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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지난해 8월 영국 런던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지난해 8월 영국 런던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위키리크스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세요?

진행자) 위키리크스가 16일, 지난 해 말에 미국 소니사가 해킹당한 이메일과 자료 등 20만 건을 공개했습니다. 언제부턴가 미국 뉴스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한 위키리크스. 뭔가를 폭로할 때마다 세상이 시끄러워지는데요. 이번에도 논란이 뜨겁네요.

기자) 맞습니다. 위키리크스가 왜 이렇게 논란을 몰고 다닐까요? 그 이유를 캐보기에 앞서서 17세기 영국의 외교관, 헨리 워튼이 한 말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워튼 대사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대사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외국에서 거짓말을 하도록 파견되는 정직한 사람이다.”.

진행자) 네, 거짓말을 하도록 파견되는 정직한 사람이라, 무슨 말인가요?

기자) 그러니까 개인 간에도 악의 없는 거짓말이 필요할 때가 있듯이 국가 간 우호 관계를 유지하거나 협상에서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외교관이 어느 정도 거짓말을 해야 할 때도 있고 또 외교관은 진짜 속마음을 드러내면 안 된다는 그런 의미도 있겠죠? 그런데 만약 외교관이나 한 나라 지도자의 이런 숨기고 싶은 속마음이 만천하에 드러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진행자) 네, 개인 간에도 뒤에서 다른 이야기를 하면 기분 나쁜데, 국가 간의 외교 문제에선 두말할 필요도 없겠죠? 관계가 껄끄러워지는 건 물론이고 당사국 간의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겠고요.

기자) 네, 그런데 이렇게 우리가 가정해 본 상황을 실제상황이 되게 한 존재가 바로 위키리크스입니다. 위키리크스는 각국 지도자의 속마음이나, 협상에서 오간 비밀스러운 대화 등을 폭로해서 세계 많은 지도자를 곤란에 빠트렸었죠.

진행자) 그래서 위키리크스를 폭로 전문사이트라고 하는 거고요?

기자) 맞습니다. 위키리크스라는 이름 자체가 그런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위키리크스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직접 제작하는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처럼 누구나 내용을 입력하고 편집할 수 있다는 의미의 ‘위키(Wiki-)’와 비밀 등의 누설을 의미하는 ‘리크스(Leasks)’의 합성어입니다. 위키리크스는 이름이 말해주듯 익명의 정보원으로부터 제공받거나 자체적인 탐사를 통해 수집한 정부나 기업의 정보, 기밀문서, 비공개 문서 등을 온라인에서 공개하는 고발 전문매체를 표방하며 지난 2006년 12월, 호주 출신인 줄리언 어산지 주도로 출범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줄리언 어산지가 원래 해커 그러니까 다른 사람의 컴퓨터망에 무단으로 침입해서 정보를 빼내거나 망치는 일을 하는 사람이었다고 하는데요. 어산지가 왜 이런 폭로전문사이트를 설립했을까요?

기자) 어산지는 자신이 쓴 책에서 위키리크스를 설립한 이유를 밝혔는데요. 이 세상에 부당한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폭로 사이트를 통해 부당한 일들이 줄어들고 정당한 일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위키리크스를 설립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폭로 사이트를 하면서 왜 꼭 익명을 주장할 필요가 있을까요?

기자) 어산지는 정보가 이동하는 과정을 정보를 입수한 사람과 정보를 전하는 사람 그리고 정보를 받는 사람 이렇게 3단계로 나눴는데요. 정부와 기업이 검열이라는 이름으로 개입해 정보를 삭제하거나 또는 정보를 제공한 사람에게 해를 끼치기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바로 익명이고 그래서 익명으로 정보를 폭로하는 사이트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 Sting ///

진행자)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위키리크스에 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키리크스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건 몇 년 전 미국의 외교문서를 폭로하면서부터이지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0년 4월, 위키리크스에는 ‘부수적 살인’이라는 제목의 비디오 파일이 공개됐는데요. 2007년 이라크에서 미군 아파치 헬기가 기자를 포함한 이라크 국민 12명을 적대세력으로 오인해 무자비하게 사살하는 모습을 담고 있는 영상이었습니다. 이 영상이 공개되면서 미국은 전 세계인들로부터 비난을 받게 됐습니다.

