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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달러 속 새 인물 해리엇 터브먼


19세기 흑인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 (자료사진)
19세기 흑인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 (자료사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최근 미국 재무부가 19세기 흑인 인권운동가인 해리엇 터브먼을 20달러 새 지폐의 앞면에 새겨질 인물로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해리엇 터브먼은 미국 역사상 지폐에 등장하는 최초의 흑인이자, 여성으로서는 1백여 년 만에 처음 등장하는 인물이 됐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해리엇 터브먼이라는 인물이 누군지 살펴보겠습니다.

[녹취: 미국 흑인 여성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I love it, I think that’s the best choice…”

지금 듣고 계신 목소리의 주인공, 미국의 아주 유명한 흑인 여성 방송인인 오프라 윈프리입니다. 20달러 새 지폐에 들어갈 인물로 해리엇 터브먼이 선정됐다는 소식에 이렇게 환호성을 지르면서 기뻐하네요. 윈프리는 해리엇 터브먼을 선정한 건 최고의 선택이자 미국을 위해 잘한 선택이라며 감격해 했습니다.

[녹취: 오프라 윈프리] “Now people that didn’t even know who she was are going to …”

윈프리는 이제 해리엇 터브먼이 누군지 몰랐던 사람들도 그녀가 누군지 알게 될 거라고 말했는데요. 아닌 게 아니라 해리엇 터브먼이 20달러 지폐에 들어갈 인물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이 해리엇 터브먼이 도대체 누굴까 더 궁금해하기도 하고 더 자료도 찾아보고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물림받은 노예 신분”

해리엇 터브먼은 미국 메릴랜드 주의 한 농장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많은 노예가 그랬던 것처럼 해리엇 터브먼이 언제 태어났는지는 정확하지 않은데요. 1822년을 전후로 해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리엇 터브먼의 조부모는 아프리카에서 강제로 노예로 끌려온 사람들이었다는데요. 역시 정확히 아프리카 어딘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해리엇 터브먼은 그러니까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이어 노예 3세대인 셈입니다. 대부분의 역사학자는 해리엇 터브먼이 겨우 6살 정도부터 부모와 떨어져 노동과 착취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당했던 상습적인 구타와 폭행의 후유증은 외상은 물론이고 내면에 깊은 상처를 남겨 평생 그녀를 따라다니며 고통스럽게 했다고 합니다. 해리엇 터브먼의 원래 이름은 아라민타 헤리엇 로스였는데요. 1844년에 노예신분에서 풀려난 흑인 남성 존 터브먼과 결혼하면서 남편 성을 따서 해리엇 터브먼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습니다.

“자유에 대한 자각과 탈출”

현재 메릴랜드주 케임브리지라는 지역에는 해리엇 터브먼을 기리는 조그만 기념관이 있는데요. 해리엇 터브만 기념관 관장인 도널드 핀더 씨는 대부분의 노예처럼 해리엇 터브먼도 유년 시절에는 글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해리엇 터브먼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노예제도였다고 하는데요.

[녹취: 도널드 핀더 해리엇 터브먼 기념관 관장] “There were a few fundamental things that Harriot Could not understand….”

어떤 사람은 자유로운데, 누구는 날 때부터 노예라는 신분을 갖고 태어나 노예로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거죠. 이 무렵 미국은 흑인 노예들의 노동력을 기반으로 하는 남부 농장 지역과 흑인 노예제도에 반대하는 북부 공업 지역으로 갈라지면서 북쪽에서는 흑인들의 자유를 보장하는 지역이 느는 추세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흑인 노예가 자유를 찾아 북쪽으로 도망쳤는데요. 해리엇 터브먼도 두 번이나 탈출을 시도했다가 실패했습니다.

그러다 27살쯤 됐을 때 당시 흑인 노예들의 탈출을 돕던 비밀 조직망, 이른바 ‘지하철도’의 한 조직원을 만나 1849년 마침내 동북부 지역인 필라델피아로 도망쳐 자유를 얻는 데 성공합니다.

