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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글로브 극장, 내년 9월 평양서 햄릿 공연


셰익스피어 작품 공연으로 유명한 영국 런던의 글로브 극장에서 지난 2010년 배우들이 공연하고 있다. (자료사진)
셰익스피어 작품 공연으로 유명한 영국 런던의 글로브 극장에서 지난 2010년 배우들이 공연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연극전문 극장이 내년 9월 평양에서 공연합니다. 주인공이 삼촌을 살해하는 내용의 비극 작품인데, 장성택 처형과 맞물려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셰익스피어 작품 공연으로 유명한 영국 런던의 글로브 극장이 다음 달부터 세계 순회공연에 들어갑니다.

공연작품은 영국의 세계적인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입니다.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기념해 전세계 205개 나라를 2년 동안 순회하며 공연한다는 계획입니다.

북한은 내년 9월로 일정이 잡혀 있지만 정확한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인권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는 지금도 10만 명 이상이 고통받고 있고 고문과 강간, 굶주림, 처형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며 이는 어떤 비극 공연에도 비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특히 북한의 경우 상류층을 겨냥한 연극 공연보다는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글로브 극장은 10일 발표한 성명에서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햄릿 세계 순회공연을 오해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글로브 극장 대변인의 말입니다.

[녹취: 글로브 극장 대변인] “We were disappointed…”

세계 순회공연인 햄릿을 특정한 나라 한 곳에서만 이뤄지는 공연으로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오해한 사실에 대해 실망했다는 겁니다.

글로브 극장은 2년 전 셰익스피어 국제 연극축제가 열렸을 때도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몇몇 나라들을 초대하지 말자는 주장이 있었지만,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건 셰익스피어의 정신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같은 축제와 포용의 정신을 바탕으로 햄릿 공연을 전세계에서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브 극장의 대변인입니다.

[녹취: 글로브 극장 대변인] “We have always believed…”

글로브 극장은 다른 민족끼리 예술을 통해 대화하는 문화적 소통이야말로 선한 힘이 된다고 믿어왔다는 겁니다.

글로브 극장은 전세계 어디에서 공연하든지 ‘햄릿을 공연한다’는 목적 이외에 다른 목적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4백 년 동안 수 백 개의 언어로 햄릿이 공연됐다며, 가능한 한 많은 나라의 국민들에게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연극 햄릿은 1601년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만든 작품으로 덴마크 왕자가 저지른 복수를 그리고 있습니다.

덴마크 왕이 갑자기 숨진 뒤 왕비가 왕의 동생과 재혼하자 왕자는 이를 한탄하고 있었는데, 아버지의 혼령이 나타나 동생에 의해 독살됐다고 알려줍니다. 이에 격분한 왕자는 결국 왕을 죽이고 자신도 칼에 맞아 숨진다는 비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한 사실과 햄릿의 내용이 비슷하다며, 햄릿의 평양 공연에 함축적인 의미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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