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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일본 방문, 미·일 정상회담 TPP 교섭 난항


24일 일본을 방문 중인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 두번째)이 도쿄 에너지과학박물관에서 로봇과 서로 인사하고 있다.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입니까?

기자) 일본을 방문 중인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TPP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공동성명 발표를 보류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저녁에는 아키히토 일왕이 주최한 국빈만찬에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방문 소식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정상회담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4개국 순방의 첫 기착지인 일본을 어제(23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방문 중인데요. 오늘 아베 신조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다양한 양국 현안을 논의하고 공동 기자회견도 가졌는데요. 정상회담은 1시간 40분, 기자회견은 50분간 열렸습니다. 북한 관련 내용은 앞서 한반도 뉴스 시간에 전해드렸고요, 이 시간에는 나머지 논의 내용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어떤 의제들이 관심이었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이 앞서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언급한 내용이지만, 미-일 안보 동맹과 관련해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에 관한 입장에 관심이 모아졌었고요. 두 나라 사이의 현안으로는 현재 진통을 겪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문제도 주요 의제였습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등 다른 국제현안에 대한 발언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센카쿠 열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떤 발언을 했습니까?

기자) 저희가 어제 소개해드린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 내용과 큰 차이가 없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도 일본과 중국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는 미일 안보조약 적용 대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센카쿠 열도에 대한 무력 침공이 있을 경우, 안보조약에 따라 미국이 군사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입니다. 두 정상은 또 최근 중국의 동중국해 무력 시위와 방공식별 구역 설정 등을 겨냥해,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변경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영유권 분쟁 차원에서도 센카쿠 열도가 자국 영토라는 일본의 손을 들어준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다만 현재 일본 정부가 관할하는 지역이므로 안보조약 적용 대상이라는 건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동시에 센카쿠 열도가 영유권 분쟁 지역이라는 인식도 확인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새로운 금지선을 설정하지 않을 것이며, 당사국인 중국과 일본이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새로운 금지선을 설정하지 않는 다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새로운 것은 아니며, 이 문제로 중국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없다는 것을 밝힌 것이나 다름 없는데요. 앞서 중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센카쿠 열도 발언에 강력히 반발했었습니다. 중국 명 댜오위다오인 센카쿠 열도는 중국 땅이지만 일본이 불법 점령한 상태로, 미국과의 안보조약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거였습니다.

진행자) 일본의 집단적자위권에 대한 발언도 있었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국제안보에서 좀 더 큰 역할을 하려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었죠. 하지만 오늘 새로운 언급은 없었고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관련 발언을 했는데요. 아베 총리는 미국과 일본의 안보 동맹이 두 나라는 물론이고 아태지역 안보의 초석이라면서, 평화와 안정에 더 기여하기 위해서 집단적자위권 행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집단적자위권은 동맹국이 공격을 받을 경우 자국이 받은 것으로 간주해 대응하는 것인데요. 일본이 집단적자위권을 행사하기로 하면 공격형 무기를 도입해야 하는 등 기존 방어 위주의 군사태세에 변화가 생깁니다. 그래서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이 견제하고 있고요. 한국의 일부 의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항의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양국이 대립하고 있는 현안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협상은 좀 진전 기미가 있었습니까?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별다른 공동 입장 없이, 장관급 회담에서 추가로 협의할 거란 내용만 밝혔습니다.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은 이와 관련해 진전이 있긴 했지만, 여전히 실무 협의를 계속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이미 예견됐던 일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바로 앞두고 벌어진 협상에서도 견해 차이만 확인하고 합의에는 실패했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 뭔지도 다시 한 번 소개해주시죠?

기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은 TPP라고 줄여서 부르는데요. '트랜스 퍼시픽 파트너십'이란 뜻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경제의 통합을 목표로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입니다. 처음에는 영향력이 크지 않았지만, 미국이 참여하면서 관심이 높아졌고요, 이어 호주와 멕시코, 캐나다, 일본, 베트남 등도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여기에 한국도 지난해 말 가입 희망 의사을 밝힌 바 있습니다. TPP 참가국들은 내년까지 모든 관세와 비관세 무역장벽을 없애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미국과 일본도 개별 협상 중인데요, 일본의 농산품 관세, 미국의 자동차 관세를 놓고 협상이 난항 중입니다.

진행자) 두 정상의 공동성명은 나왔습니까?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양측은 TPP 협상에서의 견해 차이 때문에 결국 성명 문구에 합의를 이루지 못했는데요. 그래서 공동성명 발표를 보류했습니다. 그 정도로 협상에 어려움이 있다는 건데요. 아직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일정이 하루 더 남아있으니까요. 출국 전에 공동성명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국제 사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가장 시급한 현안 중 하나인데, 오바마 대통령이 오늘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가 제네바 4자회담에서 합의한 긴장 완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합의 이행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무장 세력들이 관공서 등을 점거하고, 자신들과 의견이 다른 이들을 공격하면서 불안정을 키우고 있다면서, 하지만 러시아는 이들을 중단시키기 위한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미국에 책임을 돌리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과도정부와 이를 지지하는 미국이 불안정을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인데요. 어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가 제네바 합의를 이행할 조짐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면서, 그럴 경우 더욱 강력한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제재를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가 심각한 대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서요, 오바마 대통령이 정상회담 외에 또 어떤 일정들을 소화하고 있습니까?

기자) 매우 바쁜 일정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 도쿄에 도착한 후 저녁에는 아베 신조 총리가 주최한 비공식 만찬에 참석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만찬 장소인데요. 도쿄의 오래된 고급 초밥집이었습니다. 사실 초밥이 생선을 날로 먹는 것이어서, 대부분의 생선을 익혀먹는 서양인들의 입에는 맞지 않는 음식일 수도 있는데요. 아베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은 초밥을 먹는다는 사실을 알고, 좀 더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격이 없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이례적으로 초밥집을 만찬 장소로 고른 것입니다. 몇년 전 오바마 대통령도 워싱턴을 방문한 니콜라스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를 미국식 핫도그집이나 햄버거집에서 대접한 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식 초밥이 오바마 대통령의 입맛에 맞았는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만찬을 끝내고 나오면서 밖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아주 맛잇는 초밥이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주변 식당 관계자들의 말을 빌어, 오바마 대통령이 1인분으로 나온 20점 정도의 초밥 중 절반은 남겼다는 소식도 전하고 있고요. 두 정상은 반주로 함께 일본 전통 술인 사케도 마셨는데요. 당초 아베 총리의 의도와 달리 오바마 대통령이 곧바로 무역협정 얘기를 하면서 분위기는 좀 딱딱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별도의 공식 만찬도 있었죠?

기자) 네. 아키히도 일왕이 주최한 공식만찬에 참석했습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도쿄 미래과학관을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일본이 자랑하는 아시모 로봇이 직접 오바마 대통령을 환영하고, 오바마 대통령과 로봇이 서로 축구공을 차서 주고받는 재미있는 장면도 연출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곳에서 과학기술협력을 주제로 강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도쿄의 메이지 신궁을 방문했는데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가 동행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에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동행하지 않았는데요. 일부 일본 언론들은 미셸 여사가 지난 달 두 딸과 함께 중국은 방문했는데도,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국빈방문에는 동행하지 않은 데 대해 서운한 감정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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