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VOA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대선의 비방전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오늘 외교정책 연설을 통해 공화당 트럼프 후보의 외교정책을 비판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트럼프 후보 역시 클린턴 후보의 과거 행적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이 소식 먼저 알아보고요. 미국인 사망률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는 소식, 또 미국의 소비지출이 거의 7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도 대선 관련 소식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오늘 (2일) 서부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 연설할 예정인데요. 일찍부터 관심을 끌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외교정책을 밝힐 예정입니다. 또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외교정책을 비난하면서 트럼프 후보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입니다. 또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과 우방국들과의 관계가 약화되고 적대국들은 더 대담해지는 등 미국이 위험한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란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가 구체적으로 트럼프 후보의 어떤 외교 정책들을 언급할까요?
기자) 네, 트럼프 후보는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에 대해 구시대의 산물이라며 무용론을 제기했고요. 일본과 한국, 사우디아라비아의 핵무기 보유를 허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무슬림 즉, 이슬람교도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거나 테러분자로 의심되는 사람의 가족을 고문하거나 살해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이런 트럼프 후보의 정책을 조목조목 반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클린턴 후보는 기존 동맹국들이나 전략적 동반자들과 유대관계를 강화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유권자들이 경제는 트럼프 후보가, 외교는 클린턴 후보가 더 잘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1기 오바마 행정부에서 외교 분야를 책임지는 국무장관을 지냈는데요. 오늘 연설에서도 국무장관 재임 시절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을 이끈 점 등을 언급하며 자신의 풍부한 외교 경험을 내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클린턴 후보가 외교정책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고요?
기자) 네, 민주당 유권자들 가운데는 동맹국에 대한 확고한 방어를 강조하는 클린턴 후보의 외교정책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하지만 클린턴 후보의 정책 기조는 무당파층이나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공화당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서폭대학과 `USA 투데이' 신문이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무당파 유권자의 약 21%와 공화당 유권자 32%가 테러리즘과 안보를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반면 민주당 유권자들은 16%만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유권자의 61%는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의 이미지가 더 나빠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는데요. 그러니까 클린턴 후보로서는 외교정책을 통해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표를 얻을 수도 있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클린턴 후보의 이 연설을 앞두고 트럼프 후보도 클린턴 후보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1일)도 전해 드렸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운영했던 트럼프대학이 여러 법적 소송에 휘말리면서 논란이 되고 있죠?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대학이 사기라고 평가했는데요. 그러면서 트럼프 후보는 트럼프대학에 등록한 사람들을 상대로 사기를 쳤던 것처럼 이번에는 미국을 상대로 사기를 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후보는 클린턴 후보의 개인 이메일 계정 문제를 다시 문제 삼았는데요.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재임 시절 개인 이메일 계정과 서버를 이용한 것은 연방법을 어긴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클린턴 후보는 대선에 나설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죠. 그리고 오늘 (2일) 있을 클린턴 후보의 외교정책 연설 역시 거짓말로 가득할 것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대선 논쟁에 발을 들여놓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 (1일) 인디애나 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연설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트럼프 후보의 경제정책을 비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만약 여러분이 이번 선거를 여러분의 살림살이에 중점을 둔다면, 또는 근로자들을 위한 혜택이나 중산층의 소득 증대를 위해 나설 후보를 찾는다면, 또 이번 선거에서 신경 쓰는 문제가 경제라면 공화당의 논의는 완전히 어긋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어떤 후보는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고 멕시코와의 국경에 큰 벽을 설치하면 미국이 안전해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인종과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반목한다면 진전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트럼프 후보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트럼프 후보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난한 겁니다.
진행자) 오바마 후보가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는 누구를 지지하는지 밝혔나요?
기자) 아닙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 후보가 곧 명확해질 것이라고만 언급했을 뿐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클린턴 후보 측은 오바마 대통령이 머잖아 자신에 대한 지지를 선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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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해 미국인의 사망률이 10년 만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가 어제 미국인의 사망률과 관련한 예비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지난해 미국인 인구 10만 명당 729.5 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4년에는 723명이었는데요. 지난 2005년 이후 미국의 사망률이 증가한 것은 처음입니다.
