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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아프가니스탄 전격 방문...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 또 발생


미국의 주요 소식을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백성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참전군인들의 희생을 기리고 있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을 전격 방문한 데 이어 이번 주 중 미국의 새로운 외교정책 기조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미국에서 또 다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은 26일 메모리얼 데이를 맞았습니다. 어떤 날인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한국의 현충일과 비슷한 날입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5월 마지막 월요일을 메모리얼 데이로 기념하고 있는데요. 남북전쟁에서 북군이 승리한 후 전사한 병사들의 무덤에 꽃을 바친 것에서 유래됐습니다. 따라서 미국인들에게 메모리얼 데이는 단순한 연휴라기 보다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미국과 전세계의 평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날입니다.

진행자) 참전군인들에게 추모와 경의를 표하기 위한 각종 기념행사가 열리지 않습니까?

기자) 예, 워싱턴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비롯한 미 전역의 국립묘지에서 헌화와 분향이 이뤄지고 각 지역마다 퍼레이드 등 다양한 기념행사가 펼쳐집니다. 또 실종미군을 기억하자는 모토사이클 행진인 ‘롤링 선더’도 변함없이 전개됩니다. 미국인들은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가족, 친지들과 모여 바베큐를 즐기기도 합니다.

진행자) 여러 가지 색깔의 리본 장식을 한 교회들도 이곳 저곳에서 눈에 띄던데요.

기자) 예, 리본의 색깔마다 의미가 다릅니다. 황금색 리본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사한 장병들을 추모하는 뜻을 담고 있구요. 초록색은 평화를 위해, 그리고 파란색은 아프가니스탄인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는 특히 알링턴 국립묘지가 1백50주년을 맞지 않습니까?

기자) 그래서 의미가 더 큽니다. 알링턴 국립묘지에 첫 시신이 안장된 지 1백50년이 됐는데요. 남북전쟁 당시 전사한 북군의 윌리엄 크라이스트맨 일병의 시신이 1864년 5월 13일 묻혔습니다. 크라이스트맨 일병이 묻히고 한 달이 지난 후 알링턴 묘지가 국립묘지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알링턴 국립묘지 자리는 로버트 리 남군 사령관의 저택 부지였습니다.

진행자) 바로 그 자리에 26일 오바마 대통령이 섰습니다. 대통령 동정도 함께 전해주시죠.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알링턴 국립묘지 무명용사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헌화했습니다. 그리고 엄숙한 표정으로 연단에 올랐는데요. 연설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US News SWB 5/26 ACT 1> [녹취: 오바마 대통령] “We’re in a pivotal moment. Our troops are coming home. By the end of this year, our war in Afghanistan will finally come to an end.”

청중들의 환호 소리, 들으셨죠? 오바마 대통령이 결정적인 순간이 다가왔다면서 의미심장한 얘기를 했기 때문입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올해 말 마침내 끝나고, 현지 주둔 미군 장병들이 돌아올 것이다, 그런 내용입니다.

진행자) 그렇지 않아도 오바마 대통령이 바로 직전 지구 반바퀴를 돌아 아프가니스탄을 다녀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예, 미국인들이 메모리얼 데이 휴일을 보내는 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공군기지를 전격 방문했습니다. 그야말로 깜짝 방문이었습니다. 하루 전인 24일 토요일 저녁 비밀리에 비행기에 올라 다음날 아프가니스탄에 도착한 겁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을 찾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마련한 일종의 특별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프간 주둔 미군 장병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한 목적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잠깐 들어보겠습니다.

<US News SWB 5/26 ACT 2> [녹취: 오바마 대통령] “I’m here on a single mission and that is to thank you for your extraordinary service…”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북쪽 외곽에 있는 바그람 공군기지를 찾아 장병들 앞에 섰는데요. 자신이 아프가니스탄에 온 이유는 단 한 가지, 미 장병들에게 감사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말을 시작하자 장병들이 환호로 화답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을 찾은 게 얼마만입니까?

기자) 지난 2012년 방문한 이래 2년 만입니다. 취임 후 네 번째 방문이구요.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조지프 던포드 주둔군 사령관과 제임스 커닝엄 미국 대사를 만났습니다. 또 현지 전쟁에서 부상한 병사들도 방문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13년간 진행된 아프간 전쟁을 책임 있게 끝낼 방침이라면서 병사들 상당수는 올해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는 올해 말까지 대부분 병력을 철수시킨다는 입장이니까요.

