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지구촌 곳곳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장장 22시간에 걸친 토론 끝에 브라질 상원에서 대통령 탄핵 심판안이 가결돼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습니다. 미군의 공습 등으로 ISIL의 자금이 많이 소실됐으나, 이들의 ‘돈줄’은 아직 탄탄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 재무부 고위관계자가 밝혔습니다. 미국과 북대서양 조약기구, 나토가 루마니아에 미사일 방어시스템, MD를 실전 배치했습니다.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브라질에서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논쟁이 뉴스의 중심이었는데, 결국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군요.
기자) 네. 브라질 상원은 현지 시각으로 오늘(12일) 새벽에 속개된 본회의에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심판 개시를 촉구한 상원 특별위원회 의견서를 채택했습니다. 전체 상원의원 81명 가운데 과반인 55명이 의견서 채택에 찬성했고, 반대는 22명에 머물렀습니다. 찬성표가 상대적으로 많았습니다만, 이번 표결을 처리하기 위한 브라질 상원의 전체회의는 전날 시작돼 자정을 넘긴 뒤 22시간 동안 이어졌을 정도로 진통이 계속됐습니다.
진행자) 호세프 대통령이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건 아니죠?
기자)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중으로 상원의 탄핵 심판 개시안 가결 사실을 공식 통보 받습니다. 이는 곧 대통령 직무 정지를 뜻하는데요.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서, 국방· 외교 등 국정 전반을 담당하게 됩니다. 탄핵 심판 절차가 진행될 최대 6개월의 시간 동안 브라질에서는 대통령 권한대행 체재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진행자) 브라질이 요즘 경제 위기와 부정부패 등으로 사회가 혼란스럽다고 하는데, 게다가 올여름에 리우에서 올림픽도 열리잖아요? 이런 산적한 과제를 감당하게 된 브라질 대통령 권한 대행은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브라질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될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은 일단 중도 성향으로 분류됩니다. 브라질은 지금 대통령 탄핵 심판이라는 중대한 정치적 이벤트를 맞은 상황이라, 혼란이 가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쪽으로 치우친 정책을 추진하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친화적인 정책으로 일단 국내외적인 열기를 식히고, 안정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국정을 꾸려나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테메르 부통령 자신과, 테메르 부통령이 이끄는 브라질 민주운동당(PMDB)도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 비리 스캔들 등 부패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처지라, 브라질 정국은 여전히 안개에 싸여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럼 호세프 대통령 탄핵심판으로 다시 돌아가서요, 최종 탄핵이 결정되기까지 어떤 절차가 남아있습니까?
기자) 최장 6개월 동안 진행될 수 있는 탄핵 심판 절차를 거쳐, 브라질 상원은 연방 대법원장이 주관하는 전체회의를 다시 엽니다. 여기서 전체 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 즉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최종적으로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고,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이 경우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2018년까지 호세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채우게 됩니다.
진행자) 결국 호세프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까요?
기자) 당초 경기 불황과 부패 등에 대한 브라질 국민의 분노가 치솟은 상황이어서 호세프 대통령은 최종적으로 권좌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서방 언론의 예측이었는데요. 브라질 현지 언론의 분석은 다릅니다. 이제 탄핵심판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에도 현지 언론은 대통령 탄핵이 최종적으로 결정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는데요.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의 분석에 따르면 상원의원 81명 가운데 오늘 탄핵심판절차 개시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55명으로, 탄핵 심판 최종 투표 가결 요건, 전체의 3분의 2인 54명보다 불과 1명이 많습니다. 의원 한두 명의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에 따라 마지막 결과는 뒤집어질 수 있는 거죠.
진행자) 브라질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린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표면적인 이유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측이 지난 2014년 대통령 재선 선거운동 당시 회계 적자를 감추기 위해 비인가 대출을 받았다는 혐의에 기초합니다. 이게 대통령 탄핵 감인지에 대해서는 이론이 있었지만, 앞서 말씀 드린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 비리 스캔들을 비롯한 다양한 부패 의혹에 호세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줄줄이 연루돼 있어서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진행자) 호세프 대통령 측은 이번 탄핵심판 개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놨습니까?
