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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합의 이행 개시...시진핑 주석 영국 방문


지난 17일 걸프만 항구에서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원자력청장(왼쪽)과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나란히 걷고 있는 장면을 이란 대통령실이 공개했다.
지난 17일 걸프만 항구에서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원자력청장(왼쪽)과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나란히 걷고 있는 장면을 이란 대통령실이 공개했다.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조은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나요?

기자) 이란 핵합의가 이행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영국 국빈 방문길에 올랐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유혈 충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이 핵 합의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18일은 이란 핵문제를 풀기위해 유엔 안보리가 지난 7월에 '포괄적 공동계획행동 JCPOA'를 승인한 지 꼭 90일이 되는 날이었는데요. ‘채택일’ (Adoption Day)이라고 명명된 이날 당사국들이 이행 조치에 착수했습니다. 합의의 핵심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고, 그 대가로 미국과 유럽의 주요국들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것입니다.

진행자) 우선 이란이 어떤 첫 조치를 취했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예. 이란 정부는 18일 국제원자력기구 IAEA에 사찰을 받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핵확산금지조약 NPT 핵안전조치협정의 추가의정서를 적용 받겠다는 건데요. 우라늄 농축과 핵기술 연구, 개발에 대한 자료를 자세히 IAEA에 보고하겠다는 것입니다. 또 핵사찰단을 일방적으로 추방할 수도 없습니다. 이란 정부는 핵안전조치협정의 부속협약 3.1항 개정판도 완전히 이행하겠다고 통보했는데요. 따라서, 앞으로 핵관련 시설을 짓기로 결정하면 즉각 IAEA에 관련 정보를 보고해야 합니다.

진행자) 상당히 전문적인 내용인데요. IAEA에 이 같은 내용을 통보한 게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기자) 예. ‘채택일’이 되자마자 이런 행동에 나선 건 이란이 공동계획행동 JCPOA을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고 말할 수있는데요. IAEA에 이번에 준수하겠다고 통보한 사항들은 이란 보수파들이 반대한 내용들이기 때문에 더욱 이란 정부의 합의 이행 의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 정부 측에서는 핵 합의 이행과 관련해 별도의 발표가 있었나요?

기자) 예. 이란 핵 합의 조건들을 지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원자력청장은 어제(18일)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합의에 명시된 실무 절차를 실시했다”며 “이란은 이에 대한 광범위한 준비가 다 됐다”고 밝혔습니다. 살레히 청장은 나탄즈와 포르도 우라늄 농축시설의 원심분리기 숫자를 줄이는 조치를 이번 주 또는 늦어도 몇 주 안에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살레히 청장]

살레히 청장은 합의에 명시된 이란의 핵활동 제한 조건을 모두 이행하는 데 약 두 달 정도 걸릴 것이라며, 올해 12월 하순 정도에 이란에 대한 경제, 금융 제재가 완전히 풀릴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진행자) 두 달 만에 이란이 핵활동을 중단하는 실무 절차를 모두 마칠 수 있을까요?

기자) 그건 이란 측 생각이고요. 다른 당사국들은 모두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이란이 내년 1월 말이 되기 전까지는 실무 조치를 완료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란이 조치를 모두 끝내는 건 이르면 내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그러면 이란 핵협상 채택의 다음 단계인 ‘이행’으로 넘어갑니다. 이는 이란이 핵프로그램 제한 조건을 이행한다는 사실을 IAEA가 검증하는 시점입니다.

진행자) 미국을 비롯한 합의 당사국들도 ‘채택일’을 맞아 행동에 나섰죠?

기자) 예.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어제(18일) 발표한 성명에서 국무부, 재무부, 상무부, 에너지부에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유럽연합도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기 위한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습니다.

진행자) 제재를 해제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 시작됐는데. 실질적인 해제 시점은 언제인가요?

기자) 이란의 핵시설, 핵물질 감축을 이행했음을 IAEA가 검증한 시점인데요. 앞서 말한 ‘이행’ 단계로, 이르면 내년 상반기 쯤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밖에 유엔이 이란에 적용한 재리식 무기 금수조치는 5년 뒤, 탄도미사일 금수조치는 8년 뒤에 해제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오늘(1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과 주요 6개국간 회의가 열렸죠?

기자) 예. 이란, 미국, 영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독일, 유럽연합의 고위 당국자들이 빈에 모여 첫 중재기구(Joint Commission) 회의를 열었습니다. 핵합의안을 준수하는지를 감시, 판단하는 기구인데요. 이란이 핵활동 감축 의무를 지키지 않는다는 항의가 어느 한 나라에서라도 이 기구에 접수되면, 이에 대한 판단은 다수결로 결정합니다. 중재기구는 이 결정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는데, 안보리에서 결론이 안 나더라도 30일이 지나면 기존 제재가 자동 복원됩니다.

진행자) 한편, 최근 이란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는데요. 미국이 이를 강력하게 문제삼고 있죠?

기자) 예. 미국은 이 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할 예정입니다. 사만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삽니다.

[녹취: 파워 대사] It now does appear that the missile launch that Iran conducted did violate..

파워 대사는 “이란의 미사일 시험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파워 대사는 미국이 이 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해 적절한 조치를 추진하는 한편, 이란과 직접 양자 대응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이란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이란은 이번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가 핵합의안 위반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17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핵합의안엔 미사일과 관련한 어떤 언급도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핵합의안이 무산되는 걸 원치는 않지만, 이란 내 강경파의 입지도 고려하는 행보를 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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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 살펴보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영국을 방문하는군요?

