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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한국전 실종 미군 러브 스토리 소개


26일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메모리얼 데이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26일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메모리얼 데이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 메모리얼 데이, 현충일 연설에서 소개한 한국전쟁 참전용사 부부의 사랑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아내는 결혼한 지 2년 만에 한국전쟁에 참전한 남편이 실종되자 재혼도 하지 않고 63년을 기다렸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은 지난 26일 나라를 위해 싸우다 희생된 호국영령들을 기리는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렸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무명용사 묘에 헌화하고 연설하면서 전사자 가족들의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그 가운데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조셉 갠트 중사와 그의 아내 클래라 갠트 씨의 사랑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녹취: 오바마 대통령] "We draw strength as well from the love of the spouses of the fallen…"

오바마 대통령은 “전사자들과 그 배우자들의 사랑을 통해서도 우리는 힘을 얻는다”며 “갠트 중사가 캘리포니아로 향하는 열차에서 클래라 에드워즈를 처음 만났을 당시 그는 젊었지만, 이미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경험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갠트 중사가 2년간 클래라에게 구애한 끝에 마침내 결혼 승낙을 얻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갠트 중사가 한국전쟁에 배치되면서 자신이 돌아오지 않으면 재혼하라고 했지만 아내는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습니다. 결혼 승낙까지 2년이나 걸렸기 때문에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 언제까지나 기다리겠다는 것입니다.

[녹취: 오바마 대통령] "When Joseph went missing in action, Clara waited…"

오바마 대통령은 “조셉이 실종되자 클래라는 무려 63년을 기다렸다”며 “그러는 사이 우리는 모든 전쟁에서 실종된 병사를 귀환시키려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갠트 중사의 유해가 확인돼 고향으로 돌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제는 96살이 된 클래라가 남편을 맞이했다고 소개하며, 행사장에 있던 클래라를 가리켰고 참석자들은 그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

[녹취: 오바마 대통령] "We are honored to have Clara Gantt here with us today. Clara. (Applause)"

로스앤젤레스 지역 언론에 따르면, 갠트 중사는 1946년 열차에서 클래라를 처음 만났고 두 사람은 2년 후 결혼했습니다.

이후 한국전쟁에 배치된 갠트 중사는 1950년 12월 군우리 전투에서 북한 군에 포로로 잡혔고, 1951년 포로수용소에서 사망했습니다.

클래라는 장애인과 어린아이를 돌보며 생계를 이어나갔고, 워싱턴 DC에서 참전군인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회의에 수 십 차례 참석하며 남편의 소재를 확인하려 노력했습니다.

갠트 중사의 유해는 하와이에 본부를 둔 국방부 ‘전쟁포로, 실종자 합동조사본부’가 지난해 12월 신원을 확인하면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고,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잉글우드에 안장됐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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