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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북한 식당들, 심각한 운영난


중국 접경 도시 단둥의 북한 식당. (자료사진)
중국 접경 도시 단둥의 북한 식당. (자료사진)

중국 내 북한 식당들이 주요 고객이던 한국 손님이 끊기면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도시에서는 중국 정부가 대북 압박의 일환으로 취업비자 연장을 엄격히 규제해 북한 식당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연변한국인회 안영철 회장은 7일 ‘VOA’에 연길에 있는 북한 식당 5 곳이 한국 손님이 끊기면서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영철 회장] “북한 식당은 한 5 곳이 있는데 상당히 (손님이) 떨어졌습니다. 영 안 가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한국 사람들이 발길을 딱 끊었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이후 한국 정부가 북한 식당 이용 자제를 권고한 뒤 현지 한인들과 여행사들이 북한 식당을 거의 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안 회장은 “북한 식당의 손님 가운데 한국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상시에는 30-40%, 백두산 관광객이 몰리는 여름에는 최고 80%에 달하기 때문에 타격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연길의 모든 북한 식당이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안영철 회장] “전부 전멸이라고 봐야지요.
[기자] “전부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안영철 회장] “네 네 그렇습니다.

중국 동북3성 최대 도시인 선양의 북한 식당들도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양한국인회 박영완 회장은 7일 ‘VOA’에 지난 2월부터 북한 식당 이용 자제운동을 펼치면서 식당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영완 회장] “저희가 발간하는 소식지에 북한 식당을 출입하지 말자고 촉구했고요. 행사 때마다 항시 안내하고 있습니다. 지금 얼마나 타격을 받았는지 저희가 직접 가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힘든 것 같아요. 북한 식당들이.”

박 회장은 한인 밀집지역인 시타 (서탑)에 10여개를 포함해 총 30여 개의 북한 식당이 선양에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선양의 북한 식당 손님들은 한국인 보다 중국 한족들이 더 많아 폐업 위기에 처한 다른 도시보다는 사정이 좀 더 나을 수 있다고 박 회장은 밝혔습니다.

하지만 중국 내 북한 식당들 대부분은 한국 정부의 이용 자제 권고 이후 심각한 운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KBS’ 방송은 7일 북-중 접경도시인 단둥의 북한 식당 15 곳 가운데 3 곳이 최근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선양의 금평양관, 연변의 아리랑식당도 최근 문을 닫고 종업원이 철수했다고 전했습니다.

‘KBS’는 특히 강력한 대북 제재의 영향으로 현지인들도 북한 식당 이용을 꺼리고 있다며, 동북3성의 북한 식당 64곳 중 10%인 6 곳이 최근 폐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식당의 잇단 폐업에는 중국 당국의 대북 제재도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7일 ‘VOA’에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2270호 채택 이후 중국 정부가 북한인들의 취업비자 연장을 많이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과거에는 전문기술이 없는 북한인들에게도 취업비자를 발급, 연장하는 등 눈감아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원칙을 엄격히 적용해 결격자들에게는 비자 연장을 거부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종업원들이 비자 연장을 받지 못하고, 결격자는 아예 입국 금지를 당해 북한 식당들이 문을 닫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과거에도 북한이 말썽을 부리면 종종 이런 방식으로 압박했다며, 이런 방침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각 기관에 대한 외화벌이 할당량이 높아지면서 경쟁도 치열해져 해외에 북한 식당 수가 급증했었습니다.

한국 당국은 해외 북한 식당이 지난해 말 현재 12개 나라에 130여 개에 달하며, 연간 총 수 천만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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