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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테러·민간인 공격 잇따라 시민 '불안'…러시아 선수단 올림픽 퇴출 면해


토마스 데메지에르(가운데 왼쪽) 독일 내무장관 등 당국자들이 뮌헨의 쇼핑몰 총기난사 현장에서 23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토마스 데메지에르(가운데 왼쪽) 독일 내무장관 등 당국자들이 뮌헨의 쇼핑몰 총기난사 현장에서 23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독일에서 최근 일주일새 테러 또는 불특정 다수 민간인을 노린 공격이 4건이나 발생해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운동선수들의 불법약물 파동에 대해 심사해온 국제올림픽위원회, IOC가 러시아 대표단의 리우 올림픽 출전 길을 열어주기로 결정했고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체육계와 언론은 이 같은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정부와 타이완 당국 사이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 본토 출신 타이완 관광객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독일로 가봅니다. 민간인 공격이 며칠 새 연이어 발생했군요?

기자) 독일에서 최근 도끼와 칼, 총기, 폭발물 등을 사용해 불특정 다수의 민간인을 공격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먼저 일주일 전인 지난 18일에는 17세 소년이 바이에른주 뷔르츠부르크의 통근열차에서 도끼를 휘둘러 5명을 크게 다치게 했고요, 금요일(22일)에는 뮌헨의 대형 상가에 있는 ‘맥도널드’ 햄버거 가게 주변에서 18세 청년이 총기를 난사해 10명이 숨지고, 또다른 10여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일요일이었던 어제(24일)는 민간인 공격 2건이 하루 만에 발생했습니다. 남서부 로이틀링겐에서 21세 남성이 흔히 ‘정글도’라고 부르는 대형 칼을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고요, 같은 날 밤 안스바흐의 한 식당에서는 자살폭탄 공격이 발생해 12명이 다쳤습니다. 그 중 3명은 현재 중태에 빠져있습니다.

진행자) 사건 용의자들에게 공통점이 있다고요?

기자) 네. 최근 독일에서 잇따른 민간인 공격 사건의 용의자들은 모두 아프가니스탄, 시리아에서 온 난민 혹은 이민 가정 출신 10대 소년이나 20대 초반 청년입니다. 이 같은 극단적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데 대해 충격에 빠진 독일 사회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유화적인 난민 정책을 비판하는 한편, 헌법을 바꿔 치안강화에 군대를 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독일에 난민이 얼마나 들어갔나요?

기자) 지난 1993년 유럽연합(EU) 발족 이후 터키와 동유럽 등 상대적으로 가난한 나라에서 독일로 이민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정세가 불안정해지고 시리아에서 내전이 발생하는 등 중동 상황이 혼란스러워진 이후에는 이 지역에서 난민이 다수 유입됐습니다. 작년 한해 동안에만 독일에서 망명을 신청한 난민 수는 110만명에 육박했습니다.

진행자) 늘어나는 난민들에 대해서 시민들의 불만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비단 독일에서만의 문제는 아닌데요,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해 최근 난민을 대거 받아들인 서유럽 국가들에서는 이들 난민들이 저소득층 시민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치안과 안전을 해칠 가능성이 높다는 불만과 우려가 높아졌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영국에서는 난민 증가와 이에 따른 사회적인 불안이 EU탈퇴를 찬성하는 의견의 주요 근거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진행자) 난민이나 이민자들이 실제로 독일이나 서유럽에서 치안 불안 요인이 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최근 보도한 데 따르면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을 비롯한 테러조직들이 난민 대량 유입의 틈을 타 조직원을 유럽에 침투시킬 가능성을 안보당국 관계자들이 독일 등 각국 정부에 경고해왔습니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모의 관련 혐의로 수사중인 사례가 708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난민들이 저지른 일이기도 하지만, 최근 유럽 각국의 테러나 민간인 공격 사건에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고요?

기자) 네. 최근 유럽에서 잇따른 불특정 다수 민간인 공격은 대부분 주말이나 휴일에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지난 주말 동안 독일에서 일어난 사건들에 앞서, 프랑스 혁명 기념일로 공휴일이었던 14일 프랑스 휴양도시 니스에서는 ISIL의 사상에 심취한 한 남자가 대형 화물차를 몰고 축제 인파 속으로 돌진해 84명을 숨지게 하고 수많은 부상자를 낸 참사가 있었습니다. 유럽에서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1일 방글라데시 다카의 외국인 밀집지역에서 2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인질극 테러 역시,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진행자) 주말에 테러 공격이 몰리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전문가들은 ISIL을 비롯한 테러조직들이 최근 근거지인 이라크와 시리아 등지에서 서방연합군이나 이들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들을 상대로 패퇴를 거듭하면서, 비무장 상태의 ‘쉬운 목표물’, 이른바 ‘소프트 타깃(soft target)’으로 공격 목표를 전환한 데 따른 현상으로 해석합니다. 테러단체들이 이제 민간인들을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건데요. 민간인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와 시간대를 노리다 보니, 주말이나 공휴일의 식당이나 상가 등을 공격하는 겁니다. 미국 신문 월스트리트 저널은 “대형 상가(쇼핑센터) 같은 비보호 시설에 대한 공격은 사전에 첩보가 없는 이상 막을 방법이 없다”고 대처의 어려움을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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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러시아 선수들의 리우 올림픽 출전 여부를 종목별 연맹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 선수들은 지난 2014년 자국에서 열렸던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정부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가운데 불법약물 사용을 자행한 사실이 드러났었는데요, 이들의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 출전이 문제없는지 심사하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출전 금지 조치를 내리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들어볼까요?

