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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총격범, 오래 전 급진화"...'찰리 브라운 크리스마스' 50주년


지난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테러 용의자인 파키스탄계 미국인 사이드 파룩(오른쪽)과 아내 타슈핀 말릭.
지난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테러 용의자인 파키스탄계 미국인 사이드 파룩(오른쪽)과 아내 타슈핀 말릭.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샌버나디노 시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들이 상당 기간 이슬람 급진주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연방대법원이 ‘1인 1표’ 원칙과 관련된 안건을 심의합니다. 미국의 인기 방송 프로그램인 ‘찰리 브라운 크리스마스’가 방송 50주년을 맞았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네. 첫 소식입니다. 지난주 수요일 (2일) 캘리포니아 주 샌버나디노 시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여파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데요. 수사기관이 그동안 조사한 결과, 두 용의자가 상당 기간 급진 이슬람주의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수사국 FBI, 로스앤젤레스 지부의 데이비드 보디치 부지부장이 월요일 (7일)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보디치 부지부장은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이미 사망한 용의자 2명이 상당 기간 이슬람 급진주의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 2명은 부부였죠?

기자) 네. 올해 28세인 사이드 리즈완 파룩과 올해 29세인 부인 타슈핀 말릭입니다. 남편 파룩은 파키스탄계로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이고요. 부인도 파키스탄계로 파룩과 결혼한 뒤에 미국으로 들어왔습니다.

진행자) 원래 수사당국에서는 부인 타슈핀 말릭이 인터넷 사회연결망에 이슬람 무장조직인 ISIL에 충성을 맹세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해서 부인이 남편 파룩을 이슬람 급진주의로 인도한 것 아니냐고 추정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조사가 진행되면서 이 추정이 틀린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남편 사이드 파룩은 부인 말릭을 만나기 전에 이미 이슬람 급진주의를 따르는 듯한 성향을 보였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밝혀야 할 사항 가운데 하나가 두 사람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런 이슬람 급진주의에 접촉했는가 하는 문제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 의문점을 밝히려고 수사당국이 힘을 쏟고 있습니다. 특히 부인 말릭과 관련해서는 말릭이 파키스탄에서 다녔던 이슬람계 학교에서 이슬람 급진주의에 노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해당 학교 측에서는 이런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 수사에서 또 눈길을 끄는 항목이라면 외부 세력이 테러를 사주했느냐는 건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왔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사실 월요일 기자회견에서도 이 말이 나왔는데요. FBI의 보디치 부지부장은 용의자들이 이슬람 급진주의자였지만, 외부에서 어떤 개인이나 조직이 테러를 계획하거나 사주한 증거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또 관련 기사를 보니까 두 용의자가 테러를 미리 준비한 정황이 나왔다고 하더군요?

기자) 네. 남편 파룩과 부인 말릭이 사격장에 가서 총 쏘는 것을 연습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미국 사격장에서는 진짜 총으로 실탄 사격을 할 수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 용의자는 테러가 나기 며칠 전에도 사격연습장에 들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사실을 보면 두 사람이 테러를 준비한 것을 알 수 있죠.

진행자) 자,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진 테러와 샌버나디노 시 총기 난사 사건 탓에 지금 미국에서는 ‘무슬림’, 즉 ‘이슬람교도’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가운데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이 논쟁에 기름을 붓는 말을 월요일 (7일)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 이번에는 샌버나디노 사건의 진상을 파악할 때까지 이슬람교도들이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한때는 자신이 이슬람교도들을 사랑한다고까지 말했는데, 프랑스 파리에서 테러가 난 뒤부터 태도가 싹 바뀌었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 안에 사는 무슬림들을 추적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고요. 또 지난 2001년 9.11테러가 날 때 뉴저지 주에 사는 이슬람교도 수천 명이 테러 소식을 듣고 좋아했다는 믿기 어려운 소문을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슬람교도 입국을 당분간 막자는 트럼프 후보의 말이 알려지자 여기저기서 비난이 쏟아지지 않았습니까?

