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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임기 마지막 국정연설...미 행정부, 폭스바겐 리콜 계획 거부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일 의회에서 2016년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일 의회에서 2016년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화요일(12일) 임기 마지막 국정연설을 했습니다. 먼저 그 내용 전해 드리고요. 공화당과 대통령 후보들의 반응도 살펴봅니다. 또 지난해 배기가스 조작 논란을 일으킨 폭스바겐 자동차 회사의 리콜 계획을 미국 행정부가 거부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화요일(12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국정연설을 했습니다. 임기 마지막 국정연설이어서 많은 관심을 끌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연설했습니까?

기자) 네, 앞서 백악관이 밝힌 대로 새로운 정책을 내세우기보다는 경제 안정과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 등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중에 이룬 성과와 미래를 향한 비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경제 분야 성과를 강조했는데요. 미국 경제가 쇠퇴하고 있다는 주장은 허구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국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강하고 튼튼하다고 오바마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1천4백만 개 이상의 새 일자리가 생기는 등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오랜 기간 연속해서 일자리가 늘고 있고요. 실업률도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보통 대통령 국정연설은 행정부가 그 해 추진하는 정책에 초점을 맞추기 마련인데요.

기자)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국정연설에서 그저 다음 해에 관한 얘기를 하는 데 그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5년, 10년 뒤를 내다보고 얘기하고 싶다는 건데요. 미국인들이 큰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면서 미래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경제는 어떨지 모르지만요. 오바마 행정부 들어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립 등 미국 정치권의 분열이 더욱 심해졌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도 그 점을 지적했는데요. 임기 중에 가장 후회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주의는 시민들 사이에 신뢰라는 기본적인 유대 관계를 필요로 한다”면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고요. 우리가 원하는 미래는 이성적이고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정치 제도를 바꿔야만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올해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인데요. 민주당과 공화당의 여러 후보가 치열하게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지 않습니까? 선거 관련 얘기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무슬림, 이슬람교도들을 모욕하는 정치인 얘기를 하면서 공화당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이슬람 사원이 훼손되고 아이들이 놀림 받고 괴롭힘을 당하는 일이 일어난다면 미국의 안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또한, 이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오바마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선거 초기부터 거침없는 막말로 논란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멕시코 이민자들을 범죄자로 묘사하는가 하면, 무슬림, 그러니까 이슬람교도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는데요. 그런 점을 꼬집은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딱 1년하고 1주일 남았거든요. 남은 임기 동안 하고 싶은 일이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몇 가지 하고 싶은 일들을 밝혔는데요. 먼저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는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공약 가운데 하나였는데요. 수감자들을 어디로 옮길 것이냐 하는 문제 때문에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죠.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의미 있는 사법제도 개혁을 이루고 싶고 처방약 남용이 증가하는 현상도 막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또 외교 정책과 관련해서 미국인들을 테러 공격에서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했는데요. 의회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ISIL)와 전쟁에서 이기길 바란다면 무력 사용을 승인해야 한다고 촉구했고요. 쿠바에 대한 제재도 해제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주에 총기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발동했는데요. 이 문제도 언급했나요?

기자) 거의 언급하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총기로 희생된 사람들을 상징하는 의미로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옆자리를 빈자리로 남겨뒀습니다.

진행자) 암 퇴치를 위한 방안도 밝혔다고요?

기자) 네, 국가적 차원의 암 치료 연구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이 계획을 조 바이든 부통령이 이끈다고 합니다. 바이든 부통령은 지난해 장남 보 바이든을 뇌종양으로 잃었는데요. 바이든 부통령이 먼저 이 같은 암 퇴치 계획을 제안했다고 하네요.

진행자) 마침 화요일(12일) 연방 하원이 대북 제재 강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최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실시한 데 대한 대응 아니겠니까? 이날 국정연설에서 북한 얘기도 나왔는지요?

기자)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이나 한반도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북한을 겨냥하는 듯한 얘기는 했습니다.

어떤 나라도 감히 미국이나 미국의 동맹국을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 그런 행동은 파멸에 이르는 길이란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런 요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 국정연설은 퍼스트레이디, 그러니까 대통령 부인도 나와서 지켜보는데요. 미국 사회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미셸 오바마 여사의 초청을 받아서 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말에 미국 미시간 주에 도착한 시리아 난민, 불법 이민자 출신으로 미군으로 복역했던 퇴역 군인, 또 지난해 미 육군 특수부대 레인저 훈련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졸업한 여군 장교 등이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연설을 지켜봤습니다.

진행자) 여담입니다만, 대통령 국정연설 때 미셸 오바마 여사가 회의장 2층에 앉아있는 사진을 보니까요. 옷이 확 눈에 띄더라고요. 미국의 미래가 밝다고 전망한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맞췄는지, 아주 밝은 노란색에다가 소매 없는 드레스를 입었던데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자) 그렇게 느낀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오바마 여사가 과연 어디서 옷을 사서 입었을까, 누리꾼들이 수사에 나섰는데요. 어디 옷인지 금방 알아냈다고 하고요. 순식간에 다 팔려나갔습니다. 미국 대통령 부인이 유행을 주도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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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자,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하면 야당에서 반박 연설을 하는데요. 이번에 반박 연설자로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나왔죠?

