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는 탈북 대학생들과 한국 대학생들이 올 여름 워싱턴에서 미래 지도자 연수를 받습니다. 올해가 다섯 번째 인데 미래 남북 통일 시대의 인재를 양성하는 게 목표라고 주최측은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한미나눔운동’(KASM)과 한국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인 남북하나재단(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오는 7월 워싱턴에서 공동으로 제5차 리더십 프로그램(WLP)를 개최합니다.
한미나눔운동의 나승희 대표는 18일 ‘VOA’에 한국에서 선발된 탈북 대학생들과 한국 대학생들, 인솔자 등 15-20 여 명이 7월 2일부터 23일 까지 워싱턴과 뉴욕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나승희 대표] “통일 준비와 젊은이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입니다. 젊은이들이 좀 더 세계적 안목을 갖고 한반도란 주제가 어떻게 미국에서 이해되고 있는지, 또 미국이란 나라를 배우고, 주요 기관들 IMF 나 세계은행 견학과 강의를 통해 국제 기구 활동과 세계를 이해하려는 겁니다.”
탈북 대학생들과 한국 대학생들은 3주 동안 워싱턴의 세계은행과 IMF,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에서부터 우드로 윌슨센터 등 민간연구 단체들과 VOA 본사 등 언론사, 조지타운 대학 등 교육 기관 등을 방문해 책임자들로부터 직접 강의를 들을 예정입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탈북 대학생들을 선발해 파견하는 남북하나재단의 손광주 이사장은 ‘VOA’에 이 프로그램을 통해 탈북 청년들이 세계적 안목으로 자신이 통일의 주체임을 체감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손광주 이사장] “우리 남북하나재단의 역할은 탈북민들을 대한민국에 잘 정착시키고 그 것을 기초로 통일 준비를 하는 겁니다. 이런 목적으로 탈북 청년대학생들을 선발해서 세계 시민으로서의 안목을 키우고 통일을 준비하는 엘리트 리더십 프로그램을 하게 됐습니다. 우리 탈북대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 더욱 통일의 중요성을 느끼고 스스로가 통일을 준비하는 담당자임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연수에 참여하는 탈북 대학생들은 워싱턴 뿐아니라 뉴욕에 일주일 가까이 머물며 유엔본부와 여러 국제단체들을 견학하고 현지 관계자들과 다양한 주제로 토론할 예정입니다.
나 대표는 견학 뿐아니라 자원 봉사, 미국 젊은이들과 교류하는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며 지난 네 차례 연수를 통해 적지 않은 성과들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나승희 대표] “탈북 대학생들이 미국에 와서 자기 자신들의 능력을 재평가하고 도전하는 기회가 됐었습니다. 한국에 돌아가서 ‘아 나도 다시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겠구나’ 하는 자각을 했다는 거죠. 공부를 정말 더 해야겠다! 활동을 더 많이 해야겠다! 영어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 는 등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나 대표는 실제로 이 연수를 받은 학생들 가운데는 미국이나 한국 정부의 장학금을 받아 장기 유학생으로 미국을 다시 찾거나 미 단체에서 인턴을 하는 학생들도 여러 명 있다고 말했습니다.
손광주 이사장은 탈북 대학생들이 직접 선진국에 가서 자유민주주의의 흐름을 보고 배우는 게 북한의 재건과 인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손광주 이사장] “북한 체제는 전체주의 수령 독재체제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3대째 세습 독재를 이어가고 있는데, 사실 북한에서 주권은 2천 4백만 주민들에게 있는 게 아니고 김씨 패밀리에 주권이 있다고 보면 되는 것이죠. 그에 반해 탈북 대학생들은 자유,인권,민주주의 이런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절실히 잘 느끼고 있습니다. 세계 시민의 안목을 기르고 있는 것이죠. 또 미국이나 영국, 호주 등 선진국에 가서 그런 흐름을 직접 보고 몸으로 느끼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런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사회를 선진국으로 좋은 사회로 만들어가는 역할을 탈북 청년들이 하게 될 것입니다.”
나승희 한미나눔운동 대표는 과거 한국의 대구하나센터, 북한인권시민연합과 탈북 대학생 리더십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이번에 처음으로 남북하나재단과 손을 잡고 규모를 더 확대했다고 밝혔습니다.
나 대표는 최근 북한 김일성종합대 학생이 인터넷에 연결할 줄 몰라 쩔쩔매는 모습을 영국 ‘BBC’ 방송을 통해 보며 매우 안타까웠다며, 북한 대학생들을 직접 워싱턴에 초청해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날이 오길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