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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켄터키 경선 근소한 차이로 승리...오바마 행정부, 초과근무수당 수혜 대상 확대


미국 대선에 출마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경선 후보가 16일 켄터키 주 트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연설했다.
미국 대선에 출마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경선 후보가 16일 켄터키 주 트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연설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화요일(17일) 열린 켄터키 주 예비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9.11 테러 유족들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허용하는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한 소식, 또 미국 노동부가 초과근무수당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을 확대했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미국 대통령 선거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화요일(17일) 미국 중남부 켄터키 주와 서북부 오리건 주에서 예비선거가 실시됐는데요.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오리건 주에서는 많은 사람이 예상했던 대로 버니 샌더스 후보가 승리를 거뒀는데요. 켄터키 주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승부가 펼쳐졌습니다. 개표가 끝난 가운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46.8% 지지율을 보이면서, 46.3%를 얻은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을 근소한 격차로 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말 차이가 얼마 안 나네요. 격차가 0.5% 포인트 정도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약 2천 표 차이인데요. 지난밤 두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였고요. 한때는 두 후보 간의 표차가 126표 격차로 줄어든 적도 있습니다. 선거 관리들이나 언론은 아직 승자를 확정해 발표하지 않았습니다만, 클린턴 후보 측은 이미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화요일밤(17일) 인터넷 단문 사이트인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켄터키 주에서 승리했다”며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후보 측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재투표를 요청하진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화요일밤(17일) 캘리포니아 주에서 열린 집회에서 마지막 한 표까지 선거 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습니다. 샌더스 후보의 연설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샌더스 후보] “let me also take this opportunity to say a word…"

기자) 먼저 켄터키 주 유권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는데요. 켄터키 주는 지난 2008년에 클린턴 후보가 당시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25만 표 차이로 물리친 곳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런 곳에서 클린턴 후보와 대의원 수에서 동률을 보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은 한 주의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에게 대의원을 몰아주는 게 아니라, 지지율에 따라서 나눠주는데요. 두 후보의 지지율이 워낙 비슷하니까, 켄터키 주에서 대의원을 똑같이 받게 됐나 보군요.

기자) 맞습니다. 켄터키 주에는 대의원 55명이 걸려 있는데요. 일단 샌더스 후보와 클린턴 후보가 각각 27명씩 받게 됐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화요일(17일) 연설에서 켄터키 주의 폐쇄형 경선 방식에 대해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는데요. 폐쇄형이라고 하면, 한 정당에 소속된 당원만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말합니다. 샌더스 후보는 무소속 유권자들 사이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켄터키 주는 폐쇄형 선거였기 때문에 무소속 유권자들은 투표할 수 없었던 거죠. 화요일(17일) 서북부 오리건 주도 경선을 치렀는데요. 샌더스 후보가 승리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샌더스 후보가 55% 대 46%, 거의 10%에 가까운 지지율 격차를 보이면서 손쉽게 승리를 거뒀습니다. 그러면서 대의원 28명을 챙겼는데요. 클린턴 후보도 오리건 주에서 대의원 24명을 추가했습니다.

진행자) 5월 들어서 클린턴 후보가 계속 샌더스 후보에게 패했는데요. 그래서 켄터키 주에 특히 공을 들이지 않았습니까? 켄터키 주에서 승리해서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 노력이 효과가 있었는지, 근소한 차이지만 켄터키 주에서 승리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실 켄터키 주에서 진다고 해도 경선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합니다. 워낙 대의원 수에서 클린턴 후보가 앞서 나가고 있기 때문이죠.

진행자) 각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미국 경선 과정에서는 각 주에서 승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의원을 몇 명이나 챙기느냐가 더 중요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으려면, 전체 대의원의 과반수인 2천383명이 필요한데요. AP 통신 집계를 보면, 앞으로 클린턴 후보는 92명만 더 모으면 되는 상황입니다. 캘리포니아 주 등 6개 주가 경선을 치르는 6월 7일에는 클린턴 후보가 과반수 대의원을 충분히 확보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후보는 어떻습니까? 전혀 가망이 없나요?

기자) 이변이 일어나진 않는 한 힘듭니다. 앞으로 6개 주와 워싱턴 디시, 미국령 버진군도,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경선이 남아있긴 한데요. 모두 85% 이상 높은 지지율로 승리해야만, 클린턴 후보를 앞설 수 있습니다. 이건 매우 힘든 일인데요. 샌더스 후보가 그렇게 높은 지지율로 승리한 건 지역구인 버몬트 주 경선 때뿐이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사실상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상황인데요. 그래도 경선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화요일(17일) 오리건 주 예비선거가 있었는데요. 다른 후보들이 모두 사퇴한 가운데 트럼프 후보가 67% 지지를 받으면서 승리했습니다. 켄터키 주는 지난 3월에 이미 공화당 예비선거를 치렀는데요. 역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화요일(17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 제1위원장과 만나, 북한 핵 문제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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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화요일(17일) 미국 연방 상원에서 9.11 테러와 관련한 법안이 통과됐는데요. 이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네, 이 법안의 정식 명칭은 ‘테러 행위 후원자들에 대한 정의 실현(JASTA)’ 법안인데요. 명칭 그대로 테러 행위를 후원한 단체나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걸 수 있게 하는 법안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요 대상인데요. 연방 상원은 이날(17일) 이런 내용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진행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이 법안의 주요 대상이라고 하셨는데, 왜 그렇습니까?

