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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선거 반 EU 정당 약진.. 태국 국왕 쿠데타 승인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조은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유럽의회 선거에서 반유럽연합을 추구하는 정당들이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태국 국왕이 군부가 선언한 쿠데타를 승인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에서 친서방 성향의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이 중동을 방문해 평화와 화합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유럽의회 투표 결과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앞으로 5년간 유럽연합 EU를 대표할 유럽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투표가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유럽연합 28개 회원국에서 실시됐는데요. 유럽 통합에 반대하는 극우파와 극좌파 정당들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약진했습니다. 특히 일부 나라에서는 이런 정당들이 제1당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나라들에서 그런 결과가 나왔습니까?

기자) 우선 프랑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출구조사 결과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이 약 25%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전선은 프랑스 하원에 단 2석을 확보한 군소 정당인데요. 이번에 지난 1972년 창당 이후 처음으로 전국 단위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것입니다.

진행자) 프랑스 정치권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겠군요.

기자) 네,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나타냈습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TV 연설에서 “놀라운 소식 이상으로 충격이고 지진”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르펜 대표는 “프랑스 국민들이 분명하게 목소리를 냈다”며 “프랑스에 기대가 없는 이들, 그리고 프랑스인들이 더 이상 자유와 주권을 누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에 대항해 프랑스 국민들은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국민전선이 높은 지지를 받은 배경이 무엇입니까?

기자) 국민전선은 유럽연합에 반대하고 이민자 유입에 반대하는 정책을 내걸고 있는데요. 현재 프랑스에서 실업률이 10%를 웃돌고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국민들이 이민자들을 배격하려는 성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아울러 유럽연합이 금융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위기 국가들에 긴축정책을 요구하고 있는 점도 유권자들의 반발을 산 것으로 보입니다. 비단 프랑스 뿐 아니라 다른 유럽 나라들의 유권자들도 이런 이유에서 유럽통합을 반대하는 극우, 극좌파 정당들에 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 말고 또 어떤 나라에서 이변이 있었습니까?

기자) 영국에서도 극우 성향의 군소 정당인 영국독립당이 29%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습니다. 보수당과 노동당 양당체제인 영국에서 제3의 정당이 전국 선거에서 1위에 오른 것은 10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독립당은 아직 총선에서 단 한 명의 의원도 배출하지 못했는데요. 내년 영국 총선에서는 의회 입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다른 나라들의 투표 결과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그리스에서 제1야당인 급진 좌파연합이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요, 폴란드, 헝가리, 체코, 불가리아 등 동유럽 국가들에서도 극단주의적인 정당들이 급부상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선거에서 극단주의 정당들이 가장 많은 표를 확보한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가장 많은 표는 중도 성향의 정당들이 차지했는데요. 중도우파인 유럽국민당그룹이 여전히 유럽의회 내 제1당 지위를 유지했습니다. 이어 중도좌파인 사회당 그룹이 제2 정치그룹을 유지했고요. 극우, 극좌 정당들은 제3의 정파로 부상했습니다. 극단주의 정당들은 지난 7대 유럽의회에서는 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했지만, 이번에 세를 크게 불린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유럽연합을 통합하는 정책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번 유럽의회 선거 이후에 주요 정치일정이 어떻게 되나요?

기자) 유럽연합 지도부도 전면 개편될 예정입니다. 27일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EU 정상들과 비공식 회동을 갖고 집행위원장 선출을 논의하고요. 다음달 말에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집행위원장 지명자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EU 정상들은 아울러 정상회의 상임의장, 외교안보 고위 대표, 유럽의회 의장 등을 지명할 예정입니다. 새로운 EU 지도부는 11월에 취임합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 살펴보죠. 태국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지 닷새째가 됐는데요, 태국 국왕이 쿠데타를 승인했군요?

기자) 네,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이 26일 군부의 쿠데타를 승인했습니다. 쿠데타를 주도한 프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은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국왕이 군사정부를 공식 인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프라윳 총장은 총선을 조속히 치르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구체적인 시간표는 제시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푸미폰 국왕이 쿠데타를 추인한 것이 정국 안정에 도움이 될까요?

