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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정착한 사실을 숨기고 유럽에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가 지난 5년 간 1백 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망명 신청을 받은 나라가 한국에 신원 조회를 의뢰해 확인된 결과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다시 유럽 국가에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가 최근 5년간 최소한 112명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 외교부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심재권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벨기에와 영국, 덴마크, 네덜란드 등 네 나라가 한국 정부에 1백41명의 탈북자의 신원을 확인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습니다.

이에 한국 정부가 신원 조회를 위해 지문을 확인을 한 결과
대상자의 80%인 1백12명이 한국에 정착한 적이 있는 탈북자로 드러났습니다.

국가별로는 벨기에가 76명 가운데 70명이 한국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영국은 55명 중 33명, 덴마크는 7명 중 6명, 네덜란드는 3명 모두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본격적으로 영국 등 유럽 국가에 다시 망명을 신청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대 중반 이후입니다.

영국에 본부를 두고 활동하고 있는 ‘국제탈북민연대’의 김주일 사무총장은 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에 정착했다 다시 유럽에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들을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김주일 사무총장] “한국을 동경해서 갔다가 내가 정착해서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아니구나 판단해서 제2의 정착지를 찾아가는 사례의 탈북민들이 하나 있고요, 두 번째는 한국보다 나은 선진국 생활이 어떨까 하는 궁금증 차원에서…”

그러나, 영국과 벨기에 등 유럽 국가들이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들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면서 한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자들이 유럽에서 난민으로 인정받기가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국제탈북민연대’의 김주일 사무총장은 실제로 지난 2009년쯤부터 유럽으로 오던 탈북자 수가 대폭 감소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사무총장은 탈북 후 처음부터 제3국으로 갈 수 있는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한국 행을 선택했던 탈북자들도 있었다며, 국제사회가 이런 사람들이 자기 뜻대로 제3의 국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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