“가장 위대한 지하철도 차장 ”

해리엇 터브먼의 위대성은 혼자만 도망쳐 자유를 누리는 데 그치지 않고 가족과 친지를 비롯해 다른 많은 흑인 노예의 탈출을 도운 인권 운동가로 변신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해리엇 터브먼은 필라델피아에 도착한 이듬해부터 무려 18차례 이상 남쪽으로 내려가 노예들의 탈출을 도왔습니다.

이때 해리엇 터브먼이 이용한 게 바로 ‘지하철도’입니다. ‘지하철도’라고 하면 혹 지하에 연결된 철도 같은 것을 떠올리실 수도 있는데요. 지하나 철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요. 앞서 잠깐 말씀드린, 당시 남쪽에 있는 흑인 노예들을 북부 주, 멀리는 캐나다까지 탈출시켜주던 전국적인 비밀 조직망을 말합니다. 이들은 백인 노예주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철도 용어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가령 중간에 흑인 노예들을 숨겨주는 집을 간이역, 흑인 노예들의 탈출을 돕는 사람을 ‘차장(conductor)'이라고 했는데요. 해리엇 터브먼은 아주 유능한 지하 철도 차장이었다고 합니다.

[녹취: 도널드 핀더 해리엇 터브먼 기념관 관장] " she was 100% successful, so if Harriet decided to take you out..”

해리엇 터브먼 기념관의 핀더 관장은 해리엇 터브먼은 누군가를 탈출시키기로 마음먹으면 반드시 성공해냈다면서 1백 퍼센트 성공률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대 유대인들을 이집트에서 탈출시킨 기독교의 영웅 모세라는 별명도 이때 얻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그건 목숨을 건 위험한 여정이었죠. 지하철도를 통해 탈출하는 흑인 노예들이 늘면서 백인 노예주들의 분노가 이루 말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해리엇 터브먼은 죽음도 불사하고 계속 흑인 노예들의 탈출을 도왔습니다.

남북전쟁 전까지 해리엇 터브먼이 탈출시킨 흑인 노예들은 약 70명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일설에는 300명이 넘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특히 남북전쟁 당시에는 해리엇 터브먼의 활약으로 700명 넘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흑인 노예들이 자유를 찾기도 했습니다. 터브먼은 남북 전쟁이 끝나고도 흑인들의 인권과 여성 참정권을 위해 싸우다 91세까지 살다 영면했습니다.

“새 지폐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응”

해리엇 터브먼이 20달러 지폐 앞면에 들어갈 새로운 인물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미국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요?

[녹취: 백인 중년 여성] “I’m delighted that Harriet Tubman will be on the 20 dollar bill, It is about time for women..”

이 백인 중년 여성은 이제 미국 달러화 지폐에 여성이 등장할 때도 됐다며 특히 해리엇 터브먼처럼 소수계, 흑인 여성이 선정돼 아주 기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녹취: 제리 세인펠드] “that’s great,that’s very good choice, I was waiting to hear…

유명한 희극인이자 배우인 제리 세인페드 씨도 굉장히 좋은 선택이라며 반가워했는데요. 제리 세인페드 씨는 유대계 혈통을 가진 사람입니다.

[녹취: 미국 중년 남성]" I am not in favor of Andrew Jackson being replaced on the 20 dollars bill..."

이 백인 중년 남성은 미국의 7대 대통령인 앤드루 잭슨 대신에 해리엇 터브먼을 20달러 지폐에 있게 하는 건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남성은 해리엇 터브먼을 아주 존경하고, 그녀가 미국을 위해 한 모든 행동에 대해서도 경의를 표하지만 전통은 전통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현재 미국 공화당 경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나 일부 보수주의자들도 20달러 인물 교체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녹취: 흑인 청소년]" she is going to my American Hero...."

하지만 이 흑인 여학생은 해리엇 터브먼은 이제 자신의 영웅이 될 거라면서 해리엇 터브먼을 20달러 지폐에 볼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해리엇 터브먼의 얼굴이 들어간 20달러 지폐의 최종 도안은 2020년에 공개될 예정이고요. 실제 통용은 2030년경에나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흑인 여성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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