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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제재 해제 후 유럽과 밀착...중국 총부채 비율, 처음으로 미국 앞서


유럽 순방에 나선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왼쪽)이 지난달 29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비톨트 바슈치코프스키 폴란드 외무장관과 회동했다.
유럽 순방에 나선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왼쪽)이 지난달 29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비톨트 바슈치코프스키 폴란드 외무장관과 회동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오종수 기자 함께 합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핵협상 타결 후 관련 제재가 풀린 이란이 외부세계와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과의 협력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중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에서 처음으로 미국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의 나라 빚이 늘어나는 속도도 미국보다 빠릅니다. 이라크와 시리아 등 ISIL의 근거지 밖에서 이들과 연관된 테러행위로 최근 약 2년 사이 희생된 사람이 1천200명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올 초 서방의 제재가 풀린 이후 이란의 행보,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폴란드와 핀란드, 스웨덴, 라트비아 순방을 마친 뒤 다시 지난 일요일(12일) 노르웨이와 독일 방문길을 떠났습니다. 이달 들어서만 벌써 두번째 유럽행입니다. 이란이 유럽국가들과의 관계 발전에 집중적으로 공을 들이는 모습인데요. 이런 가운데, 이란은 올해초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해제 이후 5개월동안 유럽 정유사 7곳과 장기 수출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이란과 수출 계약을 맺은 나라는 어느 나라들인가요?

기자) 이탈리아 국적 2개사와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스위스, 러시아 국적사가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와 장기 수출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란의 원유를 사들이는 유럽 정유사는 이 뿐만 아닌데요. 네덜란드와 영국의 합작 정유회사인 ‘로열더치셸’도 장기 계약은 아니지만, 다음달 초 원유 13만t, 약 100만 배럴을 수입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최근 전했습니다. 아랍권 유력 온라인 뉴스 매체인 ‘알 바와바’는 최근 보도에서 “유럽 회사들이 이란과 석유를 거래하기 위해 줄을 섰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산 원유가 유럽으로 간다면, 유럽에서 이란으로 가는 것도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프랑스의 ‘푸조’사가 자동차를, ‘에어버스’사가 항공기를 이란에 수출하는 과정이 본격화됐습니다. 독일의 ‘지멘스’는 산업 플랜트를 이란에 공급합니다. 경제 제재가 풀린 이란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세계 각국 기업들의 경쟁으로, 이른바 ‘이란 특수’가 펼쳐진 가운데 유럽 회사들이 이란 내 산업 각 분야를 선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이처럼 유럽과 경제적으로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에는, 외교적인 노력이 뒷받침됐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월16일 대 이란 제재가 풀리자마자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바로 이탈리아와 프랑스였습니다. 또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려가는 국면이었던 지난해 7월 핵협상 타결이 선언됐을 때 가장 먼저 이란을 방문한 서방 인사도 로랑 파비위스 당시 프랑스 외무장관이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이란은 금융 부분에서 여전히 제재가 적용되는 달러화 거래를 재개하려는 노력보다는 유로화로 직접 거래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현지 언론 보도에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대 이란 제재의 핵심이었던 핵협상 타결을 주도한 것은 미국인데, 이란이 유럽과 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의 정치상황이 변동적이라는 점을 이란 측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정치 지형이 변해서 제재가 부활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서방사회의 다른 한 축인 유럽과 견고한 연결고리를 만들어 안전판을 확보하자는 게 이란의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또 이란 지도부 일각의 미국에 대한 불신도 한몫하고 있는데요. 이란의 최고 정책 결정권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달 초 “미국을 믿는 것은 큰 실수”라면서, “미국은 이란이 세계 경제에 흡수돼야 한다며 이란 경제를 삼켜버리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과는 아예 교류가 없는 건가요?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페르시아 카펫이 세계적으로 유명하죠? 제재 해제 이후 미국과 이란 사이에는 이란산 카펫 수출입이 재개됐는데요. 하지만 아직 이 정도 수준에 머물고 있는 두 나라 사이의 무역 거래가 확대되기 위해선, 이란 지도부의 생각이 달라져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들의 강경한 발언에 대해, 제재 이후 이란이 건강한 국제 무역 질서에 합류하기를 희망한 미국의 입장을 잘못 받아들인 거라고 미국의 외교· 통상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유럽 밖의 국가들과는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 산업 교류 확대도 두드러지고 있는데요. 이란은 최근 걸프지역 남부 키슘섬의 석유항만 건설 계획을 중국 업체에 맡기기로 합의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이란의 전통적 우방인 중국은 지난 1월 제재 해제 직후 시진핑 국가 주석이 외국의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이란을 방문, 양국 관계를 전면적 전략동반자관계로 격상했습니다. 또 한국도 올해 이란산 원유 수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지난달에는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이란을 국빈방문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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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의 나라 빚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요?

