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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연의 날] 북한 흡연 실태 분석


북한 평양에서 한 군인이 담배를 피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평양에서 한 군인이 담배를 피고 있다. (자료사진)

어제 (5월 31일)는 유엔이 지정한 ‘세계 금연의 날’ 이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북한 성인 남성 2 명 가운데 1 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요, 담배가 얼마나 해로운지, 북한에서는 금연을 장려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또 담배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김현진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김현진 기자,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는데요, 담배가 몸에 어떻게 해로운 건가요?

기자) 담배의 기본 성분과 첨가된 물질을 보면 담배가 얼마나 해로운 것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우선 담배에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니코틴’과 ‘타르’ 뿐아니라 발암물질인 나프틸아민과 니켈, 벤젠, 비닐 크롤라이드, 비소, 카드뮴 등 무려 4천여 종의 유해성분이 들어있습니다. 한국의 울산금연운동본부협의회 신송우 부회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신송우 울산금연운동본부협의회 부회장] “타르는 한 가지 물질이 아니고, 4천여 가지의 물질이 섞여 있는 덩어리를 말합니다. 타르는 색깔이 시커멓고 끈적끈적해요. 이 물질은 구강암, 기관지암, 후두암, 폐암 등 각종 암을 일으킵니다. 니코틴은 중독을 일으키고, 혈관을 축소시킵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피자 마자 7초 만에 혈관이 축소됩니다.”

세계보건기구가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요, 전세계적으로 담배로 인한 사망자는 매년 6백만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직접 담배를 피우는 것도 해롭지만 담배 피우는 사람 옆에서 담배 연기를 마시게 되는 간접흡연의 피해도 매우 심각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매년 1백만 명이 간접흡연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울산금연운동본부협의회 신송우 박사는 간접흡연의 피해가 직접 흡연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말했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신송우 울산금연운동본부협의회 부회장] “간접흡연자들이 마시는 담배 연기는 직접 흡연자들이 마시는 것보다 화학물질이 더 많고, 굉장히 미세한 분자입니다. 허파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피 속으로 잘 들어갑니다. 즉 나쁜 물질이 피 속에 많이 흡수돼 혈관을 더 빨리 축소시키죠.”

진행자) 담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정말 무서운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북한 사람들이 담배를 꽤 많이 피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기자)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12년 12월 기준으로 북한 성인남성의 흡연률이 52.3%입니다. 두 명 당 1 명이 담배를 피운다는 거죠. 하지만 지난 2003년 탈북한 백화성 씨는 북한 성인 남성 모두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흡연률이 높다고 말했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탈북자 백화성] “50% 는 조금 엉터리 같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흡연율은 거의 100%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일부는 체질 때문에 안 피우는 사람도 있겠지만 흡연율은 최고치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북한 성인 남성의 흡연률이 52.3%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 건데요, 이 52.3%도 아시아에서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높은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 북한 남성들이 담배를 얼마나 많이 피우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한국 성인 남성의 흡연률은 44.7%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북한에서 여성의 흡연률은 어느 정도 됩니까?

기자)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12년 12월 기준 북한 성인 여성의 흡연률은 0% 입니다. 그러니까 여성들은 담배를 안 피우는 겁니다. 같은 시기를 기준으로 한국 성인 여성의 흡연률은 5.5%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한국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44.7% , 그러니까 10 명 중 4 명은 담배를 피우고 있고, 여성들도 100 명 가운데 5 명 정도는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건데요, 선진국 기준으로 높은 편에 속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흡연률을 줄이기 위해 식당이나 학교, 병원 등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고 거리에서도 담배를 못 피우게 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만약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다 걸리면 과태료를 내야 합니다.