기자) IOC는 어제(24일) 긴급 집행위원회를 열어 “리우 올림픽에 러시아 선수단의 참가 여부를 종목별 연맹이 판단해 결정하도록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초 세계 체육계 일각에서는 러시아 선수단의 리우 올림픽 출전을 전면 금지하는 중징계까지 내려질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일부의 예측과 빗나간 결과가 나왔습니다. 근대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불법약물 문제로 출전이 전면 불허될 뻔한 러시아 선수단은 위기를 넘기게 됐습니다.

진행자) 위기를 넘기게 된 거라면, 러시아 올림픽 대표단에 아직 다른 관문이 남아있는 건가요?

기자) 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IOC는 러시아 선수단에 올림픽 출전 전면 금지 조치를 내리진 않았습니다만, 각 종목별 국제 연맹이 이들의 출전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재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과 국제역도연맹(IWF)이 러시아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불가 입장을 밝힌 상태입니다.

진행자) 다른 종목 연맹들도 러시아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막을 가능성이 있는 거군요?

기자) 네, 원칙적으로는 그렇지만, 현실적이 이유 때문에 대부분의 종목별 연맹은 러시아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할 것으로 국제 체육계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음달 5일 개막하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와서, 러시아 선수단을 제재하기에 시간적인 여유가 없습니다. 또한 개최국 브라질 현지의 정치·경제·치안 불안 등으로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역대 어느 대회보다 떨어진 상태에서,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체육강국’으로 꼽히는 러시아의 출전이 좌절될 경우, 올림픽 흥행이 저조할 것이라는 현실적인 고민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IOC의 이번 결정에 대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세계 체육계의 불법약물 사용과 유통 등을 통제하는 기관인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러시아 선수들의 올림픽 전면 출전 금지를 요구했었는데요, IOC의 이번 결정 직후 크레이그 리디 세계반도핑기구 회장은 “러시아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이번 불법약물 파문은 ‘깨끗한 체육’을 위협하는 심각한 행태”라면서 “IOC가 우리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비판했습니다. 미국의 USA 투데이는 오늘(25일)자에서 “IOC가 영혼을 팔았다”며 “불법약물 사용에 연루된 러시아 선수들이 개막식에 참석하고, 경기에 참여하며, 시상대에도 오르게 됐다”고 꼬집었습니다. 영국의 BBC 방송은 “IOC의 리더십은 실망스러웠으며 올림픽을 앞두고 혼란만 가중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운동선수들의 불법약물 파문, 어떻게 된 일인지 다시 짚어볼까요?

기자) 지난 18일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비롯한 주요 스포츠 대회에서 러시아 정부가 개입된 조직적인 약물검사 표본 조작이 있었다’는 요지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러시아 당국자의 폭로를 크게 보도한 데 따른 후속 조치였는데요, 반도핑기구가 보고서를 낸 사흘 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러시아 육상 선수들의 국제 대회 출전을 금지시킨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결정에 반발해, ‘올림픽에 나가겠다’며 러시아 선수 67명이 제기한 제소를 기각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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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 본토에서 타이완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크게 줄었다고요?

기자) 네. 타이완에서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이후 본토의 중국 정부와 관계 악화 등의 이유로 지난달 타이완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타이완 관광국은 오늘(25일), 지난달 중국인 관광객 수가 작년 같은 달보다 11.9% 감소한 27만1천478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타이완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37만명에 달했었는데요, 차이잉원 정부가 들어선 5월부터 양안관계가 불안해지면서, 2개월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였다고 당국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같은 통계는 10여년 만에 최저치라고요?

기자) 네. 27만여명으로 집계된 이번 월간 통계는 중국 정부와 타이완 당국 사이의 긴장관계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2004년 1월 26만8천900명을 기록한 이래 최저 수준입니다. 타이완 관광국은 이번 통계가 “최근 악화일로로 치달은 양안 관계를 반영하는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타이완에서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사고로 숨지는 일도 있었죠?

기자) 네. 지난 19일 중국인 관광객 24명을 비롯해 운전기사와 안내인 등 26명이 탄 관광버스가 공항으로 향하던 중 차내에서 화재가 발생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 일이 중국에서 크게 보도되면서, 타이완 관광을 피하는 대신, 한국이나 일본으로 목적지를 돌리자는 움직임이 중국내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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