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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각지 미군 반대 시위...로마 첫 여성 시장 탄생


19일 일본 오키나와현의 한 공원에서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19일 일본 오키나와현의 한 공원에서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VOA 오종수 기자 나와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일본 오키나와에서 일요일(19일) 6만5천여 명이 모인 대규모 미군 반대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시장이 탄생했습니다. 군사 분쟁이나 정치적 탄압 등으로 살던 곳을 떠나 지내고 있는 난민 수가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6천만 명을 넘어섰다고 유엔난민기구(UNHCR)가 밝혔습니다.

진행자) 먼저 일본 소식부터 보죠. 일본에서 대규모 미군 반대 시위가 열렸다고요?

기자) 네. 일요일 (19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현 나하 시에서 열린 오키나와 현민대회에 이 지역 주민과 오나가 다케시 오키나와 현 지사를 비롯한 정치권 인사 등 6만5천여 명의 군중이 몰렸다고 지지통신과 류큐신보, 오키나와 타임스 등 현지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현민대회의 주제는 후텐마 미군기지의 폐쇄와 철거, 미일 주둔군 지위협정(SOFA) 전면 개정과 함께, 오키나와 주둔 미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 해병대 철수 등을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진행자) 미군 반대 집회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이유가 뭐죠?

기자) 지난 4월 말 오키나와에서 20세 일본인 여성이 행방불명 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촉매제였습니다. 이 여성은 이 지역 미군기지에 근무하는 미국인 군무원에게 성폭행 당한 뒤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당국에 체포된 용의자는 범행 후 시신을 유기하기까지 한 것으로 나타나 지역 사회에 충격을 줬습니다.

진행자) 앞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 사건을 언급했었죠?

기자) 네. 이 사건은 특히 지난달,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 일정을 얼마 앞두고 발생해 더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고요, 오바마 대통령도 일본 방문 첫 일정이었던 아베 신조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사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했었습니다.

진행자) 오키나와에서 미군 관련 범죄가 일어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오키나와에서는 미군 장병 또는 미군 기지 근무자가 관련된 범죄가 그동안 여러 번 일어났습니다. 1995년 미군이 어린 일본인 소녀를 성폭행한 사건 이후에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었고요, 지난 3월에도 미군이 일본인 관광객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되는 등 미군 관계자들이 음주운전 같은 크고 작은 사건 사고를 일으켜 현지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오키나와에서 미군 범죄가 여러 번 일어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주일 미군 병력과 시설 대부분이 오키나와에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미군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방위 전략에서 중요한 지점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쿄를 비롯한 주요 도시가 자리잡은 본토에는 미군 병력이 거의 없고요. 일본 국토 전체 면적의 0.6%에 불과한 최남단 섬인 오키나와에 주일 미군 병력 75% 가량이 집중돼있는 실정입니다. 그간 일본에서는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 기지 일부를 본토로 옮기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본토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히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진행자) 오키나와 말고 다른 곳에서도 미군 반대 집회가 진행됐다고요?

기자) 네. 같은 날 일본 각지에서 오키나와 현민대회에 연대의 뜻을 표시하는 집회가 열렸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도쿄에서는 국회의사당 앞에 약 1만 명이 집결해 이번 20세 여성 살인사건에 항의한 뒤 SOFA 협정 개정을 요구했고요. 나고야 시내 공원에 1천여 명, 삿포로 도심에 약 500명이 모여 각각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미군에 반대하는 여론이 일본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네, 일본 정부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다음 달 일본 의회 상원 격인 참의원 선거가 열리는데요. 이를 앞두고 오키나와의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을 강행하고 있는 일본 여당과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한 반대 여론이 집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주가하락과 엔화 가치 상승, 소비세 인상 논란 등으로 일본 정부의 경제 운용에 대한 불신까지 커지면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이후 견고하게 자리 잡는 듯하던 아베 내각의 지지율도 흔들리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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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시장이 탄생했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네요.

기자) 일요일 (19일) 실시된 이탈리아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 ‘오성운동’의 37세 여성 변호사 비르지니아 라지 후보가 로마 시장으로 당선됐습니다. 2주 전 치러진 1차 투표에서 35%를 득표하며 1위를 기록한 라지 당선자는 이번 결선 투표에서도 67.2%의 득표율을 기록, 32.8%를 얻는 데 그친 집권 민주당의 로베르토 자케티 후보를 두배 차로 크게 눌렀습니다. 2천500여 년 로마 역사상 첫 여성 시장입니다.

진행자) 라지 로마 시장 당선자,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올해 37세인 라지 당선자는 법과대학 졸업 후 줄곧 변호사로 일했는데요. 지난 2013년부터 로마 시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차세대 여성 정치인으로 주목받은 이래 오성운동의 로마 시장 후보로 선출되면서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게 됐습니다.

진행자) 젊고 패기 있는 이미지로 각광받았다고요?

