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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미 대학원생, 북한 소녀 탈북이야기 영화로 제작


미국 콜롬비아 대학원에서 영화 제작을 공부 중인 오슬기 씨가 북한 10대 소녀들의 탈북 이야기를 단편영화로 제작한다. 영화 '두 자매' 홍보 포스터.
미국 콜롬비아 대학원에서 영화 제작을 공부 중인 오슬기 씨가 북한 10대 소녀들의 탈북 이야기를 단편영화로 제작한다. 영화 '두 자매' 홍보 포스터.

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 입니다. 미국 동부의 명문 대학원생이 북한 10대 소녀들의 탈북 이야기를 단편영화로 제작합니다. 미국의 유명한 영화전문 채널의 후원을 받아 이뤄집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뉴스 풍경 오디오 듣기] 북한 소녀의 탈북 이야기 그린 단편영화 ‘두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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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난 동생의 손을 잡고 두만강을 건너는 16살 소녀 미진.

강 건너편에는 한국 행을 안내 해 줄 브로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위급한 순간을 위해 준비한 쥐약을 마법의 물이라고 동생에게 속이고 몸에 지니고 다녔던 미진.

부모님을 만날 기대감으로 탈북을 결심한 두 자매는 결국 강을 건너다 북한 군 병사들에게 쫓기고, 마법의 물을 마시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그러나 미진이 마실 마법의 물이 강물에 떠내려가 그만 동생 유진만 죽게 됩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원에서 영화 제작을 공부하는 오슬기 씨의 단편영화 ‘두 자매’ 시나리오 중 일부입니다.

오슬기 씨가 탈북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제작을 마음 먹은 건 2년 전 미국의 유력지 `뉴욕타임스’ 신문에 실린 한국 내 탈북자의 재망명 기사 때문입니다.

[녹취: 오슬기] “뉴욕타임스에 실린 탈북자들의 Double Defector(재망명자)기사를 읽었어요. 탈북자들이 힘들다는 것은 방송을 통해서 많이 알고, 서울에서 사는 사람들이 외롭겠구나 생각은 했었는데 다시 돌아간다는 사실에 오랫동안 쇼크로 남았었어요. 얼마나 힘들면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는가.. 생각을 했었어요.”

오슬기 씨는 탈북자 면담과 자료를 토대로 ‘미진’이라는 가상의 인물이 주인공인 1백여 쪽의 장편 시나리오 ‘도망자’를 썼습니다.

‘도망자’는 탈북 과정에서 동생을 잃은 미진이라는 인물이 죄책감으로 외부와 단절한 채 서울에서 외롭게 살다가 재망명을 시도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번에 제작하는 단편영화는 미진과 동생 유진의 탈북 과정과 유진의 죽음을 담게 됩니다.

장편 시나리오 ‘도망자’ 에서 미진이 동생의 죽음을 회상하는 장면만을 골라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도망자가 ‘한국 내 탈북자의 외로움과 재망명’을 소재로 삼았다면 단편인 ‘두 자매’는 탈북자가 중국 정부에 의해 강제북송 되는 현실을 담고 있습니다.

오슬기 씨는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 영화도 정치홍보물도 아니지만 탈북자들이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의 비극적인 현실이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고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을 읽고는 결국 이런 영화를 만들고 있는 자신을 빗댄 이야기입니다.

[녹취: 오슬기] “저희 영화를 통해서 많은 분들이 생각했으면 하는 것은, 재망명자라는 사실보다 중국 정부가 불법 이민자라고 해서, 탈북자를 난민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저희 엔딩은 미진이라는 친구가 중국이란 땅까지 가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거든요, 관객들이 그 이슈에 대해서 이야기 했으면 좋겠어요”

오슬기 씨는 영화가 보여주는 정치 상황과는 별도로 한국에서 만난 탈북자들의 바람을 언급하며, 관객들이 영화 속 두 자매의 관계에 주목하길 바랬습니다.

[녹취: 오슬기] “최대한 자극적이고 슬프고 잔인하고 자극적인 영화는 늘 만들어진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장 마음 아픈 것이고, 정치는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다.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을 최대한 가까이 표현하고 생각하는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탈북자 자매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린 단편 예술영화 ‘두 자매’는 현재 미국 주류 영화계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영화 전문채널 HBO가 ‘두 자매’ 제작에 1만 달러의 후원금을 지원했습니다.

HBO는 매년 컬럼비아대학원생의 단편영화 1편을 선정해 후원하고 있는데요, 외국어 자막의 단편영화로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또 연출을 맡은 미국인 감독은 미국 헐리우드 아카데미재단이 선정한 올해의 학생감독상을 받았습니다.

‘두 자매’는 오는 10월 한국에서 첫 촬영에 들어갈 예정인데요, 작품이 완성되면 미국의 ‘아카데미영화제’와 프랑스의 국제 영화제인 ‘칸영화제’에 출품할 계획입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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