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현지시간으로 오늘(26일) 새벽 일본의 한 장애인 시설에 괴한이 침입해 흉기를 휘둘러 지금까지 19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쳤습니다. 부상자 가운데 20명은 중상이고, 이 중 4명은 의식불명 상태여서 인명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어제(25일) 중국을 방문중인 수전 라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났습니다. 대화 내용 소개해드리겠고요, 이어서, 기름을 넣지 않고 햇빛만을 동력원으로 나는 비행기가 세계일주에 성공했다는 소식, 상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일본 소식 먼저 알아보죠.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괴한이 흉기를 휘둘러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요?
기자) 네. 오늘 오전 이른 시각 일본 가나가와 현의 한 시골 마을에 있는 장애인 시설에서 20대 남성이 칼부림을 벌여 지금까지 19명이 사망했습니다. 부상자 26명이 대부분 크게 다친 사람들이어서 사망자 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본 언론들은 ‘2차대전 종전 이후 최악의 살인 사건’으로 일제히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요즘 유럽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잇따랐는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기자) 네. 최근 독일에서도 칼이나 도끼를 휘둘러 불특정 다수의 시민을 공격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지난 18일에는 17세 소년이 바이에른주 뷔르츠부르크의 통근열차에서 도끼를 휘둘러 5명을 크게 다치게 했고요, 엊그제 일요일(24일)에는 남서부 로이틀링겐에서 21세 남성이 흔히 ‘정글도’라고 부르는 대형 칼을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습니다. 도끼 사건은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을 추종하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이 저지른 일이었고, ‘정글도’ 사건도 ISIL 근거지인 시리아 출신 난민이 범인이었기 때문에 당국은 테러단체와의 연계 여부에 대해 수사중입니다. 이번 일본 장애인 시설 칼부림 사건을 취재한 뉴욕타임스 도쿄지국 기자는 “테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작정 현장으로 달려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일단 테러는 아닌 걸로 보인다고요?
기자) 네. 범인은 장애인 시설 이웃에 사는 동네 사람이었습니다. 사건 직후 현지 경찰에 자수해 우에마쓰 사토시라는 신원이 확인된 이 26세 남성은 사건 현장인 장애인 시설에서 5년 동안 근무하다 지난 2월 퇴직했습니다. 우에마쓰는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장애인들은 죽어주는 것이 좋다. 장애인 관련 시설을 돌아다니면서 600명을 죽이겠다. 내가 일했던 시설에서부터 시작하겠다”고 자주 말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범행을 실행한 장애인 시설에서 퇴직하기 직전에는 일본 중의원(하원) 의장 공관에 찾아가 ‘장애인들을 학살하겠다’는 내용의 범행 예고 편지를 전달했던 것으로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정신상태가 온전하지 못한 사람인 걸로 보이는군요.
기자) 우에마쓰가 장애인 학살 예고 편지를 중의원 의장 공관에 전달한 직후 당국은 현지 경찰에 연락해 대책을 의뢰했습니다. 경찰은 ‘타인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내용을 우에마쓰의 주소지 행정관청에 통보했고, 이후 행정명령에 따라 정신병원 강제입원이 집행됐습니다. 당시 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때 혈액과 소변에서 대마 성분이 검출됐지만, 병원 측은 우에마쓰를 무작정 수용하고 있을 수 없기 때문에 12일만에 퇴원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앞서, 독일에서 일어난 민간인 공격 사건을 소개해주셨는데, 이에 대한 모방 범죄 일수도 있다고요?
기자) 네. 최근 독일에서는 앞서 말씀 드린 도끼와 정글도 사건 외에도 총기난사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난 금요일(22일) 뮌헨의 대형 상가에 있는 ‘맥도널드’ 햄버거 가게 주변에서 18세 청년이 총기를 난사해 10명이 숨지고, 또 다른 10여명이 크게 다친 일이었는데요, 우에마쓰는 이 사건이 알려진 당일 인터넷 사회연결망에 “독일에서 총기난사 발생. 장난감이라면 즐거울텐데”라는 글과 모형 총을 쏘는 자신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올렸던 것으로 아사히 신문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역사상 최악의 살인 사건으로 현지 언론들이 평가하고 있다고 전해주셨죠?
기자) 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사건이 전후 일본에서 일어난 최악의 대량 살인 사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1995년 광신도 집단인 ‘옴진리교’ 일당이 독가스의 일종인 사린가스를 도쿄 시내 지하철에 뿌려 13명을 살상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최소한 19명이 숨진 이번 사건은 사상자 수에서도 옴진리교 사건을 뛰어넘을 뿐만 아니라 장애인이라는 특정집단에 대한 혐오가 무차별 살상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일본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에서는 오늘 종교시설에 괴한이 침입해 인질극을 저질렀다고요?
기자) 네. 현지시간으로 오늘 오전 미사가 진행중이던 프랑스 북부 센 마리팀의 가톨릭 성당에 괴한들이 침입해 주임신부와 수녀 2명, 신도 2명을 인질로 잡은 뒤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대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부가 흉기에 찔려 숨졌고요, 다른 1명이 크게 다친 것으로 현재까지 확인됐습니다. 인질극을 벌인 괴한 2명은 경찰에 사살됐습니다. 범인들의 신원이나 범행 동기는 아직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성당 인질범들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과 관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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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시진핑 국가 주석과 수전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어제 회동했죠?