진행자) 사망률 증가 요인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총기 사망이나 사고로 인한 부상, 약물 과다와 자살,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 고혈압,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약물 과다복용의 경우 지난 2014년엔 10만 명당 약 14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약 15명으로 늘었고요. 미국인의 주요 사망원인인 심장 질환의 경우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는데요.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아지지 않은 것 역시 수년 만에 처음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10년 만에 이렇게 미국인의 사망률이 증가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정확한 이유를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질병통제센터의 파리다 아메드 연구원은 미국의 사망률이 10년 만에 증가한 것은 특이한 현상이라며 2016년 통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망률 증가가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약물 과다나 자살, 알츠하이머 등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한 것은 미국인의 생활 방식이나 의료보건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의료비로 무려 3조 달러를 지출하고 있는데 아무리 일시적이라고 하더라도, 사망률이 증가했다는 건 뭔가 문제가 있다는 말이고, 그 문제가 무엇인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인이 이렇게 많은 금액을 의료비로 지출하고 있다는 말은 그만큼 치료방법이나 치료 약이 많기 때문이기도 할텐데요.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사망률이 과거보다 떨어진 건 사실이죠?
기자) 맞습니다. 예를 들어 1950년에는 영아사망률이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습니다. 그리고 전체 사망률도 당시는 10만 명당 1,446명이었으니까 지금보다 거의 2배나 높았죠.
기자) 그렇다면 인종이나 연령에 따라 사망률도 차이가 보였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이번 CDC 보고서는 예비 보고서로 질병 원인에 따른 사망률만 공개됐고요. 오는 12월에 성별과 인종, 지역과 나이에 따른 사망률이 담긴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따라서 최종 보고서가 나오고 나면 지난해 사망률 증가의 원인 역시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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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의 소비지출이 거의 7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미국 상무부가 지난 4월 미국인들의 개인 소비지출 통계를 발표했는데요. 전 달에 비해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1%가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월간 증가 폭이 줄곧 0.2% 미만에 머물렀던 것을 고려해 보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특히 1% 증가는 거의 7년 만에 최대 수준인데요. 그래서 앞으로 미국 경기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갖게 합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의 소비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쓸 돈이 많아졌다는 거니까 좋은 신호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개인 소비는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기 때문에, 지출이 늘었단 건 그만큼 경제 활동이 활성화된 것입니다. 또 개인소비지출이 늘었다는 건 일반 미국인들이 느끼는 경기도 나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개인들은 경기가 좋지 않을 것 같으면 지출을 줄이지 않습니까? 하지만 지난 4월에는 지출이 큰 폭으로 늘었으니까, 실제 체감 경기도 나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상무부의 소비지출 통계와는 엇갈리는 소비 지표도 나왔는데요. 소비자신뢰지수는 기대 수준을 밑돌았다고요?
기자) 미국의 비영리기구인 컨퍼런스보드가 매달 발표하는 소비자신뢰지수인데요. 지난달에 92.6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달보다도 낮아진 수치고,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인데요. 여기에 미국 전체는 아니지만, 중서부 지역 제조업체들의 경기 전망을 반영하는 시카고 구매자관리지수도 예상과 달리 떨어지면서,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보니까, 다른 나라들도 미국 경제 소식에 주목합니다. 특히 요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관심인데요. 엇갈린 경기 지표들이 금리 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미국은 경기 회복을 위해 오랫동안 초저금리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금리가 오르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얼마나 빨리 인상하느냐가 관건인데요. 소비자신뢰지수가 내려가기는 했지만, 연방 상무부가 발표한 소비지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금리 인상 결정이 곧 내려질 거란 관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빠르면 이번 달 열리는 관련 회의에서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릴 거란 예상도 있는데요. 미국의 금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결정합니다. 줄여서 연준이라고 부르죠. 연준의 재닛 옐런 의장은 지난달 한 행사에서, 여러 지표를 볼 때 미국 경기가 정체를 끝내고 상승세로 돌아섰다면서, 앞으로 몇 달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금리가 올라가면 다른 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칩니까?
기자) 미국의 금리가 올라가면, 신흥국은 투자 자본이 미국으로 빠져나가면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말 미 연준이 0~0.25%로 유지하던 기준금리를 0.25~0.5%로 인상하면서, 신흥국 자본 유입은 지난 몇 년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또한, 각국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응해서 금리를 올리는 경향이 있는데요. 자금 유출을 막고 자국 통화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섭니다. 이렇게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리면, 자국 내 경제 활동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겠죠. 이런 여러 이유 때문에, 각국이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북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가요?
기자) 북한은 미국은 물론이고 국제금융시장과의 거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중국 등을 통해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요. 미국의 금리가 올라가고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면, 상대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내려가면서 중국의 해외 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