기자) 맞습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는 미군 3만3천5백 명을 포함한 나토 병력 5만1천 명이 주둔해 있습니다. 이 중 어느 정도 병력을 남겨 놓느냐를 놓고 현재 아프간 정부와 협상 중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2014년 이후 아프가니스탄에 제한적으로 잔류시킬 병력 규모를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미군 장병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했는데, 그럼 양국 정상 간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현지에서 5시간 가량 머물렀는데요.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나 다른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후보들과의 회동은 없었습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이 며칠 내에 카르자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할 것이고, 대선이 끝나면 차기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도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ting)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외교정책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어왔네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새 정부가 출범하는 것도 아니고, 새삼 미국의 외교 기조를 밝히는 이유가 뭘까, 의아해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 방향이 명확하지 않다고 비판하는 데 따른 겁니다. 구체적으로는 시리아 내전, 우크라이나 사태 등과 관련해 오바마 정부가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게 아니냐, 그런 비난을 말합니다. 이 때문에 현재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도는 상당히 떨어진 상태이구요. 따라서 대통령으로 자신의 외교정책을 제대로 이해시킬 필요성이 커진 겁니다.

진행자) 새로운 외교정책 기조를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리겠다는 건데, 공개된 내용이 좀 있나요?

기자) 미국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관련 보도를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28일 뉴욕 주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 축사를 통해 정책기조를 제시할 예정이라는 건데요. 군사 개입과 고립주의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는 외교정책, 이렇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좀 모호하게 들리는데요. 미국이 힘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안이 있나요?

기자) 미국은 고립주의와 군사 개입주의 사이에 제3의 중간 길을 모색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중국과 러시아 등의 공세에 맞서겠지만 대리전쟁에 발을 들이는 비용을 부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존의 신중한 자세를 재확인할 것이라고 미 언론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국제 문제에 외교적으로 개입은 하겠지만 도를 넘지 않겠다는 겁니다. 다만 내전과 민간인 희생이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상황만큼은 좌시하지 않고 개입을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대외정책은 전세계에 미치는 파장이 큰 만큼 세계 각국이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연설에 큰 관심을 갖겠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여러 나라를 상대로 미국의 이런 외교 기조를 설명할 계획입니다. 이번 연설 이후 6월 첫째 주 유럽 순방에 나서는데요. 폴란드, 벨기에, 프랑스 등을 돌면서 같은 맥락의 외교정책 방향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또 새 외교정책 기조 홍보에는 존 케리 국무장관, 척 헤이글 국방장관,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등의 범정부 차원의 노력이 더해질 예정입니다.

(Sting)

진행자) 미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또 발생했습니다. 항상 이게 마지막이기를 바라면서 보도해 왔는데, 결국 또 비극이 일어났군요.

기자) 이번에도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입니다. 그리고 이틀 연속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먼저 23일 밤 한 남성이 미 서부 캘리포니아대학 인근에서 자동차를 몰며 시민들을 향해 총을 난사했습니다. 용의자는 엘리엇 로저라고 하는 22살 남성인데, 자신을 거부한 여성들을 원망하면서 범행을 일으킨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용의자 로저를 포함해 7 명이 숨지고 7 명이 총상을 있었으며 한 명은 중태입니다.

진행자)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건이었다면서요?

기자) 엘리엇 로저가 몇 주 전 ‘살인예고’ 동영상을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렸다는 사실을 가족이 미리 알았다고 합니다. 이어 가족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까지 했으나 해당 동영상은 확인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총을 숨겨 놓았을 그의 방을 수색하지도 않았다고 하구요.

진행자) 경찰의 허술한 대응이 문제를 더욱 키웠군요. 또 다른 총기 사건도 전해주시죠.

기자) 캘리포니아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 뒤인 어제 (25일), 이번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머틀비치 해변에서 또다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길거리에서 말다툼 끝에 벌어진 시비가 총격으로 이어진 경우인데요. 피해자는 자전거 축제에 참가한 20대들입니다. “거리에서 사라져라”라는 욕설을 들은 용의자가 피해자 일행을 쫓아가 총을 난사했습니다. 총격으로 3 명이 숨지고, 부상 당한 2 명 중 한 명은 중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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