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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테드 크루즈 의원 대선 출마 선언…건강보험 개혁 5주년


23일 버지니아 린치버그 리버티 대학에서 미국 공화당의 크루즈 상원의원이 2016년 대선 출마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23일 버지니아 린치버그 리버티 대학에서 미국 공화당의 크루즈 상원의원이 2016년 대선 출마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VOA 김정우 기자 함께 합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보수파의 떠오르는 기수인 테드 크루즈 텍사스 주 연방 상원의원이 공화당에서는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에 나선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건강보험 개혁안인 오바마케어가 출범한 지 5년이 됐습니다. 오바마케어의 현재와 관련 논쟁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현직 상원 의원이 부패 혐의로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네. 오늘 첫 소식입니다. 내년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관심이 벌써 뜨거운데 공화당에서 처음으로 내년 대통령 선거에 나가겠다고 선언한 사람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소속 텍사스 주 연방 상원 의원인 테드 크루즈 의원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23일 발표했습니다. 크루즈 의원은 23일 일찍 인터넷 단문 전달 사이트인 트위터에 처음 출마 의사를 밝힌 데 이어 같은 날 오전 버지니아 주에 있는 리버티대학교에서 한 연설에서 내년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날 리버티대학교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국내외 정책을 싸잡아 비난하면서 헌법이 보장한 자유를 지키고 미국의 꿈을 다시 실현하려고 대선에 나간다고 밝혔습니다. 크루즈 의원은 또 가족 이력과 자신이 펼치고 싶은 정책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특히 진보주의자들과 맞서 싸우는 보수 진영의 기수로서의 인상을 심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공화당에서는 처음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사람이 나온 건데, 이 테드 크루즈 의원은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네. 크루즈 의원은 ‘티파티’라는 강경 보수 단체의 지원을 받고 지난 2012년 텍사스 주에서 당선된 초선 연방 상원 의원인데요. 크루즈 의원과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항목 몇 가지만 알려드릴까요? 먼저 크루즈 의원은 미국이 아니라 캐나다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쿠바 사람이고 어머니가 미국 시민이죠.

진행자) 어? 그러면 크루즈 의원은 미국 대통령에 출마할 수 없는 것 아닌가요? 캐나다에서 태어났으니까요?

기자) 그런 말도 있는데요. 법률 전문가들은 외국에서 났어도 부모가 미국 시민이면 상관이 없다고 말합니다. 크루즈 의원 같으면 어머니가 미국 시민이었으니까 문제가 없다는 거죠.

진행자) 크루즈 의원의 학력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동부 명문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인 프린스턴대학교를 나왔는데요. 특히 프린스턴에서는 토론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고 하고요. 프린스턴을 졸업하고는 하버드대학교 법과대학원에 다녔습니다.

진행자) 하버드를 졸업하고 나서는 법조계 쪽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1996년에서 1997년까지 당시 윌리엄 랭퀴스트 대법원장의 법률 보좌관으로 일했고요. 2003년부터는 텍사스 주 법무 차관을 지냈습니다. 크루즈 의원은 텍사스 주 법무 차관으로 일할 때 몇몇 사건을 놓고 연방 대법원에 나가서 9차례 변론을 펼쳤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그러다가 2012년에 상원 의원이 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강경 보수 단체인 티파티의 지원을 받고 당시 텍사스 주 공화당 예비 선거에서 강력한 경쟁자를 물리쳐서 공화당 후보가 됐고요. 다음 본 선거에서 이겨서 상원 의원이 됐습니다. 특이한 건 크루즈 의원이 상원 의원에 당선되기 전까지는 선출직 직위, 그러니까 선거에서 이겨야지 차지할 수 있는 직위를 맡은 경험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테드 크루즈 상원 의원 하면 역시 유명한 21시간까지 의사방해 사건을 빼놓을 수 없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상원에 들어가고 1년도 안 돼서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건강보험 개혁에 반대하는 활동을 조직했고요. 그러면서 건강보험법 관련 조항이 들어간 새해 예산안이 통과되는 걸 막으려고 21시간 동안 밤샘 연설을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또 하나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크루즈 의원이 이렇게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서 일찍 대선에 출마한다는 뜻을 발표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뭐, 이런저런 이유가 있을 텐데요. 먼저 현재 공화당에서 자천 타천으로 당내 경선에 나올 사람들이 많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렇게 좀 어수선한 상황에서 가장 먼저 출마한다고 선언해서 기선을 잡으려는 뜻이 있을 겁니다. 또 앞으로 공화당 경선이 시작될 때까지 10달 정도 남았는데, 먼저 출마한다고 발표하면 언론의 관심을 다른 후보들보다 더 받을 수도 있다는 목적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른 발표가 선거 자금 모금에 유리하다는데요. 사람들이 대선을 앞두고 어떤 후보한테 돈을 기부할 때 보통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돈을 잘 주지 않는답니다. 돈을 기부했다가 돈을 받은 정치인이 대선에 나오지 않으면 낭패이기 때문인데요. 이런 상황을 생각해서 크루즈 의원 측은 대통령 선거에 나간다고 선언하면 선거 자금을 모으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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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자, 그런가 하면 미국 일자로 바로 오늘인 3월 23일이 미국의 건강보험법, 그러니까 오바마케어가 발효된 지 5년이 되는 날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5년 전 오늘인 2010년 3월 23일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건강보험법이 발효됐습니다.

