관계 경색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국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주민통제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이나 집단을 우선시하는 태도는 더욱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에 거주할 당시 주민 절반 이상이 김정은을 지지했던 것 같다’고 응답한 비율이 지난해 조사 58%에서 올해는 63%로 올랐습니다.

특히 김정은과 같은 세대인 30대에서는 이 비율이 53.3%에서 75%로 급상승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집단주의의 가치’나 ‘주체사상’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응답자도 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김병로 교수는 지난해와 올해 탈북한 138명을 대상으로 올해 6월부터 석 달 동안 대면 설문조사 형식으로 이뤄진 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김정은 정권 5년, 북한사회의 변화’에 관한 학술회의에서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서울대학교의 탈북자 대면조사는 2014년 탈북한 14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이번 학술회의에서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책임연구원은 북한의 시장화에 관한 발표에서 북한 주민들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사용한 원부자재나 상품의 출처는 김정은 정권 5년의 전반과 후반이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장사나 부업을 통한 수입 중에서 뇌물을 제공한 경험은 약 85%가 있다고 응답해 이는 2012년 조사 이후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또 정은미 박사는 올해 탈북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집전화와 손전화, 컴퓨터의 보유,이용률이 지난해 조사 때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집전화는 지난해 47.3%에서 올해 44.9%로, 손전화는 55.5%에서 46.4%로, 컴퓨터는 27.4%에서 21.7%로 보유, 이용률이 떨어졌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 매체를 포함한 외부 매체를 통한 외부 정보 습득 비율도 30.1%에서 20.3%로 지난해 조사 때보다 크게 감소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 박사는 북한이 한국의 대북방송 재개에 대응해 사상통제를 강화하면서 외부정보 유입에 대한 통제도 강화한 때문으로 보이며 한국사회에 대한 인지 수준과 한국 매체 의존도도 낮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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