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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동성혼 재판 '혼인 불인정'...한국민 10명 중 1명, 성인 자녀 부양


지난해 7월 영화감독 김조광수(왼쪽)와 레인보우팩토리 대표 김승환 씨가 서울서부지법에서 서울 서대문구를 상대로 낸 '가족관계등록 공무원의 처분에 대한 불복신청 사건' 첫 심문기일 심리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영화감독 김조광수(왼쪽)와 레인보우팩토리 대표 김승환 씨가 서울서부지법에서 서울 서대문구를 상대로 낸 '가족관계등록 공무원의 처분에 대한 불복신청 사건' 첫 심문기일 심리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서 첫 동성혼 재판이 열렸다고 하는데요. 법원이 동성간의 혼인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하지요. 오늘은 이 소식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기자) 미국 연방 대법원이 동성혼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고, 다른 몇 개 나라에서 동성간의 결혼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지금 한국 법체계 상으로는 동성간의 혼인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판결입니다. 이 소식의 중심인물은 지난 2013년 9월에 공개 결혼식을 열어 화제가 됐던 영화감독 김조광수(51)씨와 레인보우팩토리 대표 김승환(32)씨인데요. 결혼식을 하고 살고 있는 지역 구청에 혼인신고를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동성간의 혼인신고 합법화’를 요구하며 소송을 했었는데 오늘 소송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서울 서부지법은 시대적 사회적으로 혼인제도를 둘러싼 사정이 달라졌지만 지금 한국에서는 별도의 입법적 조치 없이 법률 해석만으로 동성 간의 결합을 ‘혼인’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결정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동성간의 결혼은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혼인’이 아니라 ‘결합’이라고 표현을 하는 군요?

기자) 당사자의 성별을 불문하고 애정을 바탕으로 일생의 공동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결합을 모두 ‘혼인’으로 확대 해석할 수는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시였습니다. 지금 한국의 법체계에서는 결혼이 남녀 간의 결함임을 전제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소수자의 권리 보호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사법의 역할을 감안하면 신청인들의 입장에 공감되는 부분은 있지만 별도의 입법이 없다면 동성간의 결합은 혼인으로 인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고요. 동성간의 결합을 혼인으로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는 일반 국민의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신중한 토론과 심사숙고를 거쳐 국회의 입법적 결단을 통해 결정할 문제라고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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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어제 이 시간에 부모부양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분석한 조사 결과를 소개해드렸었는데요. 오늘은 자녀 부양에 관한 소식이 있다고 하네요. 어떤 이야기입니까?

진행자) 미성년의 자녀를 부양하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자 역할입니다. 여기서 ‘자녀 부양’은 성인이 된 자녀가 부모와 함께 살면서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경우를 말하는데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8~9월, 전국 20~64살 남녀 1천명에게 물어본 결과 조사대상의 10%에 해당하는 102명이 부양하는 25살의 성인 자녀가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진행자) 25살이면 학교를 마친 나이인가요?

기자) 여성 25살은 대학을 졸업했거나 취직 또는 결혼을 했을 수도 있는 나이이고, 남성들의 경우는 군 제대를 하고 대학에 복학했거나 사회생활을 하고 있을 나이입니다. 조사결과 성인 자녀를 부양한다는 10%의 응답자들은 평균 4.13년, 길게는 6년 이상 성인이 된 자녀들의 경제적 지원까지 하는 부양을 하고 있었는데요. 부양하는 성인 자녀의 13% 정도는 기혼 상태였습니다.

진행자) 그렇지요. 결혼한 자녀와 같이 사는 것을 부양이라고 하지는 않을텐데, 지금 60대 이상의 세대는 부모 부양도 하고 성인자녀도 부양을 하고 있는 부담이 많은 세대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이비부머 시대에 태어난 사회 은퇴자층인 60대의 부담감이 상당해 보입니다.. 자신의 노후생활도 챙겨야 하고 부모 봉양을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아진 요즘 세대도 아닌데, 다 큰 자녀들 먹여 살려야 하는 부담도 갖고 있다는 것인데, 요즘은 독립했던 자녀들이 다시 부모 집으로 돌아오는 이른바 ‘리터루족'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진행자) ‘리터루족’... 정확하게 어떤 말인가요?

기자) 캥거루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돌아가다’는 뜻의 영어 ‘Retrun’과 아기 주머니를 배에 달고 있는 동물 캥거루 ‘Kangaroo’의 합성어로 된 신조어인데요. 그런 무리가 많다는 의미로 족(族)을 붙여 ‘리터루족’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또 다른 조사결과, 최근 5년 동안 부모에게 돌아온 자녀 세대가 4.2배나 늘어났다고 하는데요. 리터루족이 많아진 이유는 감당하기 힘든 주거비 문제에 육아문제까지 더해져 부모 집에 얹혀살겠다는 젊은 부부들이 많아진 것입니다. 한동안 인기를 없었던 중대형 아파트 수요가 많아지고 있고, 손자손녀를 돌보는 노인층의 황혼육아에 할머니+엄마를 더해 ‘할마’, 할아버지+아빠를 더한 ‘할빠’라는 말이 보통명사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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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은 세계 예술계에 이름을 올린 또 한 명의 주인공 소식입니다. 바이올린 만드는 명장이라구요?

기자) 올해 34살의 박지환씨입니다. 지난 15일 폴란드 포즈난에서 열린 제 13회 비에니아프스키 국제 바이올린 제작 콩쿠르’에서 1위와 2위 바이올린을 만들어낸 주인공으로 뽑혔습니다. 한 사람의 악기 제작자사 세계적 권위의 대회에서 1, 2위를 석권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한국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말 그대로 바이올린의 명장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군 요. 30대 나이에 그 유명한 ‘스트라디바리우스’ 같은 현악기처럼 자신의 이름을 걸고 악기를 만들 수 있는 장인의 대열에 올랐다는 것, 대단한 일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박지환 씨가 상을 받은 비에니아프스키 국제 바이올린 제작 콩쿠르는 1957년부터 5년마다 열리는 대회인데요.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열리는 또 다른 악기 명장을 뽑는 대회와 함께 세계적 권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에니아프스키 대회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것은 두번째인데요. 2011년에는 김민성씨가 한국인으로는 첫 우승을 했었고, 박지환 씨처럼 한 사람이 대회 1, 2위를 석권한 경우는 대회 전체를 통틀어 1972년과 1996년에 이어 세 번째라고 합니다. 한 달간의 제작 심사와 1주일에 걸친 소리 심사를 통과해 최종 우승작에 선정된 박씨의 바이올린은 소리가 열려 있고, 연주하기 좋으며 두텁고 힘 있는 고음에 풍부한 저음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박지환 씨는 이탈리아에 있는 스타라디바리우스 현악기 제작학교에서 공부를 했구요. 현지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바이올린 공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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