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내 이슬람 사원을 방문했습니다. 관련 소식 먼저 알아보고요. 이어서 아이오와 당원대회에서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후보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승리를 거둔 가운데 후보들이 다음 예비선거가 열리는 뉴햄프셔 주에서 열띤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미시간 주 플린트 시의 수돗물 오염 사태를 조사하기 위해 미 연방수사국(FBI)이 나섰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수요일(3일) 이슬람 사원을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 주에 있는 ‘볼티모어 이슬람 소사이어티’를 방문했습니다. 볼티모어 이슬람 소사이어티는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를 비롯해 유치원부터 12학년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도 포함하고 있는 시설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역 이슬람 지도자들을 만나고 또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미국 이슬람교도들이 미국 사회에 이바지한 바를 기리고 종교의 자유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이번 방문의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말에 프랑스 파리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버나디노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의 영향을 받은 테러 사건이 일어나면서 미국인들 사이에 반이슬람 감정이 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더군다나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모든 이슬람교도의 미국 방문을 당분간 금지해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연방 의회에서 시리아 난민 수용을 거부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나왔죠.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인에게 정치인들의 반이슬람 발언을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 이렇게 임기 마지막 해에 이슬람 사원을 방문하게 된 이유가 뭘까요?
기자) 사실 지난 몇 년 동안 이슬람 지도자들 사이에 오바마 대통령의 이슬람 사원 방문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대통령이 이슬람 사원을 방문하면 서로 포용하고 존중하란 메시지를 미국인들에게 보낼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을 반대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슬람 신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이슬람 사원을 방문하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란 얘기도 있는데요. 이제 임기 마지막 해를 맞으면서 이슬람 사원을 방문하기로 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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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계속해서 선거 관련 소식 알아보죠. 지난 월요일(1일) 아이오와 주에서 코커스, 당원대회가 열렸는데요. 공화당은 일찌감치 테드 크루즈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만,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버니 샌더스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해 드렸는데요. 어제(2일) 오후에 최종 결과가 나왔죠?
기자) 맞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간신히, 정말 간신히 승리를 거뒀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49.8%,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의 지지율이 49.6%, 그러니까 0.2% 포인트 차이로 클린턴 후보가 이겼는데요. 아이오와 당원대회 역사상 가장 치열한 접전으로 기록됐습니다.
진행자) 이런 결과에 대해서 클린턴 후보와 샌더스 후보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클린턴 후보는 물론 기뻐했죠. 아이오와 주에서 이긴 적도 있고 진 적도 있지만, 이기니까 훨씬 좋다고 말했는데요. 그 에너지와 흥분, 결의를 몰아서 뉴햄프셔 주에서도 승리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아직 아이오와 패배를 시인하지 않고 있는데요. 재검표 요청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아이오와 당원대회가 끝나면서 미국인들의 관심이 뉴햄프셔 주로 옮겨갔는데요.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 과정의 두 번째 무대가 바로 뉴햄프셔 주이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후보들이 아이오와 당원대회가 끝나자마자 일찌감치 뉴햄프셔 주로 이동해서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 동북부에 있는 뉴햄프셔 주는 중서부 아이오와 주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아이오와 주 유권자들은 보수적이고 기독교적인 성향을 많이 보이는데요. 뉴햄프셔 주 유권자들은 좀 더 진보적입니다.
진행자) 공화당의 경우, 아이오와 주에서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는데요. 크루즈 후보는 스스로 ‘진정한 보수’라고 내세우는 사람 아닙니까? 뉴햄프셔 주 유권자들 성향이 좀 더 진보적이라면 크루즈 후보가 승리를 이어가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크루즈 후보뿐만이 아니라,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도 승리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최근 CNN과 지역 방송 WMUR이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 후보가 크루즈 후보를 두 배가 넘는 지지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30%로 나타났는데요. 크루즈 후보는 12%, 마르코 루비오 후보는 11%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버니 샌더스 후보가 클린턴 후보를 거의 27%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샌더스 후보 지지율은 60%, 클린턴 후보 지지율은 33%로 집계됐습니다. 샌더스 후보의 경우, 지역구가 바로 인근인 버몬트 주이기 때문에 뉴햄프셔 유권자들에게는 꽤 친근한 얼굴이거든요. 그래서 좀 더 유리하다고 합니다.
