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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미국 온 탈북자들 "주변 지원, 정착에 큰 도움"


북한을 탈출해 미국에 난민으로 정착한 조진혜 씨와 한송화 씨(왼쪽부터)가 지난 1월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조진혜 씨는 워싱턴에서 탈북자지원단체 NKUSA 대표를 맡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을 탈출해 미국에 난민으로 정착한 조진혜 씨와 한송화 씨(왼쪽부터)가 지난 1월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조진혜 씨는 워싱턴에서 탈북자지원단체 NKUSA 대표를 맡고 있다. (자료사진)

매주 화요일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입니다. 올 들어 미국에 난민 자격으로 입국한 탈북자는 모두 13 명에 달합니다. 이들은 미국 정부의 지원 외에도 정착 초기에 개인과 단체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데요, 탈북자 지원단체의 도움으로 미국 생활에 적응해 나가고 있는 탈북자 가족의 얘기를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뉴스 풍경 오디오 듣기] 탈북 난민 돕는 미국 지원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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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는 현재까지 총 13명입니다.

이들 중 지난 7월 말에 입국한 존 김 씨 가족은 이 달로 미국생활 5개월째로 접어들었습니다.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현금과 식품교환권 약 9백여 달러로 시작한 4인 김 씨 가족의 살림살이는 현재 월 3천 달러로 늘어났습니다. 올해 47살인 김 씨의 아내가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식당에서 일을 하고, 19살 난 큰 아들도 학업을 준비하며 틈틈이 일을 한 덕분입니다.

53살 존 김 씨는 가장 노릇을 해야 하지만 북한과 중국에서 30년 동안 광부로 일한 탓에 허리 부상으로 아내 대신 집안일을 도맡고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김 씨 가족을 보며 미국생활의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말하는데요, 말도 안 통하는 땅에서 이들이 정착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의 도움 때문입니다.

큰 아들 김 군은 현재 대학진학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교회와 탈북자 단체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모 군] “고등학교 못 다니는데요, 나이가 많아서요. 제대로 된 교육 못 받아봤어요. 커뮤니티 칼리지 갈 준비하고 있어요. 모르는 번역 주시죠. 교회 사모님이. 저는 누나가 찾아와서 도와줘요.”

미국에서의 지난 4개월이 그다지 힘들지 않다고 말한 김 군이 말하는‘누나’는 탈북자지원단체 NKUSA 조진혜 대표를 말합니다.

김 씨 가족은 워싱턴 지역에서 탈북자 지원단체를 이끌고 있는 조진혜 대표와 종종 만나 의논도 하고 하소연도 했습니다.

김 씨와 조 대표는 지난 6월 이전부터 돕고 있었던 탈북 고아를 통해 전화통화를 하면서 알게 됐는데요, 김 씨 가족은 조 대표의 설명을 듣고 미국 행을 결심했습니다.

[녹취: 조진혜] ”태국 감옥에 있을때 전화통화가 됐어요. (탈북자들에게 )미국과 한국 정착의 차이를 설명 드렸고...”

그리고 한 달 후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는 조 대표에게 연락을 취해 김 씨 가족을 도울 수 있는지를 물었다고 조 대표는 말했습니다.

[녹취: 조진혜] “들어오시기 3일 전인가,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에서 저에게 집을 제공할 수 있냐고 물어봤어요. 방 2개짜리 집 제공해주면 좋겠는데… 제가 집 빼고 나머지는 도울 수 있다고 했어요.”

조 대표는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들에게 가장 급한 것은 집과 차라고 말했는데요 이 때문에 김 씨 가족이 직업을 구하기 편하도록 한인 밀집지역에 거처를 알아봤고 자동차 구입 전까지 쓸 자전거를 마련했습니다.

소셜번호와 아이디 발급, 의료보험 등 서류신청에 필요한 영어 번역과 통역도 조 대표와 지역 교회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김 씨는 가족들 모두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한국에서 사는 친척들 말을 믿고 미국으로 왔지만 말이 통하지 않아 약간의 후회를 했다면서도 아이들을 보며 내심 만족해 했습니다.

[녹취: 존 김] “ 친척들이 한국에 많이 있는데, 미국에 가면 좋다더라.. 후회 조금 하는데, 9학년 아들이 좋다고.. 숙제도 안 내주는데.. 큰 아들 공부해야 하거든요.”

김 씨는 짧은 미국생활이지만 비교적 잘 정착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조 대표의 도움을 꼽았는데요, 그러나 조 대표는 김 씨 가족이 웬만하면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고 한다며 강인한 의지를 높게 평가했습니다.

탈북자들의 미국 정착을 돕고 있는 NKUSA 조 대표는 자신도 난민으로 미국에 입국했고 다른 탈북자들의 사례로 봤을 때 탈북자들이 미국 내 정착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을 1년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입국 후 6개월은 각종 서류를 진행하고 직업을 찾고 차를 구입하는데 1년이 지나면 자립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민간 지원단체의 도움을 받는 동안에도 단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며 미국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길 바랬습니다.

[녹취: 조진혜] “ 소셜넘버 아이디가 있어도 은행을 못열어요 , 북한 출신이라 불가능했어요. 전화기가 필요한데 크레딧이 없어서 천 달러 디파짓 하고 전화기 열었거든요 . 소셜워커가 책임지고 해 주면 좋겠어요.”

조 대표는 첫째로 탈북자들이 초기 정착에 필요한 조건을 갖출 때까지 신분을 보증해 줄 제도가 필요하고, 둘째로 탈북자들이 미국에 입국해서 임시로 거쳐 할 난민 주거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미국은 인권보호 차원에서 탈북자들의 개인 정보를 알리지 않고 있지만 입국한 탈북자들을 단체가 도울 수 있도록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난 11월에 입국한 5 명 탈북자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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