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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미 국무장관 베트남 방문...유엔 안보리, 시리아 화학무기 결의안 통과


베트남를 방문한 존 케리 국무장관이 7일 하노이 대통령궁에서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을 면담했다.
베트남를 방문한 존 케리 국무장관이 7일 하노이 대통령궁에서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을 면담했다.

세계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이 사흘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했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시리아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한 책임자를 규명하기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유엔난민기구는 그리스에 도착하는 난민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존 케리 국무장관의 베트남 방문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 지역안보포럼 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했던 케리 장관이 6일부터 사흘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시작된 중동과 동남아시아 5개국 순방의 마지막 일정인데요, 케리 장관은 7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을 비롯한 베트남 지도자들을 만났습니다. 또 케리 장관은 미국과 베트남 수교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해 베트남 시민사회 지도자와 재계 지도자들을 상대로 연설했습니다.

진행자) 케리 장관의 베트남 방문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케리 장관은 베트남과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데요, 베트남 전쟁 당시에는 해군 장교로 복무했고요, 이후 상원의원 신분으로 13차례나 베트남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3년 12월에는 국무장관 자격으로 베트남의 호치민시와 하노이를 방문했습니다.

진행자) 케리 장관은 수교 20주년 기념연설에서 어떤 점을 강조했나요?

기자) 케리 장관은 이번 연설에서 먼저, 과거 전쟁을 치른 적국이었던 미국과 베트남이 수교 20년 만에 핵심동맹국으로 극적인 전환을 이루었다고 환영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두 나라가 지난 20년 동안 교육분야에서부터 지역안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양자협력을 하는 등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어냈다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이와 함께 베트남의 인권 기록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는데요, 특히 표현의 자유, 정보의 자유로운 교환을 허용하는 법률 개혁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베트남이 인권을 개선하지 않으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없을 것이며, 미국과의 동맹관계에서 누릴 수 있는 최대의 효과를 누리지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 케리 장관은 베트남에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에 가입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케리 장관이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케리 장관은 베트남 전쟁이 외교적 통찰력과 정치적 비전의 가장 심각한 실패의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종종 국제적 논의에서 이른바 충돌의 필요성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는 현실에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전쟁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다른 선택 가능한 모든 방안들에 대한 검토 없이 전쟁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수교 20주년을 맞은 미국과 베트남 관계, 그 동안 엄청난 변화가 있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00년 11월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베트남을 방문했고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에는 2012년 7월 당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베트남을 방문해 양국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승격시켰습니다. 특히, 무역규모와 인적교류를 비교해 보면
얼마나 큰 변화가 있었는지 잘 알 수 있는데요, 수교 첫 해인 지난 1995년에 4억5천만 달러였던 양국간 무역규모가 오늘날에는 3백60억 달러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또한 베트남을 방문하는 미국인 수가 지난 20년 동안 8배 증가했고요, 미국에서 공부하는 베트남 학생 수는 20배 이상 늘었습니다.
케리 장관은 이는 단순한 통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역사상 가장 극적인 관계 전환을 보여주는 척도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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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계속해서 이번에는 유엔으로 가보죠. 안보리가 시리아 관련 중요한 표결을 실시했군요?

기자) 네, 유엔 안보리는 7일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의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안보리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안보리 15개 이사국은 이날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는데요,
이번 결의안은 안보리가 시리아 화학무기 문제와 관련해 취한 가장 중요한 조치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주도적으로 작성한 이 결의안은 시리아 내전 중 누가 화학무기 공격을 벌였는지를 조사하기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러시아는 그 동안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 편을 들어왔는데… 이번 결의안에 찬성한 것은 좀 이례적이군요?

기자)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 대사는 결의안 통과후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협력 정신과 정치적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러시아가 이번 결의안에 찬성한 것이 시리아에 대한 정책 선회를 의미하는지 여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안보리가 이런 결의안을 마련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기자) 그 동안 시리아에서 내전이 시작된 이후 치명적인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의혹과 주장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습니다. 특히,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시리아에서 유독성 화학물질인 염소가스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4월부터 시리아 북부 마을 세 곳에서 주민과 의사들의 증언, 현장 사진, 동영상 등을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였습니다.
하지만, 보고서는 가해자가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고, 시리아 정부 역시 이런 의혹을 계속 부인해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결의안은 화학무기 사용을 계획하고 승인한, 혹은 사용에 관여하거나 도운 주체가 누구인지를 정확히 가려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그런 목표를 달성하게 되는 건가요?