진행자) 아이오와 주의 경우, 여론조사 결과와는 좀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특히 공화당의 경우, 트럼프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점쳐졌는데, 크루즈 후보가 승리했고요. 트럼프 후보는 2위도 간신히 했습니다. 루비오 후보에게 거의 따라 잡힐 뻔 했는데요. 게다가 앞서 말씀 드린 CNN/WMUR 여론조사는 1월 중순에 실시된 겁니다. 그러니까 아이오와 당원대회 결과가 뉴햄프셔 주 유권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데, 그게 아직 반영되지 않은 거거든요. 앞으로 충분히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아이오와 주에서 별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공화당 후보들이 뉴햄프셔 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와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를 들 수 있는데요. 두 사람은 공화당 후보들 가운데서도 중도 성향을 보이는 후보들입니다. 케이식 후보의 경우, 뉴햄프셔 주에 중점을 두고 선거 운동을 벌여왔는데요. 일부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 후보의 뒤를 이어 지지율 2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오와에서 3위를 차지한 마르코 루비오 후보 측은 공화당 후보 경선이 크루즈 후보와 트럼프 후보, 루비오 후보, 이렇게 3자 구도로 굳어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랜드 폴 연방 상원의원이 수요일(3일) 선거 운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공화당 경선 후보 수는 10명으로 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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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중서부 미시간 주 플린트 시 주민이 오염된 식수 때문에 납 중독에 걸려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플린트 식수 오염 사태를 조사하기 위해 미 연방수사국(FBI)까지 나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플린트 시와 인접한 디트로이트 시 미 연방 검찰청이 화요일(2일) 밝힌 내용인데요. 현재 미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해 미국 우편물 조사국, 미 환경보호청 감찰국과 환경보호청 범죄수사부 등 여러 수사기관이 투입돼 플린트 시 식수 오염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FBI가 투입됐다면 플린트 식수 오염 사태에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를 수사하는 거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FBI의 대변인은 이번 사태가 발생한 데 있어 연방법을 위반한 사실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형사나 민사 고발이 뒤따르게 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태 책임을 지고 이미 플린트 시의 관료 네 명이 사임했고요. 릭 스나이더 미시간 주지사가 사과하기도 헀는데요. 사퇴 압박까지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플린트 시 수돗물이 어떻게 오염됐는지 다시 한 번 짚어보고 갈까요?
기자) 네, 플린트 시가 재정 위기를 겪으면서 경비 절약을 위해 식수원을 바꾼 게 문제였습니다. 전에는 5대호의 하나인 휴런 호숫물을 끌어다 썼는데 이 물을 쓰려면 디트로이트 시에 사용료를 내야 했습니다. 그래서 돈을 아끼려고 당분간 플린트 강물을 쓰기로 했던 거죠. 그런데 플린트 강물은 부식성이 강해서 잘 처리를 해줬어야 했는데 미시간 주 환경부가 관리를 잘못하면서 쇠로 된 수도관이 부식해 녹물이 각 가정에 들어간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문제가 더 논란이 된 게 물에 납 성분까지 들어있어서 주민들이 납 중독에 걸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납 중독은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위험한데요. 학습 장애와 이상 행동, 정신 지체 등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합니다. 지난 2014년 4월부터 플린트 수돗물을 마신 어린이 모두가 납에 노출됐다고 하는데요. 이런 사실이 밝혀지자 플린트 주민들은 미시간 주 환경부를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이 알려지자 미시간 주 정부는 지난해 10월 플린트 식수원을 다시 휴런호로 바꿨습니다. 하지만 수도관 부식으로 인한 문제점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진행자) 결국 플린트 시장이 각 가정의 수도관을 교체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죠?
기자) 네, 캐런 위버 플린트 시장이 화요일(2일) 플린트 시 각 가정의 수도관을 교체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특히 임산부와 6살 이하의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즉각 수도관을 교체할 것을 요청했는데요. 위버 시장은 얼마나 많은 경비가 들고 또 얼마나 많은 수도관이 교체될지 장담할 수 없지만 시민의 건강을 위해 당장 수도관 교체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주 차원에서 지원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릭 스나이더 미시간 주지사가 문제 해결을 위해 2천8백만 달러를 주 의회에 요청했는데요. 지난달 29일, 주 의회를 통과하고 주지사가 서명하면서 지원이 가능해졌습니다. 이 금액은 오염 식수 정화와 수도관 교체, 그리고 오염된 식수를 마신 시민들의 의료 지원을 위해 사용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연방 정부 차원에서는 지원이 없는 건가요?
기자) 있습니다. 스나이더 주지사의 요청에 따라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플린트 시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수도시설 개선을 위해 8천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스나이더 주지사는 플린트 시의 수도 시스템을 교체하기 위해선 약 7억 6천만 달러가 필요하다며 연방정부의 더욱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해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와중에 연방 하원에서 플린트 시 식수 오염문제와 관련해 청문회가 열렸다고요?
기자) 네, 연방 하원의 정부개혁감독위원회가 수요일(3일) 플린트 시 식수오염 문제와 관련해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청문회에는 미시간 주 환경부 책임자가 출석해서 식수오염 사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하고, 미 환경청 직원도 출석해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 등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앞서 미시간주를 대표하는 하원 의원 중 한 명인 공화당의 캔디스 밀러 의원은 플린트 시의 식수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10억 달러의 긴급 자금 지원안을 의회에 제출한바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 상원은 어떻습니까?
기자) 상원에서도 미시간 주 출신의 개리 피터스 의원과 데비 스테이브나우 의원이 플린트 시의 수도관 교체와 시민들의 의료 지원을 위해 총 6억 달러의 연방 자금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이 플린트 주 식수 오염 사태는 주와 지방이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말하고 있어서 의회가 과연 지원금을 승인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