기자) 네, 라지 로마시장 당선자는 이탈리아 기성 정치인들과는 다른 젊은 이미지와 매력적인 외모에 논리 정연한 토론 실력까지 겸비하며 빠르게 표심을 끌어 모았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로마시장 선거 과정에서 집권당 후보가 2024년 올림픽을 유치하겠다는 등 대형 의제에 집중한 것과는 달리, 교통, 환경, 교육 등 생활형 공약에 초점을 맞춰 로마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진행자) 이번 이탈리아 지방선거에서 탄생한 여성 시장이 또 있다고요?

기자) 북부 공업도시인 토리노, 세계적인 자동차회사인 피아트 본사가 있는 곳인데요. 여기서도 역시 ‘오성운동’ 소속 31세 여성인 키아라 아펜디노 후보가 집권 민주당 소속 현직 시장인 피에로 파시노를 꺾으며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 모두 야당인 ‘오성운동’ 소속이라는 점이 눈에 띄는데, 어떤 정당입니까?

기자) 오성운동의 오성, 다시 말해 ‘다섯 개의 별’은 물, 교통, 개발, 인터넷, 환경 등 이탈리아의 5가지 주요 국가 의제를 뜻하는데요. 불과 7년 전에 희극인이 만든 신생정당인데 제 1야당의 자리에까지 올랐습니다. 하지만 오성운동은 조건없는 기본소득 보장, 무료 인터넷 서비스 제공 등 인기에 영합한 공약을 쏟아내 기존정치권으로부터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오성운동은 이탈리아의 유럽연합(EU) 탈퇴도 주장하고 있다던데요.

기자) 네, 특히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 투표를 앞두고 여론몰이를 통해 이탈리아 국민의 반난민 정서를 활용했다는 지적도 받아왔는데요. 뉴욕타임스는 “좌우를 떠나 기존 정당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이 오성운동을 향후 이탈리아 정계를 이끌어갈 정당으로 인식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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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전 세계 난민 수가 6천만 명을 넘었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네요.

기자) 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월요일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발표한 연례 동향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외 강제이주를 당했거나 난민으로 사는 사람 수가 6천530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5천950만 명 규모였던 1년 전보다 10%, 600만 명 가까이 늘었고요. 이들 중 절반은 아동들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진행자) 난민이 증가하는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군사 분쟁이나 정치적 탄압 등으로 살던 곳을 떠나 지내고 있는 난민 수는 1990년대 후반부터 계속 늘었지만, 5년 전부터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서에 나타났습니다. 지난 2005년에는 1분에 6명꼴로 발생했던 난민이 지난해에는 1분에 24명꼴로 발생해 증가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진행자) 최근 난민이 빠르게 증가하는 이유가 뭐죠?

기자) 시리아와 아프리카의 소말리아 등 장기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지역의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고, 최근 유럽 등지에서 반이민 정서 등으로 난민 수용을 거부하는 추세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난민이 가장 많이 발생한 나라는 어디입니까?

기자) 오랫동안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가 국내외 난민을 모두 합쳐 약 1천만 명으로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고요. 역시 전쟁을 겪어온 아프가니스탄과 내전 중인 아프리카의 소말리아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들 세 나라 출신 난민 수는 유엔이 파악하고 있는 전체 난민 규모의 절반을 넘습니다.

진행자) 난민을 많이 받아들인 나라라면 어디일까요?

기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난민이 머물고 있는 곳은 터키였는데요. 250만 명의 난민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파키스탄과 레바논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유럽 지역에서는 독일이 44만1천900명의 난민을 받아들였습니다. 미국은 17만2천 명의 난민을 수용했는데요, 대부분 중남미 일대 폭력 조직을 피해 달아난 사람들이었습니다.

진행자) 유럽 지역에는 지난해 얼마나 많은 난민이 유입됐는지도 파악됐습니까?

기자) 보고서마다 다소 차이가 있긴 한데요.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지난해 약 100만 명이 해상으로, 3만 5천 명 가량은 육로를 이용해 유럽에 도착했습니다. 최근 중동 일대를 탈출한 난민들이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유럽국가들의 난민 수용 실태가 조명을 받긴 했지만, 실제 전 세계 난민의 86%는 분쟁지역에서 가까운 저개발, 개발도상국에서 체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 국가들이 월요일(20일) 룩셈부르크에서 회의를 열고 난민 문제를 논의했는데요. 무슨 대책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유럽연합은 이번 회의에서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리비아, 터키 같은 제3국과의 공조를 특히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리비아 해안은 북아프리카, 중동 지역 난민이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는 길목으로 주로 이용되고 있는데요. 유럽연합은 리비아 해군과 해안경비대 훈련을 특히 집중 지원할 방침입니다. 또 현재 유럽연합 국가들은 지중해 상에서 난민들의 밀입국 선박을 단속하고, 난민 구조 작업을 위한 공동해상작전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이 해상 작전도 내년 7월 27일까지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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