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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 희생자 기념관, 서울의 교회에 마련돼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돕다가 지난 1997년 사망한 고 김광수 선교사의 사진. 서울의 한 교회에 마련된 '북한인권 희생자 기념관'에 전시됐다.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돕다가 지난 1997년 사망한 고 김광수 선교사의 사진. 서울의 한 교회에 마련된 '북한인권 희생자 기념관'에 전시됐다.

북한이나 해외에서 탈북민들을 돕는 일을 하다가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는 기념관이 서울의 한 교회에 마련됐습니다.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인권 희생자 기념관, 서울의 교회에 마련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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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현장음]

6월 30일 오후 서울의 한 교회. 북한인권 희생자기념관 개관식이 열렸습니다. 북한인권희생자 기념관은 북한에서 북한 주민들이나 탈북민들을 돕는 활동을 하다가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는 공간인데요, 지난 2001년 중국에서 납치돼 북한 감옥에서 사망한 고 김동식 목사와 올해 4월, 북-중 접경지역에서 탈북민을 돕다가 살해된 조선족 고 한충렬 목사 등 7 명의 업적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개관식에는 희생자 유족들도 참가했는데요, 고 김동식 목사의 처제인 정영애 씹니다.

[녹취: 정영애, 고 김동식 목사 처제] “가족보다도, 외국에 계신 탈북민들을 위해서 애쓰더라고요. 그래서 저희한테 구체적인 얘기는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때도 아픈 몸으로 중국에 가야 된다 그래가지고 갔는데, 이렇게 못 볼 줄 몰랐죠. 늘 걱정 속에 있었어요. 그 전부터. 그 전에도 북한하고 교류가 없을 때도 북한에 가서 사진도 찍고, 도와주고 그래가지고, 걱정 속에 있었기 때문에, 그 걱정 중에 하나였지, 특별히 더 못 돌아오리라고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워낙 아픈 몸으로 갔기 때문에, 치료는 북한에서 어렵잖아요. 그래서 치료는 안 될 텐데, 그냥 있어도 힘들 텐데 어떡하나, 그랬는데 그런 소식 (사망)이 들리더라고요.”

탈북민으로서 중국에서 탈북민들을 위해 일하다 지난 1997년 사망한 고 김광수 선교사의 가족들도 함께 했습니다.

[녹취: 박미영 (가명) 고 김광수 선교사 아내] “가족이 살아있다고 하니까 한번 면회 좀 시켜달라고, 친구들이 자꾸 보위부에 말하니까, 보위부에서 오라고 해서 만났잖아요. 그 때는 얼굴이 조그만 아이 같아요. 살이 싹 빠지고, 몸의 살을 다 긁어도 1킬로그램이 안 될 것 같더라고요. 그런 형편에서, 제가 봐도 누군지를 몰랐어요. 저 사람은 무슨 죄를 지어서 저렇게 죽게 됐는가 했는데, 보위부에 들어가니까 미리 데려다 놨어요, 움직이지를 못하니까. 그래서 우리 남편한테 말 할 것이 있으면 말하라고, 국가보위부에서 높은 간부가 큰 간첩을 잡았다고. 김동식 목사님, 한국 목사님과 있었으니까 안기부 간첩이다. 거기다가 감옥에서 몰래 복음을 전한 걸 누가 가서 또 고발을 했어요. 그래서 안기부 간첩죄에다 미신까지 퍼뜨린 죄로, 그걸 대라고 고문을 당한 거예요.”

[녹취: 김진희 (가명, 고 김광수 선교사 가족)] “6개월 만에 병원에 오라고 통보 왔을 때 가니까, 옷도 다 찢어져 있었고, 엄마가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이 형체가 안보이고, 너무 야위어서, 눈도 못 감으셨더라고요.”

종교 관계자과 희생자의 지인 등 많은 사람들이 이번 개관식을 찾았는데요, 박한관 목사입니다.

[녹취: 박한관, 목사] “이런 부분들을 누군가는 해야 되는데, 여기에서 목사님들이 이렇게 주축이 돼서 이미 해 오셨고, 잘 하셨다고 봐요. 왜냐하면, 시작한지는 얼마 안됐지만, 시작은 미약하지만 창대해지리라고 보고, 이런 소식을 널리 알려서, 우리가 같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서 일이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먹지 못하고 굶고, 그렇게 죽어가잖아요, 많이. 그래서 그들을 위해서 다시 또 들어가는 거라고 봅니다. 그것을 우리가 길이길이 잊지 않고 기려야 되거든요. 우리가 역사를 알아야 되듯이, 이런 부분들을 늘 기억하고, 가슴에 품고. “

한편, 유족들은 북한인권 희생자기념관을 통해 많은 국민들이 이들을 기억해주고, 아픔을 함께 나눠주길 바라는 마음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바라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녹취: 정영애, 고 김동식 목사 처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없는 곳에 나아가서 힘을 얻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녹취: 박미영 (가명) 고 김광수 선교사 아내] “감사하고, 오늘 또 김동식 목사님과 옆에 나란히 모시고 나니까, 마음이 확 열리는 그런 기분이 들고, 정말 감사하고, 항상 잊지 말고, 대를 이어서 그 분들처럼 값있게 살고, 이제 남은 생을 바쳐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저는 감옥에서 고문을 당하고, 나도 거의 죽게 되고, 눈도 멀고, 귀도 다 멀었었어요, 내가. 내가 비록 남처럼 크게 이런 것은 할 수 없지만, 내가 맡은 사명에 충실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북한을 위해서 매일 눈물을 흘리면서 기도하고.”

[녹취: 김진희 (가명, 고 김광수 선교사 가족] “이걸 통해서 저도 자신감을 가지고, 어려울 때나, 또 남을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질 것이고, 이런 사람들을 보게 되면, 이름은 초라해도, 얼마나 이게 씨앗을 뿌리려고 많이 노력을 했나요. 이런 것을 조금이나마 따라 배웠으면 좋겠어요.”

[녹취: 현장음]

북한인권 희생자기념관은 서울 갈보리채플교회의 작은 방 한 켠에 마련됐는데요, 기념관측은 앞으로 이 공간을 관람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공개해, 북한인권 개선과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해 나갈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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