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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 (Black Lives Matter)'


지난 10일 신시내티에서 진행된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 참가자들. 경찰에 의한 흑인 총격 사망이 잇따른 데 항의하기 위해 1천명 이상 군중이 모였다.
지난 10일 신시내티에서 진행된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 참가자들. 경찰에 의한 흑인 총격 사망이 잇따른 데 항의하기 위해 1천명 이상 군중이 모였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잇따라 흑인들이 경찰의 총격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인종 간의 갈등이 커져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Black Lives Matter’, 즉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다시금 미 전역에서 펼쳐지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3년째를 맞은 흑인 인권 운동, ‘Black Lives Matter’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녹취: 마틴 루터 킹 목사]

“내겐 꿈이 있습니다. 나의 아들딸들이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에 따라 평가 받는 나라에서 살게 되는 날이 언젠가 오리라는 꿈입니다”

1963년 8월 28일 노예 해방 100주년을 기념해 미국의 흑인 해방 운동 지도자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했던 연설의 일부 내용입니다.

킹 목사의 연설이 있고 1년이 채 지나지 않아서 미국은 인종과 민족, 종교, 남녀의 차이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민권법을 제정했는데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꿈은 이루어 졌을까요?

민권법이 제정되고 50년이 훌쩍 넘으면서 미국에서 흑인을 비롯한 소수 인종의 인권이나 사회적 대우가 크게 향상됐고, 흑인 출신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배출했지만, 여전히 흑백 간의 인종갈등은 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최근까지도 흑인들이 경찰의 총격을 받고 희생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Black Lives Matter’,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이런 우려와 항의, 분노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Black Lives Matter 운동의 시작과 전개”

‘Black Lives Matter’,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구호가 처음 생겨난 건 지난 2012년 미국 남부 플로리다 주에서 발생한 트레이본 마틴 사망 사건 때부터 입니다.

식료품점에서 먹을 것을 사가지고 돌아가는 10대 흑인 청년 트레이본 마틴이 히스패닉계 백인 자경단원이었던 조지 짐머맨에게 총격을 받고 살해 당한 사건이었는데요.

사건의 용의자로 기소됐던 짐머맨이 이듬해인 2013년 7월 무죄 평결을 받으면서 인종차별 논란과 함께 흑인사회가 크게 분노했고, 이때부터 ‘Black Lives Matter’ 시민운동이 시작됐습니다.

특히 이 때부터 경찰이 흑인을 상대로 부당한 폭력을 행사한다고 여겨질 때, 그 과정을 휴대용 손전화로 촬영한 뒤에 인터넷 사회연결망을 통해 퍼트리면서 #Black Lives Matter라는 말을 주제어로 함께 기록하는 일도 일반화됐습니다.

이후 2014년 8월 미 중부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 발생한 마이클 브라운 총격 사건을 통해 이 운동이 언론의 주목을 크게 받기 시작했는데요.

백인 경관이 무장하지 않은 10대 소년에게 최소 6발의 총격을 가해 사망에 이르게 했지만, 불기소 평결을 받으면서 다시 ‘Black Lives Matter’ 운동의 불꽃이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Black Lives Matter 운동의 성과”

2013년 7월에 시작돼 지금까지 꼭 3년을 맞은 ‘Black Lives Matter’,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은 초창기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비폭력 흑인 인권 운동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흑인 인권 향상을 위한 생산적 저항 활동이 폭력 행위로 변질돼 운동 정신 전체가 매도되고 불신 받는 상황을 경계한 것인데요, 때문에 평화적인 시위를 통해 흑인들의 인권이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사회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이 운동이 본격화된 지난 3년간 미국 약 20개 주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경관이 몸에 부착하는 카메라를 착용해 수행 과정이 녹화되도록 법이 개정됐는데요.

부당한 공권력 집행에 대한 문제 발생 시 즉시 상위 기관이나 연방정부 차원의 조사가 이뤄지도록 하는 등의 행정 변화를 가져온 점은 눈에 띄는 성과로 꼽히고 있습니다.

“Black Lives Matter 운동의 그림자”

반면, Black Lives Matter 운동에 대한 비판론도 최근 고개를 들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 7일 텍사스 주 댈러스 시에서 경찰의 흑인 총격 사건에 항의하는 Black Lives Matter 시위 도중 흑인 남성 마이카 존슨이 경찰 5명을 저격해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일각에서는 이 운동이 ‘증오’를 부추겼다는 책임론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녹취: 러시 림보]

방금 들으신 러시 림보와 같은 보수 논객은 이 운동을 주도하는 단체를 두고 ‘증오 범죄를 저지르는 테러리스트 그룹’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는데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도 ‘Black Lives Matter’,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말 자체가 인종차별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으며, 경찰을 죽이도록 부추겼다고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경찰을 상징하는 색깔인 파란색을 가져와 이른바 ‘Blue Lives Matter’, ‘경찰들의 생명도 소중하다’ 라든지, 흑인뿐 아니라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는 ‘All Lives Matter’ 와 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미국의 유력 언론들은 이 같은 폭력이 ‘Black Lives Matter’ 운동의 근본 취지를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는 데 방해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사태를 통해 앞으로 이 운동을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Black Lives Matter’,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조상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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