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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54년만 문민정부 출범...브라질 대통령 탄핵 위기


30일 미얀마 네피도 국회에서 거행된 대통령 취임식에서 틴 쩌 신임 대통령(왼쪽)과 테인 세인 대통령이 나란히 앉아 있다.
30일 미얀마 네피도 국회에서 거행된 대통령 취임식에서 틴 쩌 신임 대통령(왼쪽)과 테인 세인 대통령이 나란히 앉아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VOA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얀마에서 50여 년 만에 첫 민간인 출신 대통령이 탄생했습니다. 브라질 최대 정당이 연립정부 탈퇴를 선언하면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 자살폭탄테러로 7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파키스탄에서 나흘째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얀마가 50여 년 만에 드디어 문민정부 시대를 맞았군요.

기자) 네, 지난 15일 미얀마 의회에서 선출된 틴 쩌 대통령 당선자가 오늘(30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미얀마의 9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습니다. 이로써 미얀마에서 54년 만에 출범하는 문민정부를 이끌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는데요. 미얀마 전통 의상을 입은 틴 쩌 대통령은 헌법을 손에 들고 미얀마의 헌법을 수호하고 미얀마 공화국과 국민에게 충성할 것을 엄숙히 다짐한다며 신임 대통령의 각오를 다졌습니다.

진행자) 오늘 부통령들도 취임식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5일 의회에서 있었던 대통령 선거에는 모두 3명의 후보가 출마했는데요. 미얀마는 대통령 1명에 부통령 2명인 체제입니다. 틴 쩌 대통령이 전체 652표 가운데 절반이 넘는 360표를 받았고요. 군부가 추천했던 민트 스웨 후보가 두 번째로 많은 표를 얻어서 제1 부통령에, 그리고 소수계인 샨족 출신의 헨리 밴 티유 후보가 제 2 부통령에 당선됐었습니다. 오늘 두 사람은 틴 쩌 대통령과 함께 나란히 취임 선서를 하고 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총선에서는 패배했지만 전체 의석의 4분의 1과 핵심 각료직을 맡도록 한 헌법 규정에 따라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진행자) 틴 쩌 신임 대통령, 어떤 인물인지 잠깐 소개하고 갈까요?

기자) 네, 올해 69살로 아웅산 수치 여사보다는 1살 적습니다. 아웅산 수치 여사와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했고요, 두 사람 다 비슷한 시기에 영국에서 공부했습니다. 틴 쩌 대통령의 아버지는 미얀마의 국민 시인으로 불리는 민 투운인데요. 아버지 민 투운도 1990년 총선 당시 아웅산 수치 여사와 함께 민주주의민족동맹을 이끌었던 인물입니다. 틴 쩌 대통령은 이런 인연으로 줄곧 아웅산 수치의 최측근이었고요, 아웅산 수치 여사가 가택 연금에서 해제된 후에는 비서 겸 운전기사 역할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문민정부의 출범과 함께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거취가 과연 어떻게 될지 많은 사람이 주목했었는데요. 수치 여사는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수치 여사는 외국 국적 자녀를 둔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군부가 만들어 놓은 헌법 조항에 따라 대통령에 출마할 수 없었는데요. 하지만 사실상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실권자이죠. 널리 예상했던 대로 외무장관으로 입각이 확정됐습니다. 수치 여사는 하지만 외무장관 외에도 대통령실, 전력에너지부, 교육부 등 4개 부처 장관까지 겸직하기로 해 아주 폭넓게 국정에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래서 틴 쩌 신임 대통령이 수치 여사의 대리 대통령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헌법으로 대통령 출마가 막히자 아웅산 수치 여사는 헌법 조항을 고치거나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기 위해 군부와의 협상에도 나섰지만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대신에 자신의 최측근인 틴 쩌를 대통령 후보로 지명했고요, 틴 쩌 후보가 민주주의민족동맹 의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겁니다. 아웅산 수치 여사는 앞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지 못하더라도, 집권당 지도자로서 국정에 관여할 것이라고 자주 밝혀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각에서는 각료 인선과 관련해 벌써부터 삐걱거린다는 소리도 있던데요.

기자) 네, 18개 부처 장관과 14곳의 주지사 인선을 둘러싸고 자격 부족 논란, 그리고 소수 민족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틴 쩌 대통령은 지난 28일 주지사 인선 명단을 발표했는데요. 그런데 주지사들이 모두 NLD 당 소속 의원들이어서 다른 정당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고요. 또 장관 지명을 놓고서도 논란이 나오고 있는데요. 일부 장관 지명자들의 학력 위조 의혹이 제기되면서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인물을 선출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번에는 대통령이 되지 못했지만, 앞으로 대통령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민주주의민족동맹 대변인도 결국은 아웅산 수치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틴 쩌 대통령 5년 임기 중에 개헌을 해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대통령이 되도록 추진할 거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틴 쩌 대통령도 취임식에서 비슷한 언급을 했다고요.

기자) 네, 틴 쩌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헌법을 개정할 지는 밝히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군부에서 만든 헌법을 민주주의 기준에 맞게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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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브라질로 가보겠습니다. 브라질 정국이 요동치고 있군요.