진행자) 그렇습니다. 전 플로리다 주지사인 젭 부시 후보는 트럼프가 미쳤다고 비난했고요. 연방 상원의원인 마르크 루비오 후보는 무슬림 입국 금지 조처가 이상하고 모욕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의 선두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럼프가 부끄럽고 편견에 가득 차 있으며, 분열을 일으키는 말을 했다고 공격했는데요. 그밖에도 또 여러 종교단체가 트럼프 후보의 제안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 BRIDGE ///

진행자) 네.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입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화요일 (8일) 눈길을 끄는 심의를 시작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심의 안건 명칭이 ‘이븐웰 대 애벗’인데요. 이븐웰은 텍사스 주 주민 수 이븐웰 씨고요. 애벗은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입니다. 그러니까 텍사스에 사는 이븐웰 씨가 다른 사람 1명과 함께 텍사스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낸 건데요. 내용은 텍사스 주가 지난 2010년에 총인구를 근거로 주 상원 선거구를 31개 구로 정했는데, 이게 헌법에 어긋나니까 이걸 바로 잡아달라는 겁니다.

진행자) 이게 무슨 말인지 바로 들어서는 이해가 안 되는데요?

기자) 이게 설명이 좀 필요합니다. 의원을 선출하는 단위구역을 보통 선거구라고 하는데요. 진행자께서는 민주주의 체제를 운영하는 나라들에서 이 선거구를 어떻게 정하는지 아시나요?

진행자) 선거구는 보통 특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수에 따라 정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잘 아시네요. 대개 특정 인구를 기준으로 해서 지역구를 나누죠? 가령 인구 50만 명이 선거구를 정하는 기준이면 50만 명당 선거구가 하나씩 돌아가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주기적으로 인구조사를 해서 선거구 수를 정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구조사국이 10년마다 인구를 조사하는데요. 그 결과를 가지고 주 정부나 주 정부가 마련한 별도 기구가 선거구를 정합니다. 그렇게 되면 인구가 줄거나 늘어남에 따라 비례해서 선거구 수에 증감이 있겠죠?

진행자) 그럼 텍사스 주도 인구에 따라 주 상원 선거구 수를 정했을 텐데, 뭐가 문제라는 겁니까?

기자)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하면 ‘1인 1표’ 원칙에 어긋난다는 겁니다.

진행자) ‘1인 1표’ 원칙이라면 투표에서 한 사람이 한 표만 행사한다는 뜻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데요. 가령 A 선거구와 B 선거구가 있는데, 이걸 인구 50만 명 기준으로 나눴다고 합시다. 그런데 실제 인구 구성을 보면 이 50만 명이 다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가령 어떤 지역에는 투표하기에 나이가 안 되는 사람도 있고요. 또 불법 이민자나 교도소에 있는 사람들은 투표할 수 없겠죠?

진행자) 그럼 이런 사람들을 제하면 실제로 투표할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들겠네요?

기자) 물론입니다. 예를 들어 A 선거구에는 투표할 수 있는 사람이 20만 명이고, B 선거구에는 30만 명이라고 가정해봅니다. 그럼 여기서 무슨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까요?

진행자) A 선거구에서는 실제로 투표할 수 있는 인구가 B 선거구보다 적지만 총인구수에 근거해서 두 선거구가 같은 취급을 받는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바로 이게 불공평하다는 거죠? 다시 설명하면요. 실제 투표할 수 있는 사람의 비율을 근거로 따지면 A 선거구 유권자가 B 선거구 유권자보다 비율상 더 많은 표를 행사하는 셈인데, 이게 ‘1인 1표’ 원칙에 어긋난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럼 텍사스 주 정부에 소송을 낸 사람들은 사람 수를 세는 방법을 바꾸라고 요구하는 거겠군요?

기자) 네. 한 지역 안에 사는 사람을 모두 세서 선거구를 결정하지 말고, 실제로 투표할 수 있는 사람만 합산해서 선거구를 정해야 공평하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 문제가 상당히 오랫동안 논쟁이 됐던 것으로 아는데, 미국 연방헌법이 여기에 관해서 규정한 조항은 없나요?