진행자) 위키리크스의 폭로전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는데요. 미국 정부를 겨냥한 폭로들이 계속 이어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같은 해 6월에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관한 미국 정부의 미공개 문건과 또 10월에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 기록이라 불리는 약 40만 건의 문서들을 폭로하기도 했습니다. 또 11월에는 미 국무부가 각국에 주재한 자국 대사관과 주고받은 외교전문 25만 건을 공개해 미 국무부가 발칵 뒤집혔었습니다.

진행자) 당시 외교전문 내용이 얼마나 적나라한지, 미국 외교관들의 속마음을 훔쳐보는 것 같다는 평가도 있을 정도였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외교관들이 상대국을 움직이기 위해 동원하는 협박과 유인책 등이 상세하게 드러나 있었고요. 거기다 미 국무부가 자국 외교관들에게 간첩 활동에 비견될만한 정보 수집을 지시한 사실이 밝혀져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또 각국 지도자들에 대한 미국 외교관들의 촌평이 그대로 드러나서 미 국무부가 난처한 입장에 처했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보면 자극적이고 흥미롭기도 한 내용 때문에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긴 했지만 사실 위키리크스의 이런 활동이 위험한 상황을 초래한다는 비판도 많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당시 미 국무부는 위키리크스의 폭로가 많은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고 미군 작전을 위태롭게 하는 한편 국제 안보 사안에 대한 협력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하미드 카르자이 당시 대통령도 위키리크스에서 미국 군사기밀을 폭로한 것을 규탄하면서 유출된 기밀들이 연합군을 돕는 아프간인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이 줄리언 어산지는 일각에선 영웅대접도 받았지만 결국 범죄자의 신사가 됐던 거죠?

기자) 네, 그런데 범죄자가 된 직접적인 원인은 딴 데 있습니다. 어산지가 2010년 8월 스웨덴에서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스웨덴 검찰로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된 건데요. 어산지는 이에 대해 위키리크스의 외교 문건 폭로를 막기 위한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줄리언 어산지는 결국 범죄자에서 망명자의 신세까지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어산지는 강제송환을 피해 2012년 중남미 국가인 에콰도르에 망명신청을 했고 에콰도르가 망명을 허락한 이후 2년 넘게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도피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현재 망명 중이지만 위키리크스의 폭로 활동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베일에 싸여 있는 북한도 이 위키리크스의 파문에서 비껴가지 못했죠? 위키리크스에 폭로된 내용 중에 북한과 관련한 내용도 적지 않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0년 미국 외교전문이 공개되면서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상태 등 북한 내부 사정들도 세상에 많이 드러나게 됐고요. 또 중국 대사가 북한의 화폐개혁이 실패한 정책이라고 평가한 내용이나, 북한과 미얀마 간의 무기거래 내용도 미국의 비밀 외교전문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또한, 당시 김정일의 후계자로 주목받았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중국 외교 당국자들의 부정적인 견해도 들어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위키리크스의 폭로는 크고 작은 파장을 낳고 있는데요. 위키리크스의 역할을 두고 여전히 찬반이 나뉘고 있죠?

기자) 네, 언론분야나 학계에서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위키리크스가 더 많은 정부나 기업의 미공개 자료를 공개해 권력 기관에 의해 도전 받고 있는 민주적 의사표현을 더 활발히 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선 위키리크스가 국제적 외교활동을 방해하고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입장인데요. 일부 인권 단체들은 위키리크스가 초창기에 공개한 문서들에 등장하는 국제기구 협력 인사들의 이름을 신변보호 차원에서 삭제하거나 수정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었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위키리크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김현숙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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