기자) 네. 미국의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일요일(24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데요, 어제 시진핑 국가 주석을 만나 양국관계 현안에 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양측이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고 평가하면서 두 나라 사이에 우호적 관계가 이어질 것을 기대했는데요, 중국 외교부는 두 사람 사이의 상세한 대화 내용을 오늘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이야기가 있었습니까?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이날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과의 회동에서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는 길을 걷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행 국제질서에 도전할 의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이 최근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긴장이 높아진 미국과의 관계를 풀기 위해 유화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현지 언론은 해석하고 있는데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를 거스르지 않고, 중국은 내치에 집중하는 국가로 발전하겠다는 의지를 내세운 발언입니다. 시 주석은 “국가가 부강해지면서 13억 인구가 잘 지내는 것이 중국의 발전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국제질서의 안정을 위해 미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시 주석이 밝혔다고요?
기자) 시 주석은 “(주석직 취임 후) 과거 3년동안 오바마 대통령과 여러 차례 만나 신형대국관계 구축을 함께 결정했고, 이를 바탕으로 양국관계는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평가한 뒤 “중국은 미국과 함께 ‘불충돌 불대항’, ‘상호존중’, ‘협력공영’의 원칙 아래 건설적인 방법으로 분쟁을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시 주석은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으로 미국과 긴장이 높아진 상황을 에둘러 언급하면서, “중국과 미국 사이에는 의견 차이보다 더 큰 공통의 이익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라이스 보좌관은 뭐라고 답했나요?
기자)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미국과 중국의 상호의존성 때문에, 중국의 성공은 곧 미국의 이익”이라고 시 주석의 발언에 화답했습니다. 라이스 보좌관은 시 주석에게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안부를 전하면서, “양국관계에 대해서는 시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의 시각이 매우 근접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라이스 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9월 G20 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오는 9월 중국 항저우에서는 미국과 중국, 일본, 한국 등 주요 20개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G20 정상회의’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시 주석을 배석했던 중국의 군사당국자는 보다 직설적인 발언을 했다고요?
기자) 이날 판창룽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라이스 보좌관에게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무효로 결정한) 남중국해 중재판결을 받아들이지도, 인정하지도 않겠다는 중국의 원칙적 입장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고 밝히고 “중국군은 결연히 영토주권과 안보를 수호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한국 배치 결정과 관련, “미국이 한국 내 사드 배치를 고집한다면, 중국의 전략적 안보에 직접적 위해를 가하고 한반도 긴장국면을 고조시켜 중·미 전략적 상호신뢰에도 엄중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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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태양광으로 나는 비행기가 세계일주에 성공했다고요?
기자) 네. 기름을 넣지 않고, 햇빛을 받아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비행기가 최초로 세계일주에 성공했습니다. 지난해 3월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출발한 ‘솔라 임펄스2’ 라는 이름의 이 태양광 비행기는 아시아와 북미, 유럽, 아프리카를 비롯한 4개 대륙과 태평양, 대서양을 가로지르며 총 4만 2천㎞를 1년 4개월여동안 비행한 끝에 현지시간으로 오늘(26일) 새벽 아부다비 알바틴 공항으로 돌아와 505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진행자) ‘솔라 임펄스2’, 어떤 비행기 입니까?
기자) 스위스 출신 탐험가 두사람이 세운 ‘솔라 임펄스’ 재단이 만든 경비행기 크기의 항공기입니다. 태양광 만을 동력으로 사용해 날아야하기 때문에 무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날개도 얇고, 몸체 부분도 폭이 좁고 깁니다. 한사람만 탈 수 있도록 설계됐는데요, 전체 중량이 일반 자가용 승용차 1대 수준인 2.3t에 불과합니다. 날개에 붙인 태양광 집열판을 이용해 전지를 충전시켜서 비행하기 때문에, 세계 일주를 하는 동안 기착지 16곳에서 머물렀지만 기름을 한 방울도 넣지 않았다고 재단 측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세계일주에 성공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고요?
기자) 네. 태양광 비행기 ‘솔라 임펄스2’의 이번 세계일주 비행은 당초 5개월 안에 마칠 계획이었습니다. 실제 1년 4개월이 걸렸으니까 3배가 넘는 시간이 소요된 건데요, 비행 도중 돌발 상황이 많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5월 중국 난징을 경유해 한반도 인근의 동해 상공을 지날때 악천후를 만나 일본 나고야에 비상 착륙했는데요, 거기서 한달 넘게 기상 상태를 살피며 체류해야했습니다. 태평양을 건너 미국으로 향하는 과정에서도 전지 과열로 심각한 손상이 발생해 비행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 어려움들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비행기의 세계일주를 실시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솔라 임펄스 재단 측은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깨끗한 기술을 사용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서” 이번 세계일주 비행을 실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솔라 임펄스2’ 비행기는 재단의 베르트랑 피카르 회장과 앙드레 보르슈베르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03년 태양광 비행기 개발계획을 처음 시작한 이래 10여 년에 걸친 연구와 실험 끝에 완성된 결과물입니다. 숫자 ‘2’가 붙은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솔라 임펄스1’의 실패를 토대로 성공적인 태양광 항공기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세계 주요 지도자들의 이번 태양광 비행기 세계일주 비행에 찬사를 보냈다고요?
기자) 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피카르 회장과 인터넷 화상 통화를 통해 “당신의 용기에 깊은 감탄과 경의를 표한다”면서 “오늘(26일)은 당신뿐 아니라 인류에게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혔습니다. 태양광 비행기 ‘솔라 임펄스2’가 마지막으로 착륙한 아부다비 알바틴 공항에는 아랍에미리트와 모로코 등을 비롯한 주변국가 왕실 관계자들이 직접 나와 성대한 환영식을 거행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