기자) 네, 사우디아라비아가 9.11 테러를 후원했다는 의혹 때문입니다. 이번에 상원을 통과한 법안은 9.11 테러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나 관리들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걸 수 있게 허용하는 게 골자인데요. 9.11 테러는 지난 2001년 9월 11일에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를 말하죠.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알카에다 소속 테러범들이 비행기를 몰고 뉴욕 세계무역센터 건물과 워싱턴 교외 국방부 건물에 충돌해 약 3천 명이 숨졌습니다.

진행자) 9.11 테러범 19명 가운데 15명이 사우디 국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죠?

기자) 맞습니다. 그동안 이들 테러범이 사우디 왕실로부터 재정적인 후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습니다. 지난 2004년에 9.11 조사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사우디 정부가 9.11 테러와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와 관련해서 9.11 테러 보고서 가운데 비공개로 규정돼 있는 28쪽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28쪽에 사우디 정부와 9.11 테러 연관성을 보여주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우디아라비아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사우디아라비아는 9.11 테러와 관계가 없다고 계속 부인해 왔고요. 이런 법안이 통과될 경우, 7천5백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내 투자자본을 회수할지 모른다고 위협했습니다.

진행자) 상원과 하원, 양원제인 미국에서는 법안이 한 곳만 통과해서는 의미가 없고요. 상, 하원을 모두 통과해야 하는데요. 하원에서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11월에 하원에서도 같은 내용의 법안이 나오긴 했는데요. 아직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앞서 이 법안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법안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행정부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일찍부터 이 법안에 대해서 반대 의사를 나타냈고요. 이 법안이 상, 하원을 모두 통과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법안이 통과될 경우, 외국에서 미국인들이 여러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건데요.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에서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기 때문에, 껄끄러운 관계가 될 것을 우려해서란 분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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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노동자들의 초과근무수당에 대한 새로운 노동 규정을 발표했다고요?

기자) 미국 연방 노동부가 수요일(18일) 새 노동규정을 확정해서 공식 발표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노동자들의 초과근무수당에 관한 것인데요, 새 규정이 시행되면 초과근무수당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많이 늘어납니다. 당연히 노동자들은 반기고 있지만, 부담이 커지게 된 고용주들의 반발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초과근무수당에 대한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요. 노동자가 일을 초과로 했을 때 받는 수당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어로는 ‘오버타임 페이’라고 부르는데요. 노동자가 정해진 시간보다 더 일했을 때, 고용주가 추가로 수당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초과근무수당 지급을 법으로 정해 놓은 건,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일 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진행자) 새 규정이 시행되면 초과근무수당 수혜 대상이 크게 늘어날 예정이라고요?

기자) 기존의 관련 규정에서는 초과근무수당을 받을 수 있는 노동자의 연봉 상한선이 2만3천660달러인데요. 새 규정은 이를 4만7천476달러까지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당장 초과근무수당 수혜 대상이 420만 명 정도 늘어날 예정입니다. 미국 노동법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주당 노동시간인 40시간을 초과한 노동에 대해서는 시간 당 평균 임금의 1.5배를 초과근무수당으로 받습니다.

진행자) 기존의 연봉 상한 기준은 2만3천660달러라고 했는데, 미국 노동자들의 일반적인 임금 수준을 고려하면 어떻습니까? 많이 낮은 건가요?

기자) 네, 낮은 겁니다. 미 노동부 통계에서 지난해 미국 정규직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이 연간 약 4만2천 달러였으니까요. 지금 상한선은 매우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왜 이렇게 낮게 잡은 건가요?

기자) 미국에서 연방법으로 주 40시간 노동제와 초과근무수당제가 도입된 것이 지난 1975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물가와 임금은 올라갔지만, 초과근무수당 연봉 상한선은 그만큼 상향 조정되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1975년 당시 전체 노동자의 60%가 넘던 초과근무수당 수혜 대상은 현재 7%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상한선을 크게 인상하는 규정이 확정된 건데요. 2만3천660달러이던 기존 상한선을 4만7천476달러로 2배 올리면서, 초과근무수당 수혜 대상도 전체 근로자의 35% 수준으로 다시 늘어날 거라는 게 노동부의 발표 내용입니다.

진행자) 언제부터 새 규정이 시행에 들어갑니까?

기자) 오는 12월 1일에 발효될 예정입니다. 한편 백악관도 입장을 밝혔는데요. 초과근무수당 확대로 임금이 늘어나고 중산층이 강화될 것이라면서, 미국인들의 삶의 질 향상과 내수 진작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내수 진작이라면, 국내 소비를 늘리겠다는 말이죠. 노동 운동가들은 초과근무수당은 단순히 임금을 더 받는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하는데요. 고용주들은 40시간 이상 일을 시키고 초과수당을 주거나, 아니면 정해진 시간만큼만 일을 시켜야 하죠. 따라서 노동자 입장에서는 일 외에 가정처럼 개인의 삶에 투자할 여유가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앞에서 부담이 커지게 된 고용주들의 반발도 나오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이번 조처에 대한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미 노동부는 새 규정이 시행되면 앞으로 10년간 120억 달러 규모의 임금 상승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고용주들의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란 겁니다. 또한, 40시간이라는 근무 시간 제한이 노동자들의 노동의욕을 오히려 떨어뜨릴 거라면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또 고용주들이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노동자들의 근무 강도를 높이거나, 월급제 노동자를 시급제로 전환하면서, 오히려 노동자들의 부담이 커질 거란 우려도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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