진행자) 지난 1960년대에 흑백 차별을 공식적으로 없앴던 민권법과 마찬가지로 이 건강보험법은 미국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뜻을 가진 법인데요. 5년 전 건강보험법에 서명한 오바마 대통령이 성명을 냈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에서 건강보험 개혁이 여러 면에서 예상보다 더 좋았다면서 그동안 건강보험법을 비판한 사람들은 오바마케어가 가져온 현실을 바로 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케어, 즉 건강보험법을 두고 이러니저러니 아직도 말이 많지만, 이 법이 도입된 다음에 보건 분야에서 변화가 생긴 게 사실입니다. 그럼 이런 변화를 몇 개 좀 짚어볼까요?

기자) 네. 먼저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 숫자부터 살펴보죠? 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2010년에 미국에서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이 약 5천만 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3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건강보험 가입 신청을 받은 뒤부터 약 1천6백만 명이 새 건강보험법을 통해 의료보험에 든 것으로 미국 정부가 계산하는데요. 현재 미국 안에서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은 3천만 명에서 4천만 명 사이로 추정됩니다.

진행자) 건강보험법이 생기기 전에 미국 사람들이 민간 의료보험에 가졌던 가장 큰 불만 가운데 하나가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보험에 들지 못한다는 조항이었는데요. 새 법에서는 이 조항을 금지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보험회사는 보험 가입을 신청한 사람의 건강 상태를 문제 삼을 수 없습니다. 다만 담배를 피우는 사람한테는 보험료를 더 매길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오바마케어가 바꾼 항목들이 뭐가 있는지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예전에는 의료보험에 가입하는 건 자기 마음이었는데요. 건강보험법은 모든 사람이 의료보험에 가입하라고 규정했습니다. 만일 건강보험을 들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합니다. 또 옛날에는 보험을 가진 부모의 자녀가 성인이 되면 부모 보험에서 나가야 했는데, 이제는 26살까지 부모가 가진 의료보험을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에는 보험료를 가입자가 모두 내야 했지만, 이제는 보험료를 지원해주는 보험도 있습니다.

진행자) 자, 앞서 들은 변화는 오바마케어가 가져온 좋은 영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좋은 점도 있지만, 그래도 이 건강보험법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뜨겁죠?

기자) 물론입니다.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파를 중심으로 건강보험 제도를 둘러싼 비판이 여전히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공화당은 오바마케어를 없애려고 연방 하원을 중심으로 지난 5년 동안 여러 번 건강보험법을 폐기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까지 상원을 장악하고 있던 민주당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이 사람들이 건강보험법을 이렇게 맹렬하게 반대하는 이유가 대체 뭡니까?

기자) 네.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안 하고는 개개인이 결정할 일이지 나라가 나서서 이래라저래라 하거나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다고 벌금을 물릴 수는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개인의 자유, 개인의 선택권을 존중하라는 말이 되겠죠? 다음은 돈 문제인데요. 건강보험법을 시행하면 어마어마한 돈이 들고 그러면 정부가 지는 빚, 즉 재정적자가 늘면서 결국 세금이 늘어날 텐데, 그런 상황이 싫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올여름에 오바마케어 시행에 큰 영향을 미칠 판결이 연방 대법원에서 나올 예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건강보험법에서 핵심 조항 가운데 하나가 보험을 사는 사람에게 연방 정부가 주 정부가 설립한 보험거래소를 통해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건데요. 현재 자체 거래소가 없는 주에서는 연방 정부가 직접 보조금을 처리합니다. 그런데 대법원이 이게 헌법에 어긋나는지 아닌지 오는 6월에 결정합니다. 만일 연방 정부가 직접 보조금을 다루는 것이 위헌이라는 결정이 나오면 주 정부가 아니라 연방 정부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등록한 800만 명이 보조금을 받지 못해서 건강보험 제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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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금 여러분께서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 듣고 계십니다. 현직에 있는 연방 상원 의원이 이번 주에 기소될지도 모른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들어볼까요?

기자) 네. 연방 수사 당국이 민주당 소속인 로버트 메넨데스 뉴저지 주 연방 상원 의원을 이번 주 초에 기소할 것이라고 몇몇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현직 연방 의원이 기소되는 경우가 그렇게 흔하지는 않은데, 메넨데스 의원에게 적용되는 죄목이 뭔가요?

기자) 네. 아직 혐의가 정확하게 알려지지는 않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알려진 것을 종합해 보면 부패혐의입니다.

진행자) 부패혐의라면 부정한 돈을 받았다는 건가요?

기자) 돈을 받은 게 아니라 특정인으로부터 대접을 받고 이 사람을 위해서 힘을 써줬다는 겁니다. 이 메넨데스 의원 건에 얽힌 사람은 플로리다 주에 사는 유명한 안과 의사 살로몬 멜젠 씨인데요. 메넨데스 의원이 대접을 받고 멜젠 씨를 위해서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가 적용된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어느 기사를 보니까 살로몬 멜젠은 메디케어, 즉 노인 건강보험을 관리하는 당국으로부터 진료비를 타가는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켜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나와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자신의 후원자이자 친구인 멜젠에게 조사가 들어오니까 메넨데스 의원이 관련 부서인 보건부 측에 노인 건강보험 관련 규정을 바꾸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겁니다. 또 수사 당국은 멜젠 씨가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벌이는 사업을 도우려고 메넨데스 의원이 국토안보부에 압력을 넣었다는 혐의도 잡았다고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오늘 시간은 여기서 마칩니다.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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