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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유럽·중동 순방 마무리...미 국방장관, 곧 아시아태평양 순방길 올라


미국의 주요 뉴스를 살펴보는 ‘워싱턴 24시’ 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유럽과 중동 순방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왔습니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내일(1일) 아세안 국방장관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순방길에 오릅니다. 미국 공화당 유력 인사들이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차기 대통령 후보로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서부 도시 로스앤젤레스에서 비교적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주 해외 순방을 했는데, 이제 워싱턴에 돌아왔나요?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주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벨기에와 이탈리아, 이렇게 유럽 3개국을 순회했고요. 마지막 사우디아라비아를 끝으로 중동 순방 일정까지 모두 마무리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배경과 의미를 좀더 짚어봤으면 좋겠는데요. 우선 사우디 국왕과의 회담 결과는 어땠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8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인근에 위치한 국왕 별장에서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과 2시간 넘게 정상회담을 했는데요. 예상대로 이란의 핵 문제가 가장 먼저 거론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미국은 이란과의 ‘나쁜 거래’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에 대한 사우디 국왕의 반응은 알려졌습니까?

기자)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이번 회담은 비공개로 이뤄진데다 만찬 행사까지 겸해 열렸지만 그 이후에 아무런 기자회견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압둘라 사우디 국왕의 반응이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매우 비슷하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사태를 놓고도 양국이 부딪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미 정부 당국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에 즈음해 미국이 시리아 반군에 휴대용 방공시스템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사우디아라비아가 시리아 정부를 견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압둘라 국왕에게 이 같은 내용을 전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의 군사 행동 등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 시리아나 이란 문제가 관심에서 다소 멀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진행자) 사우디에서는 또 어떤 일정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이튿날인 29일 귀국길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활동가 마하 알 무니프를 만났습니다. 이 여성은 미국 국무부가 선정한 ‘용기있는 여성’ 10인 가운데 한 명인데요. 무니프는 매우 보수적인 무슬림 국가에서 가정 폭력과 아동 학대 중단을 위해 노력해 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이제 워싱턴 소식 살펴보죠. 오바마 행정부가 옛 소련 국가인 몰도바를 지원하기로 했군요?

기자) 미국 정부가 옛 소련 국가인 몰도바에 국경 경비를 강화할 수 있도록 1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처럼 몰도바 내에도 자치공화국인 트란스니스트리아가 있는데요. 한마디로 이 지역이 ‘제2의 크림반도’가 되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입장을 발표했나요?

기자) 현재 몰도바를 방문 중인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유럽담당 차관보가 직접 밝힌 내용인데요. 미국 정부는 몰도바의 미래가 독립적이고 유럽화 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는데요. 또 미국은 몰도바가 경제를 강화하고 민주개혁을 이행하기를 바란다면서 국경 안보를 위해 1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뉼런드 차관보는 그러면서 몰도바 국민은 스스로의 미래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몰도바의 정치상황은 현재 어떠한 지 조금 더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사실 트란스니스트리아 자치공화국 역시 친러시아 성향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이미 지난 1990년에 몰도바로부터의 분리 독립을 선언했었는데요. 이 자치공화국은 우크라이나 서남부와 몰도바 동부 사이에 위치한 곳으로, 인구는 50만명에 불과합니다. 특히 유럽은 트란스니스트리아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처럼 러시아에 병합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몰도바의 유럽연합 가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워싱턴 24시’ 듣고 계십시다. 다음 소식 살펴보죠.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곧 아시아를 순방할 예정이죠?

기자) 네. 우선 내일(1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하와이에서 열리는 아세안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합니다. 이 회의에서는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과 영유권 분쟁 문제, 그리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등이 다뤄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그 뒤 아시아 순방 일정에 나서는데, 이번에는 중국 방문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죠?

기자) 그렇습니다. 헤이글 장관이 취임 뒤 처음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하는 것도 그렇고요. 방문 기간도 오는 7일부터 나흘동안으로 가장 길게 예정돼 있습니다. 헤이글 장관의 이번 중국 방문은 중국의 창완취안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의 초청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다분히 양국간 군사협력과 친선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미 국방부는 헤이글 장관의 이번 아시아 순방이 아시아 중시 외교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내 여론은 다르다면서요?

기자) 네. 오바마 행정부의 이른바 ‘아시아 중시 외교 전략’이 중대한 갈림길에 놓여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최근 국방예산 감축과 유럽의 새로운 긴장상황 등으로 인해서 군사 부문에서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에 대한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공화당을 중심으로 이 같은 비판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인호프 의원은 아시아 중시 전략과 관련해서 미국은 이미 자원을 모두 소진한 상태로, 군사적 선택은 제한적이라면서 이는 재앙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외교정책연구소(FPI)의 로버트 재러트 정책국장도 최근 러시아의 도발로 인해 미 의회나 국방부가 유럽 내 군사 주둔을 확대할지도 모른다면서 이 경우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관련 예산 확보에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가령 미 해군력에 있어서 태평양 전력 증강은 대서양의 함대를 잇따라 퇴역시키는 방식이어서 실제로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다음은 미국 정치에 관한 소식인데요. 공화당 유력인사들이 차기 대통령 후보로 잽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지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 공화당의 실세들이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2016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밀기 위한 막후 작업을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부시 전 주지사는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인데요. 따라서 부시 가문의 세 번째 대통령 도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까지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의 인기가 높지 않았나요?

기자) 그랬었죠. 하지만 크리스티 주지사의 경우 이른바 ‘브리지 스캔들’로 타격을 입은 뒤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브리지 스캔들, 혹은 브리지 게이트는 크리스티 측이 주지사 재선을 지지하지 않은 민주당 시장을 골탕먹이기 위해 지난해 9월 뉴욕시와 뉴저지주 포트리를 연결하는 조지워싱턴 다리의 일부 차선을 고의로 폐쇄해서 교통체증을 유발했다는 의혹입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그 뒤 금전 비리 의혹도 불거져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실세들이 젭 부시 전 주지사를 미는 배경이 궁금한데요?

기자) 젭 부시가 공화당 내 폭넓은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가령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에 낙선한 미트 롬니 전 주지사의 주요 후원자들 상당수가 부시 전 주지사 측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롬니 전 주지사가 오바마 대통령과 박빙의 승부를 벌였던 점으로 볼 때 부시 전 주지사에게 큰 지원군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단점도 있을텐데요?

기자) 젭 부시는 지난 2006년 플로리다 주지사 임기를 마치고 공직에서 물러난 뒤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정치적 공백기가 7년이나 된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또 그의 형인 부시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여전히 크다는 점도 취약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지난 주말 미 서부 로스앤젤레스에서 지진이 발생했군요?

기자) 네. 로스앤젤레스 일대에 지난 28일밤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해 수백만명의 주민이 공포에 떨었습니다. 진앙지는 로스앤젤레스 도심에서 약 32킬로미터 떨어진 오렌지 카운티 ‘라하브라’라는 곳이었는데요.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일부 인구 밀집 지역에 수도관이 파열돼서 시내 도로가 물바다가 되는가 하면, 전기도 끊겨 적잖은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진행자) 그 뒤 여진도 계속됐다면서요?

기자) 네. 무려 100여 차례나 여진이 계속돼서 주민들의 불안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는데요. 29일 낮에는 로랜드하이츠 마을에서 규모 4.1의 제법 큰 여진도 일어났습니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인구 밀집 주거 지역 일대에서 최근 열흘 동안 규모 3.0 이상인 지진이 5차례나 발생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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