기자) 있습니다. 미국 연방헌법은 각 주가 총인구에 따라 의석수를 결정하라고만 규정해 놨는데요. 이게 모든 사람을 뜻하는지 아니면 실제 투표할 수 있는 사람만 합산하라는 건지 정확한 설명이 없어서 논란이 되는 겁니다.

진행자) 자, 어찌 됐건 연방 대법원이 심의를 시작했으니까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텐데, 민주, 공화 양당에 미치는 득실이 어떨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간단하게 정리하서 대법원이 실제 유권자 수로 선거구를 정하라고 하면 민주당에는 불리하고 공화당 쪽에는 유리합니다.

진행자) 그렇게 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사실 도시에서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고 반면에 시골 쪽은 공화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강하죠? 그런데 정작 도시에는 사람이 많이 몰려 살긴 하는데, 투표를 못 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시골보다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에 시골에서는 실제 투표할 수 있는 사람의 비율이 도시보다 높은 경우가 많죠.

진행자) 그러니까 실제 투표할 수 있는 사람들 수로 선거구를 정하면 아무래도 도시 쪽에 있는 선거구가 없어질 가능성이 크니까 시골에서 강세를 보이는 공화당이 유리하다는 말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소송을 낸 두 사람도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단체 소속입니다. 자, 오랫동안 논란이 된 ‘1인 1표’ 원칙과 관련된 문제를 연방대법원이 과연 이번에 어떻게 판단할지 눈길이 쏠리는데요. 대법원 결정에 따라 민주, 공화 두 당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 문제 말고 월요일에 또 눈길을 끄는 결정이 하나 더 나왔는데요. 연방대법원은 고성능 반자동 소총을 금지한 몇몇 지역의 법을 다시 검토해달라는 요청을 심의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 BRIDGE ///

진행자) 지금 여러분께서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 듣고 계십니다. 오늘 마지막 소식 볼까요? 찰리 브라운이라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만화 주인공이죠? 그런데 매년 성탄절을 맞아 찰리 브라운이 나오는 ‘찰리 브라운 크리스마스’라는 TV 프로그램이 방송되는데요. 이 프로그램이 올해 50주년을 맞이했다는 소식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찰리 브라운 크리스마스'는 미국 미네소타 주 출신인 만화가 찰스 M.슐츠가 만든 만화 '피너츠'를 원작으로 제작한 25분짜리 성탄절 특집 방송인데요. 올해로 방송 50주년을 맞았습니다.

/// Act 찰리 브라운 크리스마스 일부분 ///

기자) 네. ‘찰리 브라운 크리스마스’에서 나오는 음악과 주인공들의 대화 가운데 한 대목을 들으셨습니다. 여기서 주인공 찰리 브라운이 친구에게 크리스마스의 의미에 관해서 묻는데요. 이렇게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뭔지 전하려고 만든 프로그램이 바로 ‘찰리 브라운 크리스마스’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지금도 미국에서 매년 성탄절을 앞두고 반복해서 방송됩니다.

진행자) 50년 동안 계속 방송되는 걸 보면 상당히 프로그램을 잘 만든 모양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1965년 12월에 처음 방송됐을 때 시청률도 높게 나왔고,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았죠? 그러면서 미국 TV 방송에 주는 상인 에미상과 TV 부문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바디상까지 받았는데요. ‘찰리 브라운 크리스마스’는 반세기를 지내 오면서 미국에서 성탄절하면 떠오르는 항목 가운데 하나가 될 만큼 세대를 걸쳐 사랑받는 프로그램이 됐습니다.

진행자) 올해에는 50주년을 맞이해서 특별 쇼도 진행됐죠?

기자) 네. ‘찰리 브라운 크리스마스’를 방송한 미국 ABC 방송사가 축하 공연을 마련했는데요. 이 축하공연이 본 프로그램이 방영되기 전에 한 시간 동안 방송됐습니다. 이 공연에서는 유명한 음악인들이 나와서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는 등 ‘찰리 브라운 크리스마스’ 50주년을 축하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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