기자) 유엔이 화학무기금지기구와 공동으로 조사기구를 만들어 조사를 실시하게 됩니다. 결의안 초안에 따르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화학무기금지기구 사무총장과 협력해 결의안 채택 20일 이내에 공동조사기구 설치를 안보리에 권고해야 합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기구는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사용에 관여한 개인과 단체, 또는 정부를 가능한 한 최대로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을 안보리로부터 부여 받고 적어도 1년 간 활동하게
됩니다. 공동 조사 기구는 반 사무총장을 통해 한 달에 한번씩 조사 내용을 안보리에 보고하고, 90일 이내에 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아울러, 결의안 초안은 시리아와 다른 당사국들에게 조사기구에 협력할 것을 촉구하고 있고요, 다른 나라들에게도 관련 정보를 제공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정부는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비난에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시리아 정부 군이 이들리브 주 공격 과정에서 독성 화학물질들을 사용했음을 강하게 시사하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그 같은 주장을 일축하면서, 그 같은 의혹은 시리아를 음해하려는 목적에서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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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에는 그리스로 가보죠. 그리스에 도착하는 난민들이 급증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난민기구가 7일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지난 주 그리스를 방문해 실시한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올해 1월부터 지난달 말 현재 그리스의 레스보스 등 5개 섬에 도착한 난민 수가 약 12만 4천 명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7백50%나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7월 한 달에만 5만 명의 난민이 새로 도착했는데, 이는 전달보다 2만 명 더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리스에 도착하는 난민들은 주로 어느 나라 출신들인가요?

기자) 난민의 대부분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 전쟁이나 인권 침해가 심한 나라 출신들이라고, 유엔난민기구는 밝혔습니다. 특히 시리아 출신 난민들이 많은데요, 전체의 63%를 차지하고 있고요, 지난 7월에는 그 비율이 70%로 증가했습니다. 유엔난민기구는 이들 난민들 상당수가 매우 지친 상태라며, 의료지원과 식수, 식량, 쉼터 등이 긴급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리스가 이들 난민들을 수용할 능력을 갖고 있나요?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유엔난민기구는 식수와 의료지원, 식량 등이 부족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난민들이 도착하는 그리스 섬들 대부분에 난민수용 시설이 없어 난민들이 노숙을 할 수 밖에 없는 등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유엔난민기구는 그리스 정부가 조속히 난민문제를 주도하고 조율할 기구를 만들고 인도적 지원 체계도 갖춰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리스는 현재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인데요, 난민문제에 신경 쓸 여유가 있을까요?

기자) 유엔난민기구도 이 점을 우려하고 있는데요, 그리스가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유럽국가들이 그리스를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스도 유럽연합의 도움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7일 각료회의를 마친 뒤, 그리스의 사회기반시설은 몰려드는 난민들에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면서, 유럽연합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유엔난민기구는 지중해를 통해 유럽에 들어온 난민 규모도 밝혔지요?

기자) 네,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모두 22만 5천 명 이상의 난민이 지중해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왔다고, 유엔난민기구는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가운데 2천1백 명 이상이 유럽으로 가던 도중에 사망하거나 실종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특히, 지난 4월에는 리비아 해안에서 난민선이 전복돼 무려 7백 70명이 사망하는 끔찍한 참사가 발생했는데요, 이 같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난민들이 무엇 때문에 유럽으로 가고 있는 건가요?

기자) 난민들은 가난과 전쟁, 정치적 소요 등을 피해 유럽으로 가서 더 나은 삶을 찾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IL의 근거지인 시리아와 리비아를 중심으로 탄압을 피하려는 탈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전장치가 없는 낡은 선박에 난민들이 정원을 초과해 승선하다 보니 사고 위험이 매우 큰 상황입니다. 이처럼 난민선 참사가 잇따르자 국제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특별한 진전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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