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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관련 대이란 경제 제재 해제...타이완 첫 여성총통 당선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7일 백악관에서 이란 정부에 의해 억류되었다 석방된 미국인들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7일 백악관에서 이란 정부에 의해 억류되었다 석방된 미국인들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세계 여러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조은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과 관련해 가한 경제 제재가 16일 해제됐습니다. 타이완에서 사상 첫 여성 총통이 탄생했습니다. 부르키나파소 수도 와가두구의 한 고급 호텔과 커피숍에서 인질극이 발생해 29명이 사망하고 최소 30명이 다쳤습니다.

진행자) 우선 이란 제재 해제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예. 서방 국가들이 16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 부과했던 경제 제재를 해제했습니다. 이란이 지난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 6개국과 맺은 핵합의에 따라 자국의 핵 프로그램 제한 조치를 취했기 때문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는 이날 이란이 핵프로그램 제한 의무를 이행했음을 검증했다고 발표했고, 이에 따라 유럽연합과 미국도 대이란 제재 해제를 발표했습니다. 이날은 이란 핵합의가 이행된 날이라고 해서 ‘이행일’(implementation day)이라고 불립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제재가 풀린 건가요?

기자) 예. 우선 국제사회에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을 다시 수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란은 원유생산량을 20%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고요. 또 에너지 분야에 대한 외국의 투자가 허용되고 해운, 조선, 항만, 자동차 거래에 대한 제재도 풀렸습니다. 무엇보다 1천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란의 동결자산을 되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이란의 금융기관이 외국과 자금 거래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모든 제재가 다 풀린 건 아니죠?

기자) 예. 핵개발과 관련해 가해진 제재만 풀린 것입니다. 아직 이란에 대한 무기금수 제재는 앞으로 5년, 탄도미사일 제재는 8년 유효하고요, 테러조직 지원과 인권 유린과 관련된 제재들도 유지됩니다. 서방국가들은 37년전, 그러니까 1979년부터 이란에 각종 제재를 가했는데요. 2005년 이란이 핵 개발을 추진하면서 제재 수위가 한층 높아졌습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제재 해제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죠?

기자) 예. 오바마 대통령은 제재 해제 다음날인 17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오늘은 좋은 날”이라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녹취: 오바마 대통령] This is a good day. For decades, our differences with Iran meant that…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확장해왔지만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길을 봉쇄했다”며 이를 외교를 통해 성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외에도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이란 핵협상에 참여한 서방 주요국들도 이란 핵합의가 이행되고 있는 것은 세계를 더 안전하게 만든 외교의 승리라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측 반응도 전해주시죠.

기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이날은 이란의 정치와 경제에서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핵 합의안 이행으로 이란 경제가 세계 경제로 재편입되는 길을 열었다”고 환영했는데요. 로하니 대통령은 한편 미국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녹취: 로하니 대통령] FARSI We are not going to trust a country like the United States..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은 미국을 믿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합의를 어기거나 미국이 핵 이외의 다른 분야에서 행동을 취한다면 이란도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로하니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끝난 지 몇 시간이 되지 않아 미국이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새로운 제재를 단행했죠?

기자) 예. 미 재무부는 17일 성명을 내고 신규 특별제재대상 명단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란의 기업과 개인 11곳인데요. 대표적으로 ‘마부루카 무역’과 이 기업의 소유주, 임원들은 탄도미사일의 핵심 부품인 탄소섬유 개발을 한 혐의입니다. 또 제재 대상에 오른 이란인 5명 가운데 3명은 북한과 미사일 개발을 협력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이 시점에 이란에 신규 제재를 가한 배경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현재 이란의 핵개발 관련 제재만 해제됐고, 탄도미사일 관련 제재는 앞으로도 8년간 유효한 상황에서 새로운 미사일관련 제재가 나온 것입니다. 미국으로서는 핵합의 이행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고 인내심을 발휘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이란이 지난해 10월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음에도 제재를 가하지 않다가 이제서야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이번 신규 제재는 큰 틀의 이란 제재 해제 및 미국과 이란의 관계 개선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전망입니다.

진행자) 실제로 37년간 적대 관계를 유지해 온 미국과 이란 사이가 크게 진전되고 있죠?

기자) 예. 이란에 대한 제재가 대거 해제된 것과 맞물려 미국과 이란이 서로 억류하던 수감자들도 맞교환 했습니다. 16일 오후 이 같은 합의가 맺어졌는데요. 이란에 수감 중인 이란.미국 이중국적자 4명과 미국에 수감된 이란인 7명이 교환됐습니다. 또 이번 맞교환과는 별개로 미국인 학생 1명도 이란에서 추가 석방됐습니다. 이번 석방 협상을 스위스 정부가 중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새로운 제재에 대해 이란 정부가 반발하지는 않을까요?

기자) 네, 이란 외부무의 호세인 자베리 안사리 대변인이 월요일(18일)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안사리 대변인은 자국의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은 합법적이며, 국가의 방위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이는 국익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제재는 정당하지 않다고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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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 살펴보죠. 105년 타이완 역사상 첫 여성 총통이 탄생했죠?

기자) 예. 59살의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이 16일 치러진 타이완 총통선거에서 압승했습니다. 타이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7일 개표를 완료한 결과 차이 후보는 56.1%, 여당인 국민당의 주리룬 후보는 31%의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차이 후보가 주 후보와 308만 표 이상의 차이로 압승을 거둔 것입니다. 이는 역대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가장 큰 표차입니다.