기자) 예. 시 주석이 19일 취임 후 처음으로 영국 국빈 방문길에 올랐는데요. 시 주석은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전용기편으로 런던으로 떠났고, 영국 시간으로 오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2005년 후진타오 당시 주석 이후 10년만에 첫 국빈 방문입니다.

진행자) 이번 방문의 목적은 뭔가요?

기자) 예.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등 영국 지도자들과 만나 두 나라 관계를 크게 격상하고 새로운 ‘황금시대’를 열어나가겠다는 것입니다. 두 나라는 원자력 발전소, 고속철도, 금융, 부동산, 과학기술 등의 분야에서 대규모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시 주석의 영국 내 일정도 소개해 주시죠.

기자) 시 주석은 방문 기간 중 영국 왕실의 극진한 환대를 받게 되는데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버킹엄궁에서 주최하는 공식 환영행사와 환영 만찬에 참석하고요. 또 왕실 전용 마차를 타고 거리를 행진합니다. 캐머런 총리도 총리집무실은 물론 총리의 공식별장인 체커스에 초대했고요. 시 주석은 또 중국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영국 의회에서 연설합니다. 영국과 중국의 주요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회담도 열고, 영국 현지 기업들도 둘러볼 예정입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시 주석은 맨체스터시티 축구팀도 방문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매우 특별한 환대를 받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 주석 부부를 환영하기 위해 왕실 3대가 총출동하고 버킹엄궁에 숙소를 제공했습니다. 버킹엄궁은 영국 왕실의 사무실이자 집이죠.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시 주석의 방문이 ‘황금시대’에 있는 양국 관계에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도 앞서 “영국이 중국의 최고 서방 파트너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시 주석도 이에 화답했습니다.

진행자) 영국이 중국을 이같이 반기는 건 아무래도 경제협력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겠죠?

기자) 예. 영국은 중국의 경제성장에 기대 실리를 추구하고자 하는데요. 실제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운행 AIIB에 창립회원국으로 가입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시 주석의 방문 기간 동안 두 나라는 약 150개의 경제협력 합의서들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가장 규모가 크고 관심이 집중된 협력은 중국이 자체 개발한 원자력발전소를 영국 남부에 건설하는 계획입니다. 또 영국이 추진 중인 고속철도 건설에 중국 측의 참여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해외투자를 통해 중국 측도 큰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서방 국가들은 중국의 인권 문제를 많이 지적하는데요. 이번 영국 방문 기간 중에는 어떨까요?

기자) 예. 중국 측이 우선 인권 문제를 제기하지 말라고 우회적으로 경고했습니다. 류샤오밍 영국 주재 중국 대사는 시 주석의 방문 기간 중국의 인권 문제가 제기된다면 시 주석이 불쾌함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바바라 우드워드 중국 주재 영국 대사는 16일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 방문 기간에 중국의 인권문제가 논의되는 것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영국 정부가 “인권을 명시적으로 가르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영국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당수는 시 주석에 인권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시 주석 방문 기간 중 행사장 주변에서 인권단체의 항의 시위도 계획돼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영국의 밀월 관계는 언제부터 시작됐나요?

기자) 몇 년 전만해도 두 나라 관계는 안 좋았습니다. 2012년 캐머런 총리가 중국 측의 우려 표명에도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면담했습니다. 이 때문에 영국과 중국의 관계가 냉각됐지만 최근 들어 호전됐습니다. 중국 주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창립회원국으로 가입한 것도 유효했고요. 또 지난해 중국의 홍콩 민주화 시위 단속에 영국이 침묵하기도 했었죠.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은 150년 이상 영국의 식민지였었기 때문에 특수한 이해관계가 있습니다.

진행자) 이같이 영국이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추구하는 것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나요?

기자) 예.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의 표현에 따르면 영국의 전통 동맹국들은 좋게는 기괴하고, 나쁘게는 위험한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 신문은 ‘투자유치를 위해 아첨하는 영국에 대한 비난 고조’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월스트리느저널 신문은 중국의 사이버 공격에 영국도 상당한 피해를 봤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거의 침묵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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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마지막 소식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유혈 충돌이 이어지고 있죠?

기자) 예. 어제(18일) 이스라엘 남부 지역의 한 버스정거장에서 아랍계 남성이 흉기를 휘두르고 총격을 가해 이스라엘 군인 1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습니다. 부상자 가운데 2명은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라엘 경찰에 따르면 무장한 아랍계 이스라엘인 남성 한 명이 버스정거장에 들어와 권총으로 군인 1명을 쏘고 이 군인의 소총을 빼앗아 총격을 이어갔습니다. 이 남성은 현장에서 이스라엘 군에 사살됐습니다.

진행자) 최근 들어 양측간 유혈 충돌이 격화됐죠?

기자) 예. 지난 달 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에 이스라엘 경찰이 진입하면서 충돌이 본격화됐습니다. 이달 들어 이스라엘인 9명과 팔레스타인인 40여명이 숨졌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망자 중 20명은 이스라엘인에게 흉기 공격을 벌이다 사살됐고요. 나머지 팔레스타인 인들은 시위 도중 이스라엘 군의 발포로 사망했습니다.

[녹취:팔레스타인 시민]

예루살렘의 한 팔레스타인 남성은 VOA에 이스라엘 측이 알아크사 사원을 점령하려 했기 때문에 흉기 공격은 이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양측 지도자들을 만날 예정이죠?

기자) 케리 장관은 긴장 완화를 위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케리 장관] Later this week I will meet with Prime Minister Netanyahu..

케리 장관은 독일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면담하고 중동에서 압바스 수반을 만날 계획입니다.

진행자) 예. 여기까지 듣죠. 지구촌 오늘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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