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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무기급 핵 물질 일부 미국에 반환키로


24일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4일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일본이 이바라키 현 도카이무라 원자력 연구시설에 보관 중인 핵 물질을 미국에 반환키로 했습니다. ‘핵무기 없는 세계’를 추구하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승리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일본이 고농축 우라늄과 무기급 플루토늄 수 백kg을 미국에 반환하기로 했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24일,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공동성명은 일본 내 모든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제거함으로써 테러분자들과 범죄자들이 이들 물질을 획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이 반환하는 핵 물질은 미국으로 운반된 뒤 안전한 시설로 옮겨져 덜 민감한 형태로 전환되거나 폐기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공동성명은 일본이 미국에 반환할 핵 물질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3백kg 이상의 플루토늄과 2백kg 가까운 농축 우라늄을 도카이무라 원자력 연구시설에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수 십여 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입니다.

일본은 지난 1960년대에 미국으로부터 연구용 핵 물질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에서는 일본이 미국에 반환하기로 한 것은 전체 보유량의 일부일 뿐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은 여러 장소에 9t 이상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고, 올 가을에 새로운 핵 연료 재처리공장을 가동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2010년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도카이무라에 있는 핵 물질을 반환할 것을 일본에 요구해 왔습니다.

일본은 해당 플루토늄이 고속로 연구에 필요하다며 반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지만, 미국의 거듭된 요구에 따라 지난 해부터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이번 합의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승리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9년 4월 체코 프라하 연설에서 ‘핵 없는 세계’ 구상을 주창한 이후, 핵 테러 방지와 모든 핵 물질의 안전 확보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영토 문제와 과거사 등을 둘러싸고 일본과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는 중국도 최근 일본의 플루토늄 문제를 강도높게 비판했습니다.

중국은 일본이 과거 미국으로부터 받은 연구용 플루토늄을 반환하지 않았다며 즉각 돌려줘야 한다고 촉구해 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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