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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한국 대화 제의에 무응답...소니 해킹 내부자 소행 주장 확산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VOA 조은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북한에 당국 간 대화를 제의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북한은 오늘 (31일)도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한국 정부의 대통령 직속기구인 통일준비위원회가 남북 당국자 회담을 제의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북한은 이에 대한 반응은 보이지 않은 채 회담을 제의한 통준위를 거듭 깎아내렸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오늘자 논평에서 한국 정부가 쩍하면 ‘통일대박’을 일컬으면서 통일준비위원회나 통일헌장, 그리고 통일헌법을 만든다며 부산을 떤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이밖에 또 어떤 주장을 했나요?

기자) `노동신문'은 남북관계를 파국 상태로 몰아 넣은 것은 한국 정부라고 주장하면서 시대착오적인 대결정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노동신문'은 한 해를 마감 짓는 날 남북관계의 현실은 파국적이고 험악해졌다며 한국 정부에 책임을 미루면서 북한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일관되게 노력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이렇게 나오는 배경은 무엇일까요?

기자)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대화 제의에 대한 답변을 내놓기에 앞서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어떤 의도로 남북대화를 제안했을까요?

기자)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 풀이됩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 3년 차인 내년에 남북관계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한국 정부의 인식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내년을 넘기면 북한이 한국의 차기 정권을 기다리며 버티기 전략을 고수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금이 대화 제의의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도 최근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였었죠?

기자)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직접 친서를 보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전달했습니다. 최근 방북하고 돌아온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는 `VOA'에 북측에선 전임 이명박 정부와 달리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하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한편,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31일) 신년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는데요. 남북관계에 대한 언급도 있었죠?

기자) 예. 박 대통령은 새해에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통일 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박근혜 대통령] “신뢰와 변화를 통해 북한을 이끌어내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통일 기반을 구축하고 통일의 길을 열어갈 것입니다.”

박 대통령은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분단 70년을 마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 길을 가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하나된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며, 후손들에게 당당하고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물려줄 역사적 책무가 모두에게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듣고 계십니다.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북한이 유례없는 3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외교적 고립과 경제 문제, 그리고 인권 문제 등 3중고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어제(30일)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는 핵 문제가 주된 문제였지만 이제 북한은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도 대응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이런 이유로 북한은 과거 어느 때보다 압박이 심하고 경제적으로도 어렵다며, 북한을 지탱하는 것은 사적인 비공식 시장, 장마당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현 상황이 과거 북한 정권이 큰 불안을 느낀 1970년대 초와 90년대 초와 비슷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비판적인 주장을 했습니다. 정권 책임자들이 아닌 주민들의 고통만 가중시켜 비효율적이라는 건데요. 카터 전 대통령의 주장을 좀 더 전해주시죠.

기자)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26일 ‘워싱턴 포스트’ 신문 기고문에서 미국의 대북 제재는 특권층의 해외계좌와 여행 규제 등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존의 제재는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 60년 이상 대북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정작 고통을 당하는 건 정치엘리트 계층이 아닌 주민들이라는 겁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나쁜 정권에 대한 미국의 이런 제재는 쿠바의 전례처럼 국제 사정에 무지하고 독재정권 치하에서 이미 고통 받는 잘못 없는 주민들에게 잔인한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카터 전 대통령의 이런 의견에 대해 미국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한 마디로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의 기고문 아래 달린 수 백 건의 댓글은 카터 전 대통령이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내용이 많았습니다. 누리꾼들은 북한의 독재정권이 엄청난 자원을 주민들의 민생이 아닌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쏟아붓고 있는데도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의 열악한 경제를 마치 미국의 제재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소니 영화사 해킹의 배후가 북한이 맞는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 당국은 북한을 주범으로 거듭 지목했지만, 사이버 전문가들은 소니 내부자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죠?

기자) ‘데일리 비스트’ 등 다수의 미국 매체들은 어제 소니 해킹의 주범이 북한이 아니라 소니 영화사 내부자의 소행일 수 있다는 주장을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사이버보안업체 노스 코퍼레이션은 6 명의 개인이 이번 사건을 저질렀고, 그 중 적어도 1 명은 소니 영화사에 불만을 품고 퇴사한 전직 정보기술 담당 직원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다른 나라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란 말을 자주 쓰는데요. 북한은 미국 정부로부터 이런 지적을 가장 많이 받은 나라 가운데 하나로 꼽혔죠?

기자) 미 국무부는 지난 6년 간 무려 115 차례에 걸쳐 북한의 행동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 (Unacceptable)고 지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주 외교전문 잡지인 `포린 폴리시'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미 국무부가 다른 나라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는 발언을 한 사례들을 분석했는데요. 그 결과 시리아가 1위로 147 차례 지적을 받았고 이어 이란 118 차례, 북한 115 차례, 이스라엘 87 차례, 파키스탄 83 차례, 러시아 78 차례, 이집트 77 차례, 중국 74 차례, 아프가니스탄 66 차례, 이라크 63 차례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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