진행자) 차이잉원 당선자가 어떤 인물인지 소개해주시죠.

기자) 예. 차이잉원 주석은 높은 도덕성과 합리성, 온건한 양안 정책을 추구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에서 법학을 공부한 뒤 타이완 국립정치대에서 10년간 법학 교수로 활동했고요. 미혼으로 부정부패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날 총통선거와 동시에 입법원 선거도 실시됐죠?

기자) 예. 민진당은 입법원 선거에서도 전체 의석의 60%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습니다. 113석 가운데 68석을 차지해 과반을 훌쩍 넘겼는데요. 선거전 40석에서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반면 64석을 보유하고 있던 국민당은 35석으로 참패했습니다.

진행자) 이같이 차이 후보와 민진당이 압승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기자) 예. 타이완의 주체성을 강조한 ‘타이완에 불을 밝히자’를 선거 구호로 내세운 차이 후보는 마잉주 총통 집권 8년간 타이완의 중국 의존도가 심화됐고, 경제 성장세가 둔화된 것을 지적해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얻었습니다.

진행자) 민진당은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추구하는 당인데요. 앞으로 타이완과 중국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 지가 가장 큰 관심사안 아니겠습니까?

기자) 예. 차이 총통이 당선하자마자 벌써 기싸움이 시작됐습니다. 16일 차이 당선자의 대선승리가 확정된 뒤 기자회견에서의 발언을 들어보시죠.

차이 당선자는 “오늘 선거 결과는 타이완의 민의가 반영된 것”이라며 "중국과 타이완은 서로 대등한 존엄을 추구해야 하며 도발과 ‘의외의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어떤 형태의 압박도 양안 관계의 안정을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지금까지 양안의 현상유지 입장을 밝혀왔던 차이 당선자로선 다소 강경한 발언이라는 평가입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중국의 타이완 정책을 담당하는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타이완에 대한 국정방침이 타이완 선거결과에 따라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타이완 독립을 위한 분열 활동에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윌리엄 번스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타이완을 방문해 차이 당선인을 면담한다는 보도에 대해 ‘내정 간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이미 미국에 우려를 나타냈다며 “타이완 사무는 중국 내정에 속하는 것으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기를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 정부의 이런 반발에도 불구하고 윌리엄 번스 전 국무부 부장관이 차이 당선인을 만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번스 전 부장관은 현지 시간으로 18일 오전, 타이베이에 있는 민진당 본부를 찾아가 차이 당선인을 만났는데요. 이자리에서 차이 당선인은 경제와 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미국과의 긴밀한 우호 관계 유지를 다짐했고요. 번스 전 부장관은 타이완 새 정부에 대한 바락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을 전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편 이번 타이완 선거 직전 한국에서 활동하는 타이완 여성 가수 쯔위가 한국 TV에서 타이완 국기를 흔들었다가 몇 일 뒤 인터넷을 통해 사과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이 사건이 선거 결과에도 큰 영향을 줬다고 하죠?

기자) 예. 타이완 양안정책협회의 온라인 조사 결과 차이잉원 총통 당선자가 얻은 689만표 가운데 19.5%가 쯔위 사건에 격분한 젊은 층의 몰표였다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쯔위 사건이 타이완의 젊은이들을 각성시켰다며, 자신과 상관없는 것 같았던 양안 문제와 ‘하나의 중국’ 원칙이 자신의 일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임을 깨닫게 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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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마지막으로 아프리카 서부 부르키나파소에서 테러 사건이 일어난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예. 15일 부르키나파소 수도 와가두구의 한 고급 호텔과 커피숍에서 인질극이 발생해 29명이 사망하고 최소 30명이 다쳤습니다. 사망자는 모두 18개국 출신으로 내국인보다 외국인 인명 피해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질범들이 호텔을 장악한 지 하루만에 부르키나파소 정부군과 인근 말리에서 급파된 프랑스 군이 인질범 4명을 사살하고 인질 126명을 구조했습니다.

진행자) 범행 배후는 밝혀졌나요?

기자) 예.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 AQIM은 이 사건 직후 “프랑스와 못 믿을 서구에 대한 보복”이라며 자신들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아직 이 성명의 진위 여부는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단체는 지난해 11월에도 부르키나파소와 바로 이웃하고 있는 나라 말리 수도의 고급 호텔에서 유혈 인질극을 벌인 바 있습니다.

진행자) AQIM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알 카에다가 부르키나파소에서 공격을 벌인 건 이번이 처음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건 발생 후 모디보 케이타 말리 총리가 부르키나파소를 방문했는데요. 두 나라는 최근 고조되고 있는 테러 위협에 맞서 서로 정보 교류와 합동 보안 작전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현재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접경 지역에서 양국군이 합동 순찰을 실시하고 있고요. 시내 곳곳에서 삼엄한 경계태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질극이 발생한 같은 날, 부르키나파소에서 오랫동안 의료 봉사를 해온 한 호주인 부부도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80대인 켄과 조셀린 엘리엇 부부인데요. 호주인들입니다. 지난 1970년대부터 말리와의 국경 근처 지보라는 마을에 의료센터를 세우고 봉사활동을 해왔는데요. 수도 와가두구에서 인질극이 발생한 날 괴한들에게 납치됐습니다. 이들의 납치사건이 와가두구 인질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분명치 않은데요. 알 카에다와 연계된 한 말리 무장단체가 이들 부부를 억류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부르키나파소 정부와 사람들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지구촌 오늘,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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