기자) 네, 공화당의 떠오르는 스타죠.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부통령 후보감으로 거론되는 사람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원대한 말과는 달리 성과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국은 9.11 테러 이후 최악의 테러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헤일리 주지사가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화당 내부 문제도 지적했다는 겁니다. 불안한 시기에는 분노의 목소리를 따라가고 싶은 유혹이 들기 마련이지만 그런 유혹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반이민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겨냥한 말이다, 이런 시각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헤일리 주지사는 인도계 여성 정치인인데요. 이민자 가정에서 자라서 반이민 발언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것이 아니냐,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헤일리 주지사는 또 미국 정부에 대한 신뢰가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공화당이 해야 할 역할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미국이 시험대에 올라 있다면서 큰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과거에서 시험대에 오른 일이 있었고, 항상 그 도전을 넘어섰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대한 대통령 후보들의 반응 살펴볼까요? 대통령 예비선거 과정의 첫 번째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오와 당원대회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 후보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그저 듣고만 있진 않았을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국정연설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반응이 쏟아져 나왔는데요. 우선, 공화당 대통령 후보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국정연설이 지루하고 또 현재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과는 많이 동떨어진 얘기들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도 평소 성격답게 직설적인 표현을 써가며 국정연설을 비판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인터넷 단문 전달 소셜미디어인 트위터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무기력했다며 지켜보기 힘들 정도였다고 밝혔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가장 지루하고, 느리고, 실질적이지 못한 연설 중 하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공화당 대선 후보들도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죠?

기자) 네,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을 위협하고 있는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 역시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이슬람수니파 무장단체, ISIL의 위협을 축소했고 또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있었던 프랑스 파리 테러나 미 서부 샌 버나디노에서 있었던 테러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며 비판했습니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도 미국의 경제가 강해지고 또 미국이 더 안전해졌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주장에 반발했는데요. 부시 후보는 ISIL의 세력이 커지고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시리아가 혼란을 겪고 탈레반이 활기를 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미국이 더 안전해졌다고 말할 수 있느냐며 대통령은 우리와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다고 주장했죠.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 중에 지구 온난화를 경고하면서 청정에너지 사업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구 환경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를 좋지 않은 시각으로 보는 후보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신경외과 의사 출신인 벤 카슨 후보인데요. 카슨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연설이 있었던 날 이란이 미 해군 10명을 억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언급하기보다는 지구 온난화 이야기를 늘어놓았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지구 온난화를 걱정할 시간에 ISIL을 격퇴할 방안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후보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민주당 후보들은 공화당 후보들과는 반대로 오바마 대통령의 행적을 인정하는 반응을 보였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민주당 경선의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한 국내 현안들을 강조하면서 많은 발전이 있었던 7년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되돌리지 말고 미국은 이를 바탕으로 더 굳건히 세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니까 공화당에 정권을 다시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뜻을 내비친 겁니다. 그리고 클린턴 후보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 역시 이번 국정연설은 중요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인이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켜 줬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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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독일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이 지난해 배기가스 배출 기기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큰 논란이 일었는데요. 폭스바겐이 내놓은 리콜 계획을 미국이 거부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는 폭스바겐의 리콜 계획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거부했습니다. 자동차 성능이나 배기가스 배출, 안전에 미친 영향을 충분히 다루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는 배출가스 기기 조작으로 수천 톤의 질소산화물이 대기에 퍼져나갔다고 지적했는데요. 캘리포니아 주민의 건강을 해쳤다면서 폭스바겐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리콜이라고 하면 결함이 있는 물건을 회수해서 고쳐주거나 바꿔주는 제도를 말하죠?

기자) 맞습니다. 현재 배기가스 조작 문제로 리콜 대상이 되는 자동차 수는 미국에서만 약 60만 대에 달하고요. 전 세계적으로는 1천1백만 대 이상이 리콜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난주에 미국 법무부가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배출 조작 사건과 관련해서 연방 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했죠. 혐의가 인정된다면 폭스바겐이 물게 될 벌금이 최고 2백억 달러에 달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폭스바겐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이번에 거부당한 리콜 계획은 지난해 12월에 폭스바겐이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에 제출한 첫 번째 안이었다고 설명했는데요. 폭스바겐은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와 미국 연방 환경보호청 등 관계 기관과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수요일(13일) 마티아스 뮬러 폭스바겐 최고 경영자가 지나 매카시 미국 환경보호청장을 만납니다.

진행자) 배기가스 기기 조작 사건을 잠깐 설명해 드리면요. 폭스바겐이 자사에서 생산하는 디젤 자동차에 불법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서 매연 검사를 받을 때와 거리에서 실제로 달릴 때 나오는 오염물질 양을 다르게 했다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단위 연료당 주행 거리, 그러니까 연비를 좋게 하기 위해서 속임수를 쓴 건데요. 그랬다가 회사 전체가 현재 위기에 빠져있습니다. 조작 사건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폭스바겐 자동차 판매가 크게 떨어졌는데요. 약 4.8%가 떨어졌는데, 폭스바겐 자동차 판매율이 떨어진 건 1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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