기자) 네, 브라질 민주운동당이 화요일(29일) 연립정부에서 탈퇴하면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입지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브라질 민주운동당은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이끌고 있는데요. 하원 513석 가운데 69석, 상원 81석의 18석을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 최대 정당입니다. 브라질 민주운동당은 이날 간단하게 회의를 갖고 만장일치로 연정탈퇴를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각료들도 사퇴한다고요.

기자) 네, 테메르 부통령을 포함해 현 정부에는 모두 7명의 각료가 브라질 민주운동당 소속인데요. 이들 7명과 함께 소속당의 다른 정부 고위 인사들도 모두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습니다. 앞서 테메르 부통령은 현재 논란의 중심에 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만나 연정탈퇴를 예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되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건가요?

기자) 그럴 전망입니다. 민주운동당 지도부는 앞서 연정에서 탈퇴하면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할 거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브라질의 대통령 탄핵은 연방 상하원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요. 만일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면 테메르 부통령이 정권을 이어받아 2018년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남은 임기를 채우게 됩니다.

진행자) 호세프 대통령이 그냥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이야기군요.

기자) 맞습니다. 호세프 대통령은 자신을 탄핵하려는 것은 보수파 기득권 세력이 정권을 잡기 위한 쿠데타이자 헌정을 어지럽히는 행위라며 강력히 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호세프 대통령은 한 때 국민에게 최고의 지지를 받았는데요. 이렇게 탄핵 위기까지 몰리게 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호세프 대통령이 3월 중순경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룰라 전 대통령을 정부의 수석 장관으로 임명했는데요. 문제는 룰라 전 대통령의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수석 장관으로 전격 임명했다는 겁니다. 브라질은 정부의 고위 각료에게는 검찰의 수사 등에 대한 면책 특권을 주고 있는데요. 그래서 검찰의 수사를 피하려는 술책이라는 비난과 함께 전국에서 연일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사람은 원래 돈독한 관계였죠?


기자) 네, 정치적 부녀 관계라는 소리까지 듣는 사이인데요. 특히 호세프 대통령이 룰라 전 대통령의 구속을 막기 위해 각료 임명을 서두르는 전화 통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브라질 국민들의 분노가 더 거세졌습니다. 더구나 현재 브라질에서는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가 만연하고 있는데다가 오는 8월 지구촌 최대 축제인 올림픽 대회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호세프 대통령의 고민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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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파키스탄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 27일, 파키스탄 북동부 펀자브주 주도인 라호르의 한 놀이 공원에서 자살폭탄테러 공격이 발생해 300여 명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연 나흘째 도로를 점거하는 시위가 벌어졌다고요.

기자) 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슬람 원리주의자 수백 명이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나흘째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은 5년 전 암살된 펀자브 주 주지사 살해범에게 사형이 집행된 것을 항의해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들이 암살범을 추종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암살된 살만 타시르 주지사는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훼손하면 종신형, 예언자인 무함마드를 모독하면 사형으로 처벌하도록 돼 있는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이 다른 종교인들을 차별한다며 강하게 비판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법이 적용돼 2010년에 사형선고를 받은 기독교인 여성의 사면을 요청하기도 했는데요. 시위자들은 타시르 주지사 암살은 신성을 모독한 사람을 처벌한 정당한 행위였다고 주장하면서 사형 집행을 반대했었습니다.

진행자) 암살범은 누구였습니까?

기자) 네, 암살범은 당시 타시르 주지사의 경호원이었던 말리크 뭄타즈 카드리라는 사람인데요. 이달 초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당시 라왈핀디 도심 광장에서 열린 카드리의 장례식에는 수만 명이 몰려나와 카드리의 죽음을 추모하며 사형 집행을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는데요.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고 타이어를 태우는 등 폭동으로 이어지면서 파키스탄 정부가 학교를 휴교하고 경찰관 수천 명을 배치했었습니다.

진행자) 암살범에 대한 사형이 이미 집행된 상황인데요. 지금 시위자들의 요구 사항은 뭔가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기독교인 여성의 처형을 요구하고 있고요. 또 신성모독법을 절대 개정하지 않겠다고 정부가 약속해 달라는 게 이들의 요구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해산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교롭게도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시위가 기독교의 최대 축일인 부활절에 펀자브 주 라호르에서 자살폭탄테러 공격이 발생했던 같은 날 시작됐네요.

기자) 네, 당시 테러 공격이 발생한 공원에도 부활절을 축하하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는데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의 분파인 자마툴아흐랄은 부활절 행사를 하던 기독교도들을 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했었습니다.


진행자) 자살폭탄테러 사건이 발생한 지도 나흘이 넘었는데요. 수사에 진전은 좀 있습니까?


기자) 네, 라나 사나울라 펀자브 주 법무장관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주 전역에서 최근 이틀간 5천여 명을 체포해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는데요. 대부분은 석방됐고요. 약 200여 명은 현재 구속 상태에서 추가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서 마칩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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