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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은퇴 한인들, 탈북자 구출 비용 인권단체에 기부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 라구나 우즈 한인회 사람들이 링크 저스틴 휠러 부대표(가운데)에게 탈북자 구출 기금 3천 달러를 기증하고 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 라구나 우즈 한인회 사람들이 링크 저스틴 휠러 부대표(가운데)에게 탈북자 구출 기금 3천 달러를 기증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 입니다. 은퇴한 노인들이 모여 사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의 한 마을 주민들이 탈북자 구출 기금을 모아 대북 인권단체에 전달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효과: 탈북 청년 합창단 위드 유 “ 홀로 아리랑”]

“금강산 맑은 물은 동해로 흐르고 설악산 맑은 물도 동해로 가는데 우리네 마음들은 어디로 가는가, 언제쯤 우리는 하나가 될까?”

남북한의 통일에 대한 염원을 기원하는 ‘홀로 아리랑’ 이란 제목의 이 노래는 지난 1990년에 만들어져 대중가요로 널리 불리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한국 내 탈북 청년들로 구성된 합창단 ‘위드 유’가 한국 가수 이승철의 지휘로 독도와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열린 탈북자 인권 행사에서 불러 감동을 자아냈습니다.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미국의 한인들에게 이 노래는 남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최근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 라구나 우즈 지역의 한인들은 ‘홀로 아리랑’이란 노래를 부르는 탈북 청년들을 보며 탈북자가 처한 현실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 지역 주민들의 평균 나이가 77살이어서 이 마을은 흔히 `은퇴촌’으로 불리는데요, 전체 주민 1만8천 명 가운데 한인들이 1천 명 가량 됩니다.

이 지역 한인회 회원들은 최근 인기를 끌었던 한국 영화 `국제시장’을 보며 남북한의 분단 현실에 다시 한번 가슴 아파 했고, 탈북 청년들이 부르는 홀로 아리랑을 들으며 탈북자들, 특히 보금자리를 찾지 못한 채 떠도는 탈북자들의 상황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 탈북자들을 돕기로 마음 먹은 회원들은 중국 내 탈북자 구출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로 결정했습니다.

라구나 우즈 한인회 주용 회장은 `VOA’에 회원들이 중국 내 탈북자 들의 비참한 실상에 관심을 갖게 돼 모금이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주용회장 ] “ 구해진 탈북자, 남한에 들어와 있는 탈북자 보다, 중국에 있거나 북한을 떠나서 갈 때 올 때를 못 찾는 불쌍한 생명들을 구할 수 있는 모금운동을 하자는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지난 음력설 명절 모임을 기점으로 노인들은 탈북자 구출 비용에 필요한 3천 달러를 모으기로 결정했고 당일 하루 모금으로 목표 금액을 거의 마련했습니다.”

당일 한인회 봉사회원 15명이 설 잔치 행사장 입구에서 기금을 모았는데요, 참석자들 가운데 모금에 반대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주용 회장은 말했습니다.

주 회장은 한인 노인들이 적게는 5달러에서 많게는 2~300달러 씩 기부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주용회장 ] “반 수는 넉넉하고 반 수는 조금 어렵죠. 은퇴를 하셔서 수입은 별로 없죠. 노후 대책으로 조금 준비해 둔 돈으로 사시는데.. 저희들로선 적지 않은 돈이지만 한 명이나 구해 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십시일반으로 몇 시간 동안 모은 기금은 탈북자 한 명을 구하는데 필요한 액수였습니다.

노인들은 “부족하지만 단 한 명이라도..” 라는 마음으로 모은 기금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고심한 끝에 결국 캘리포니아에 본부를 둔 미국 청년 주축의 대북 인권단체 ‘링크’에 기금을 전달했습니다.

주 회장은 링크의 저스틴 휠러 부대표가 직접 방문해 기금을 전달 받았다고 말했는데요, 휠러 부대표로부터 중국 현지에 숨어 사는 탈북자들의 처지를 자세히 들었습니다.

노인들은 링크를 통해 알게 된 탈북자들의 상황을 한인회 전체에 전해 함께 공유했습니다.

기금 모금에 참여한 한인회 김홍식 박사는 탈북자들의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은 결국 돈이라며, 취미생활을 조금 줄이고 매달 일정 액수를 적립해서 한 사람당 한 명씩이라도 구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머잖은 장래에 “탈북자 1천 명 구출 달성”이라는 소식을 듣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주 회장은 1년에 적어도 한 두 차례 탈북자들을 위한 기금을 마련할 생각이라며, 한인으로서 통일을 앞당기고 탈북자들의 인권 개선을 돕는 일에 참여한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링크의 휠러 부대표는 `VOA’ 에 7~80대 한인들이 자발적으로 탈북자들을 돕기 위해 모금을 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고 의미가 있다며 이 기금이 이 분들의 유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휠러 부대표 ] “It’so encouraging to see people …감사합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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