기자) 아직 정국 안정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방콕에서는 지난 22일 쿠데타 발생 이후 25일까지 사흘 연속 쿠데타 반대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군부가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고 규탄했는데요. 시위대 일부가 체포됐다는 소식이 퍼지자 시위자가 더 늘어났습니다. 군부는 계엄령 속에서도 시위가 이어지자 치안교란, 왕실모독, 반란, 국가 분리 책동 등의 혐의로 시위자들을 군사재판에 넘기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군부의 유혈 진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태국 군부가 잉락 친나와트 전 총리를 비롯한 여야 정치권 인사 110여 명을 소환했는데요. 이들에 대한 조사가 끝났나요?

기자) 현지 언론은 잉락 전 총리가 25일 밤에 석방돼 귀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잉락 전 총리는 지난 23일 출두해 조사를 받은 이후 구금돼 있었는데요. 잉락 전 총리 외에도 그동안 구금돼 있던 주요 인사 중 일부가 석방됐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반정부 시위를 이끌어온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는 26일 석방된 뒤 반역죄로 검찰에 출두했지만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그는 정부 청사 점거 시위 때문에 반역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번 쿠데타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요. 태국과의 관계 전반에 대해 재검토하고 있다지요?

기자) 예. 미국은 일단 태국에 대한 원조와 군사협력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24일 태국과의 합동 군사훈련과 고위급 교류 일정을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무부는 태국에 350만 달러 규모의 경제, 군사 원조를 잠정중단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무부는 이밖에 700만 달러 규모의 원조 중단도 검토 중입니다. 미 국내법은 원조 대상국에서 쿠데타가 발생할 경우 원조를 중단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에서 25일 대통령 선거가 실시됐는데요. 결과가 나왔나요.

기자) 예.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6일 잠정 개표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재벌 출신 무소속 후보 페트로 포로셴코가 과반 득표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위원회에 따르면 포로셴코 후보는 개표가 40% 진행된 상황에서 54%를 득표했습니다. 최종 개표 결과는 6월 4일 이전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난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하면서 이 지역에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포로셴코 후보는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포로셴코는 26일 기자회견에서, 다음달 초에 러시아 지도자들과 만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친 러시아계 분리독립 세력이 득세한 동부 지역의 상황을 해결하려는 우크라이나의 노력을 러시아가 지지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포로셴코는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 지역을 되찾기 위해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동부 지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분리주의 세력이 대선 결과를 부정하면서 중앙정부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26일 새벽 3시 분리주의 세력이라고 밝힌 무장괴한 10 명이 도네츠크 공항에 난입해 공항이 폐쇄됐습니다. 이후 오후 1시에 우크라이나 공수부대가 공항에서 공습작전을 펼쳤는데요. 중앙정부가 분리주의 세력을 본격적으로 진압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는데요,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대선 결과를 존중할 것이라면서, 포르셴코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새 정부 대표들과 대화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선거 결과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25일 성명을 발표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이 선거를 통해 위험을 무릅쓰고 통일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용기를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러시아의 크림 합병을 비난하고 거부한다고 다시 한번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새로 선출된 대통령과 협력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는데요, 당선이 확실시되는 포로셴코 후보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포로셴코 후보는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초콜릿 왕’으로 유명한 재벌입니다. 동유럽 최대의 과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사업을 자동차, 조선, 언론으로까지 넓힌 억만장자입니다. 그는 친서방 성향으로 지난해 야권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지지했습니다. 대통령에 취임하면 모든 사업을 매각하고 우크라이나를 유럽화 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마지막 소식 살펴볼까요?

기자)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이 사흘간 중동을 방문했습니다. 26일 이슬람교 주요 성지인 알아크사 단지를 찾아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신자 모두에게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날 방문에는 예루살렘의 이슬람교 최고 지도자도 동행했는데요. 교황은 형제, 자매로서 서로를 존경하고 사랑해야 한다며 누구도 폭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하나님의 이름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동 지역은 종교 간 갈등이 심한 지역인데요. 교황의 방문이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겠군요.

기자) 그런 기대도 나오고 있습니다. 교황은 이번 중동 순방 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를 나누는 분리장벽 앞에서 기도했습니다. 또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즈 대통령을 만나서는 예루살렘의 성지에 한해 자유로운 왕래를 보장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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