한국 보건복지부 건강관리과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한국 보건복지부 건강관리과 관계자] “국민건강증진법 제 9조, ‘금연을 위한 조치’를 보면 공중이용을 하는 시설 관리자는 해당 시설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 각 시도에 있는 보건소를 통해 일반 성인들에게 금연 사업을 시행하고 있고요, 또 청소년들에게 금연 예방과 흡연 폐해 등을 교육하고 있고, 금연 치료 지원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한국 보건복지부는 한국 국민들의 흡연률을 낮추기 위해 텔레비전 금연 공익광고를 제작해 전국에 방영하고 있는데요, 폐암으로 투병 생활을 하다 지난 2002년 사망한 한국의 코미디언 고 이주일 씨가 출연했던 금연 공익광고의 내용을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고 이주일 한국 코메디언이 출연한 TV 금연공익광고] "담배 맛 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 저도 하루 두 갑씩 피웠습니다. 아, 이제는 정말 후회됩니다. 일년 전에만 끊었어도 말입니다."

진행자) 북한에서는 흡연률을 낮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기자) 한국과 같이 광범위한 금연운동 사업은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북한은 지난 2005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 ‘담배통제법’을 채택해, 병원이나 진료소, 열차, 버스 같은 대중교통 시설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금연법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는 않은 상황인데요, 북한 대외보험총국 간부 출신으로 지난 2003년 탈북한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김광진 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탈북자 김광진 ] “그런 거 상관 없어요. 금연구역이 법적으로 통제가 안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비행기 안에서도 담배를 피웁니다. 식당 안에서도 담배를 피웁니다. 국가에서 규정하는 것들이 아직까지 세분화 돼 있지 않죠.”

공공장소를 흡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것 외에도 북한은 최근 금연정책의 일환으로 담배 가격을 올리고 외국산 담배 수입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각 보건성 책임부원 최현숙 씨는 지난 30일 `조선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기간 조선에서 금연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이를 위한 다분야 협력 활동에서 성과가 이룩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런 정책을 통해 2009년 50.3%였던 남성 흡연률이 지난해에는 43.9%로 감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탈북자 김광진 씨는 담배 가격 인상 조치가 흡연률을 낮추는데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탈북자 김광진 ] "담배값 인상은 크게 상관이 없을 거에요. 담배 좋아하는 사람들은 값이 올라도 좋은 담배를 피우지는 않아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만족할 수 있는 수단이 있거든요. 집에서 담배를 재배하기도 하죠. 말리어서 가공해서 피우기도 하고. 장마당에 나가면 여러 가격 대에 담배가 있거든요. 피우고 싶으면 언제든지 피울 수 있죠."

진행자) 앞서 한국 보건복지부가 금연 공익광고를 제작해서 방영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북한에서도 이런 게 있나요?

기자) 북한 내각 보건성 책임부원인 최현숙 씨는 `조선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담배 통제를 위한 사회 분위기 조성과 위생선전 활동이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텔레비전과 신문, 담당 의사들의 위생선전 사업이 적극화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이 보도하는 사진이나 영상에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여전히 자주 노출돼 북한의 이런 주장을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달만 해도 신창양어장 시찰과 전략잠수함 탄도탄 발사 참관 등의 행사에서 김 제1위원장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됐는데요, 탈북자 김광진 씨는 그런 모습이 북한 주민들이 금연을 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김광진 ] “ 뭐 그런 영향은 좀 미칠 겁니다. 담배 피우는 모습이 멋있어 보이네. 남자다워 보이네.. 라고 생각할 수 있죠.”

진행자) 세계보건기구는 각국 정부에 흡연률을 낮추기 위해 어떤 권고를 하고 있나요?

기자) 네. 흡연률을 파악하고 금연을 도와주며, 흡연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담배 광고와 홍보를 금지하며 담배에 대한 세금을 올리라는 권고를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이 무엇이 있을까요?

기자) 이와 관련해서는 신송우 울산금연운동본부협의회 부회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신송우 울산금연운동본부협의회 부회장] “금연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담배를 줄여가는 게 아니라 당장 끊는 겁니다. 두 번째는 내가 끊었다는 것을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또 담배 피우는 사람 근처에도 가면 안됩니다.”

전문가들은 또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고 양치질을 자주하거나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좋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개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겠죠.

진행자)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담배가 얼마나 해로운지, 북한에서는 금연을 장려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또 담배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김현진 기자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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