기자)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이 지난 1995년 자료집계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율 뿐만 아니라 총부채가 증가하는 속도도 중국이 미국보다 빠른데요.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기업부채 급증이 금융위기와 성장률 저하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자세한 내용 살펴볼까요?

기자) 네. 최근 발표된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국내총생산 (GDP) 대비, 금융부문을 제외한 가계·기업·정부 부채를 합한 비율이 254.8%에 이르러 미국의 250.6%를 처음으로 웃돌았습니다. 중국의 총부채는 지난 2008년 148% 선에 머물다가 2012년 200%선을 뚫은 뒤 지난해 말 250%선을 넘어서는 등 급속도로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반면 2008년에 이미 239%였던 미국의 총부채비율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250% 안팎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부채비율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기업부채가 눈에 띄게 불어난 영향이 큽니다. 지난해 말 중국의 기업부채는 17조8천130억 달러인데요. 이는 일본의 4배, 한국의 13배에 달합니다. 중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세계적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말 98.6%에서 지난해 말 170.8%로 올라 72.2%포인트나 치솟았습니다.

진행자) 중국 기업들의 빚이 늘어나면서 국가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들의 빚내기는 조만간 줄어들지 않을 기세입니다. 올해 중국 기업이 대대적으로 해외 기업 인수에 사용한 돈 가운데 나라 밖에서 빌린 액수가 전체 대출금의 절반에 달하는데요. 이 때문에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올해 중국 기업이 빚을 갚지 못하고 부도를 내는 비율이 지난해의 3배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런 상황을 우려하는 메시지를 내놨다고요?

기자) 네. 데이비드 립튼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부총재가 지난 토요일(11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한 경제관련 행사에서 “오늘날 중국의 기업부채 문제는 내일의 구조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구조적인 부채 문제는 경제성장률을 낮추거나 금융위기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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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라크와 시리아 밖에서 ISIL 테러 희생자가 1천200여명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고요?

기자) 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이 최근 미국 올랜도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는 소식이 있었는데요. 월요일 (13일)에는 프랑스에서 ISIL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알려진 남자가 고위 경찰관과 배우자를 살해한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ISIL의 근거지인 이라크와 시리아 이외 지역에서 이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테러에 목숨을 잃은 사람이 지난 2년여간, 최소한 1천200명으로 집계됐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ISIL과 연계된 해외 테러가 총 몇 건으로 나타났습니까?

기자) 뉴욕타임스는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지난 2014년 9월 이후 세계 각 지역에서 발생한 ISIL 연계테러가 총 92건에 이른다고 전했습니다. 지역별로는 ISIL 근거지와 가까운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50건으로 가장 많았고, 22건이 발생한 유럽, 각각 13건이 일어난 호주와 아시아가 뒤를 이었습니다. 북미 지역에서도 7건의 ISIL 연계테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어떤 사건들이 있었죠?

기자) 이 신문은 지난 2014년 9월 호주 멜버른에서 ISIL에 동조하는10대 청소년이 대테러 요원 2명을 흉기로 찌른 뒤 사살된 사건을 최초의 ISIL 연계테러로 봤습니다.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테러는 지난해 10월 31일 발생한 러시아 민항기 추락사건입니다. 이집트에서 이륙한 사고 여객기는 ISIL이 설치했다고 주장하는 폭발물이 터지면서 시나이 반도 중북부에 추락해 탑승자 224명 전원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테러사건들의 성격도 두 가지로 구분됐다고요?

기자) 미 연방수사국(FBI)은 최소한 49명이 사망한 이번 올랜도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 ‘테러단체의 영향을 받은 자생적 테러’로 결론을 내렸는데요. 뉴욕타임스도 ISIL과 연계된 테러사건들을 이들이 직접 기획한 테러와 ISIL 급진사상의 영향을 받은 자생적 테러로 구분해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ISIL이 직접 기획한 사건들은 어떤 것들이었나요?

기자) ISIL이 직접 기획해서 실행한 테러로는 지난해 11월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동시다발적인 총기 난사와 폭발이 일어나 130명이 사망한 사건이 대표적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자생적 테러로는 지난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부부가 총기를 난사해 14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올랜도 총기 난사사건도 미 당국의 발표와 같이 자생적 테러로 분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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