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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북-러 교역 11% 감소


지난해 7월 새 부두 개통식이 열린 북한 라진항 화물선에 석탄이 실려있다. 이 부두는 러시아와 북한 합작으로 지어졌다. (자료사진)
지난해 7월 새 부두 개통식이 열린 북한 라진항 화물선에 석탄이 실려있다. 이 부두는 러시아와 북한 합작으로 지어졌다. (자료사진)

북한과 러시아가 최근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지난해 교역액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0년까지 무역 규모를 10억 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양국의 목표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 산하 무역진흥기관인 코트라 (KOTRA)가 러시아 연방 관세청의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북-러 교역동향을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러시아의 대북 수출은 8천2백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15% 줄었습니다. 반대로 수입은 32% 증가해 1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수출과 수입을 합한 전체 교역액은 9천2백만 달러로 11% 줄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해부터 고위급 접촉을 이어가며 경제협력을 확대해 왔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다소 의외의 결과입니다.

러시아 극동개발부에 따르면, 두 나라는 지난해10월부터 무역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극동개발부 장관은 오는 2020년까지 북한과의 교역 규모를 10억 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루블화 결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리용남 북한 무역상도 지난달 러시아를 방문해 러시아와 북한이 오는 2020년까지 교역 규모를 지금의 10배인 10억 달러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두 나라 교역액은 1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연간 65억 달러에 달하는 북-중 교역액에 비하면 아직도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러시아의 교역 규모가 단기간에 급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케빈 스탤러 연구원입니다.

[녹취: 케빈 스탤러,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연구원] “You can make trade easier...”

분명한 시장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정부 차원의 교역 활성화 조치만으로는 교역 규모를 늘릴 수 없다는 겁니다.

스탤러 연구원은 현재 러시아 측에서 가장 절실히 바라는 사업 분야는 남-북-러 3각 협력사업들이라며, 그밖의 대북 투자사업들이 교역 확대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북한이 러시아 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품목이 많지 않은 만큼, 러시아가 흑자를 이어가는 무역구조가 쉽게 바뀌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러시아는 북한에 7천2백만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는데, 원유가 3천4백만 달러로 가장 큰 수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어 자동차가 1천7백만 달러, 곡물이 1천3백만 달러, 기계류가 7백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곡물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한국의 북한경제 전문가는 러시아 연해주의 대규모 농장에서 생산된 곡물이 북한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수출한 품목을 보면, 직물이 전체 수출액의 절반 가까운 4백만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 기계류가 1백60만 달러, 악기가 1백4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코트라는 러시아가 지난해 대북 수입을 크게 늘렸다며, 상당 부분 그 이전에 수입이 없다가 지난해 수입이 창출된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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