기자)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정부측 변호인을 맡는 호세 에드아르도 카라도조 법무장관, 현지에서는 주제 에드아르두 카르도주라고 부르는데요, 이 분은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호세프 대통령이 법정 투쟁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탄핵 조치가 부당하기 때문에 탄핵 소추 절차를 원천 무효화시키거나, 최소한 최종 탄핵심판이 부결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것이 호세프 대통령 측의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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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동으로 가보죠. ISIL의 ‘돈줄’이 마르고 있다는 소식.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IL의 자금원에 대한 잇따른 미군의 공습 등으로 ISIL의 조직이 경제적으로 위축되고 있다고, 미국 재무무 고위 관리가 수요일(11일) 밝혔습니다. 다니엘 글레이저 미 재무부 부차관은 이날 “ISIL이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고 밝히고 “이는 연합군의 지속적인 노력에 따른 결과”라고 미국이 주도하는 ISIL 자금원 파괴 작전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ISIL의 자금원 가운데, 구체적으로 어떤 게 얼마나 파괴된 겁니까?
기자) 미 재무부의 테러 자금정보국이 파악한 데 따르면, ISIL은 자체확보하고 있는 원유 생산 시설 등을 통해 한해 5억 달러까지 돈을 모아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무부 측은 이 같은 ISIL의 원유 관련 수입이 최근 절반 수준인 연 2억 5천달러까지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군의 시설 공습이 국제유가 하락과 맞물려 이런 결과를 빚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진행자) 수입이 급격히 줄어들면, ISIL의 활동도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되겠군요?
기자) 자금원이 상당수 파괴됐지만, ISIL은 아직 상당한 양의 활동자금과 자금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미 당국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보 당국 관계자는 이날 VOA와의 인터뷰에서 “ISIL이 (경제적인 면에서)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것은 명확하다”면서 “(자금원 파괴가) 신병 모집과 활동 공간 확보 등 다양한 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다니엘 글레이저 미 재무부 부차관보는 “그들이 아직 상당히 많은 돈을 보유하고 있다”며 “아직 우리가 승리의 여유를 만끽할 상황은 아닌 게 확실하다”고 경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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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이 옛 소련의 위성국가였던 동유럽의 루마니아에 미사일 방어체계를 실전 배치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이 동유럽 루마니아에 구축을 추진해온 이지스 미사일방어체계(MD)가 곧 전력화한다고 오늘(12일) 영국 방송 BBC가 보도했습니다. 조만간 미군 당국자와 옌스 슈톨텐베르크 사무총장 등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루마니아 남부 데베셀루 나토 기지에서 이지스 MD 실전 배치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동유럽 지역에서 전력화되는 미사일 방어체계라서, 러시아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 같은데, 무얼 상대로 설치한 건가요?
기자) 미군 측은 이 시설에 대해 중·단거리 미사일, 특히 중동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프랭크 로즈 미 국무부 군비통제 차관보는 이와 관련해서 “러시아는 (이 미사일 방어체계가) 자국을 겨냥한 것으로, 자국의 전략적 핵 억지에 대한 위협이라며 거듭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진실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나토는 미사일 방어체계가 러시아의 전략적 억지 능력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그런 능력도 있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는 겁니다. BBC 방송은 미군이 레이더와 SM-2 요격미사일 1개 포대를 갖춘 이지스 MD 구축을 위해 지난 2013년 이래 8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여기에 대해서 러시아는 뭐라고 했나요?
기자) 러시아 외교부는 루마니아에 배치된 미사일 방어체계가, 1987년 미국과 옛 소련 사이에 체결된 ‘중단거리 핵미사일 폐기 조약’(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 위반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이 조약은 사거리 500~5천500km의 지상 발사 탄도 및 순항 미사일의 보유와 실험, 배치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측은 미국과 나토의 이번 조치를 자국에 대한 안보 위협으로 간주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주장의 근거는 뭔가요?
기자) 러시아 외교부 군축담당 책임자인 미하일 율리야노프는 수요일(11일) “미국의 MK-41 발사대는 요격미사일뿐만 아니라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요, “전략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나토의 이번 결정은 해롭고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오늘(12일)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네. 5월 12일 밤에 보내드린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